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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손흥민, 전설들 지지 받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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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손흥민, 전설들 지지 받는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9.1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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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골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벌써 8경기 째 골 소식이 없다. 현지 내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더 높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주제 알발라드에서 열린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D조 2차전에 선발 출장,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72분을 뛰고 교체됐다. 팀은 손흥민이 나온 뒤 2골을 내주고 0-2로 패했다.

일부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으나 손흥민의 부진에도 전설들은 그를 감싸고 있다. 8경기에서 골을 신고하지 못한 손흥민을 두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의 골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현지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들은 손흥민을 두둔하고 나섰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비판 여론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날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의 골 가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대표팀 경기에서 골을 넣은 이후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그의 유명한 사랑스러운 웃음은 사라졌고 침울한 새로운 면이 생겨났다. 득점왕의 추락은 놀랍다. 다음 경기에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잉글랜드 대표팀 레전드 리오 퍼디난드와 마이클 오언은 반기를 들었다. 영국 BT스포츠에 출연한 이들은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해야 하냐는 질문에 “절대 안 된다”며 반박했다.

퍼디난드는 “지난 시즌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이다. 8경기만 치렀을 뿐이다. 해리 케인이 침묵할 때도 사람들은 그를 선발 제외하라고 했나”라며 “나라면 손흥민과 케인 중 누군가를 제외해야 한다면 동전을 던질 것이다. 손흥민은 최고의 선수”라고 밝혔다.

수치로도 이를 뒷받침했다. BT스포츠는 손흥민이 90분 동안 경기에서 만들어내는 찬스에 대해 소개했는데, 경기당 2.37로 이는 그가 토트넘에서 보낸 시즌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오언도 “사람들은 쉽게 잊는다. 만약 맨유,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입장에서 한 명의 선수를 골라야 한다면 대부분 케인이 아닌 손흥민을 택할 것”이라며 “케인이 많은 득점을 하는 건 맞지만 지난 시즌엔 손흥민이 더 넣었다. 상대하기 매우 어려운 선수다. 위대한 선수들에 대해선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 그는 지난 2~4년 동안 팀을 이끌었다. 모두 그와 케인의 2인팀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선발 제외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전했다.

리오 퍼디난드는 "나라면 손흥민과 케인 중 누군가를 제외해야 한다면 동전을 던질 것이다. 손흥민은 최고의 선수"라고 손흥민을 감쌌다. [사진=AP/연합뉴스]

 

오히려 화살은 콘테 감독에게 향했다. 퍼디난드는 “손흥민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방법은 콘테 감독이 찾아야 한다. 그는 그만큼 좋은 선수”라며 “팀엔 뺄 수 없는 선수들이 존재한다. 손흥민도 그렇다”고 말했다.

오언도 “토트넘은 이미 그의 최고 역량을 끌어내는 법을 알고 있다. 케인과 손흥민을 함께 쓰는 건 이미 증명됐다”며 “이젠 손흥민을 제외해야 하나를 고민할 게 아닌 또 다른 선수를 어떻게 잘 융화시킬까가 중요하다. 수년 동안 보장된 활약을 펼친 손흥민을 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출신 저메인 제나스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경기 중 의미 있는 압박을 하지 못했다. 콘테가 보여주는 일반적인 장면들이 아니”라며 “토트넘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리그에서도 승점은 따고 있지만 경기력은 매우 무기력하다. 감독이 훈련에서 과한 수준을 요구하는지 선수들 폼이 안 좋은지 알 수 없지만 빠르게 회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콘테 감독은 평소 많은 훈련량으로 유명하다. 이번 경기 후에도 경기력에 불만을 나타냈고 곧바로 훈련량을 늘리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섰다. 다만 이것이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암시하기도 했다.

실제로도 콘테는 많은 팀에서 좋은 성과를 냈지만 장수한 팀을 찾는 건 어려웠다. 늘 훈련 방식 등을 두고 선수들의 불만 혹은 이들과 마찰이 있었기 때문. 이 과정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땐 조기에 팀과 이별하는 일도 있었다.

토트넘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영입을 했지만 경기력으로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공격에서 창끝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설들의 말처럼 손흥민과 케인을 필두로 한 토트넘의 공격력은 이미 수년에 걸쳐 검증이 됐다. 이제 콘테 감독이 방법을 다시 찾아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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