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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치, 외계인의 존재를 믿으시나요[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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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치, 외계인의 존재를 믿으시나요[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09.27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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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스포츠Q(큐) 글 나혜인 · 사진 손힘찬 기자] 노덕 감독의 독특한 세계관이 펼쳐진다.

27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글리치'(감독 노덕)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전여빈, 나나와 작품을 연출한 노덕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 분)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 분)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이다. 영화 '연애의 온도' 노덕 감독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 진한새 작가가 의기투합해 신선한 에너지를 자아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여빈(왼쪽부터), 노덕 감독, 나나.

이번 작품을 통해 넷플릭스와 첫 협업을 성사한 노덕 감독은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 본격적으로 공개되고 시청자 반응을 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 스트리밍 서비스 드라마 작업은 처음이라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품의 제목인 글리치는 시스템의 일시적인 오류나 버그를 뜻하는 말이다. 노덕 감독은 제목에 대해 "지효라는 인물이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에는 본인만 알고 있는 고민이 있고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한다"며 "그런 것들이 글리치라는 단어가 가진 오류나 버그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글리치는 지효와 보라를 대변할 수 있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르는 "한 가지 특정 장르로 말할 수 없이 복합적"이라며 "소재만 봤을 땐 미스터리, 크게 보면 이 인물들을 따라가는 버디물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SF, 스릴러 다양한 장르가 더해진다"고 말했다.

작품을 관통하는 외계인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실제하는 외계인이 아닌 지효의 일상 속에 문득 보이는 존재를 말하고 싶었다. 작품이 진행되면서 가변화되고 여러가지 의미로 확대해석된다"며 "앞서 말한 것처럼 복합적인 장르이고 SF로 정의내릴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외계인이라는 키워드보다 인물의 감정적 서사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전여빈.
전여빈.

전여빈은 세계적 인기를 얻은 '빈센조'에 이어 글리치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그는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 노덕 감독을 꼽으며 "노덕 감독님의 굉장한 팬이었다. 학생 시절 오디션을 보면 감독님의 '연애의 온도' 속 대사를 모아서 실연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감독님과 만나길 학수고대했다"고 노덕 감독을 향한 동경을 드러냈다. 또한 "진한새 작가님의 '인간수업'을 인상 깊게 봤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그리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서 어떤 조합을 만들어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나나 역시 "노덕 감독님, 진한새 작가님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이미 두 분을 향한 믿음과 신뢰가 깔리 상태에서 대본을 읽었다. 이런 소재를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는 신선함과 흥미를 느꼈다. 대본을 받은 날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었을 정도"라며 "개성 넘치고 독특한 인물들이 모여 있다는 점에서 인상이 깊었다"고 출연 결정 이유를 밝혔다.

서로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질문에 전여빈은 "듣자마자 쾌재를 외쳤다. 나나 씨의 데뷔작인 '굿 와이프'에서 보여준 연기에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어서 궁금했고, 저와 다른 매력을 가진 사람이라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예전에 샵에서 스쳐지나가듯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땐 길쭉하고 도도한 한 마리의 고양이 같았다. 지금 인상은 너무나 따뜻한 멍냥이다. 웃을 때랑 웃지 않을 때 차이가 커서 나나 씨가 웃을 땐 나도 모르게 빤히 쳐다보게 된다. 나나 씨의 웃음이 사람을 편하게 만들 때가 있다"며 "긴장되거나 떨리는 순간에 옆에서 무던하게 제 손을 잡고 '괜찮아'라고 해주던 사람이 나나 씨였다. 너무 많이 기댔고, 너무나 의지했다. 배우 나나를 떠나 인간 임진아를 응원하게 됐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나나.
나나.

나나는 "전여빈 씨의 출연작인 '죄 많은 소녀'를 두 번이나 봤다. 어머니께 이런 배우가 있는데, 영화도 좋고 연기도 너무 좋다고 추천하기까지 했다"며 "샵을 같이 다녔는데, 친해지고 싶어서 직원들에게 '언제 한번 인사하게 해줘'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다가가기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까지 본 연예인들, 배우분들 중에 가장 스태프들를 잘 챙기는 배우다. 너무나 따뜻하고 정이 많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노덕 감독이 버디물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작품은 지효와 보라 두 인물이 손을 맞잡고 극을 이끈다. 각자 맡은 인물에 대해 질문하자 전여빈은 "지효는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려고 달려드는 사람이다. 평범함을 지키려고 모른 척도 해봣지만, 계기가 생기고 나선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달려나가는 친구다. 그런 도전 의식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 모험에서 지효는 혼자 걷지 않는다. 함께하는 친구와 손을 잡으면서 무한한 에너지가 확장되는데, 이 확장을 시청자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노덕 감독은 "지효와 보라의 관계를 친구나 우정 등 특정 단어로 규정하고 싶지 않았다"며 "특정한 단어가 없을 때 관계가 어디로든 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어떨 때는 친구 같지만, 어떨 땐 서로 의지하고 성장하는 특별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며 "촬영 마지막에는 서로가 독립된 개체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하나의 인격 안에서 파생된 두 개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두 인물이 각자 성장하는 걸 보면서 감동했고 나에게도 이런 상대가 있으면 좋겠다며 지켜봤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또한 "창작자 입장에선 지효가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다. 입체적이고 여러운 인물"이라며 "전여빈 씨와 수개월 함께 작업해보니까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동시에 내면에 순수하고 폭발적인 용기도 갖고 있더라. 전여빈 씨와 지효가 만났을 때 연결점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싱크가 잘 맞았다. 촬영 도중 어렵거나 막연할 때 여빈 씨와 대화하면서 좋은 장면을 만들어낸 기억이 있다. 지효라는 인물이 여빈 씨를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여빈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덕 감독.
노덕 감독.

나나가 맡은 보라는 미스터리한 현상과 외계인을 추적하는 인물이자, 어린 시절 유일한 단짝 친구 지효에게 이유 모를 절교 선언을 당한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보라의 이미지 구축에는 나나의 공이 컸다고. 나나는 "보라가 가진 타투에 의미부여를 해주고 싶었다. 그림이나 문구 하나하나 고민해가며 골랐다. 또 보라가 비속어도 많이 쓰는데, 비속어를 넣어보는 것도 보라스럽지 않을까 싶어서 의견을 내봤다"고 설명했다.

작품에는 두 배우 외에도 고창석, 이동휘, 류경수 등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특히 지효의 단짝 친구로 출연하는 최수임 배우는 실제 전여빈의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전여빈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저는 반에서 회장을 하고, 그 친구는 부회장이었다. 감독님도 캐스팅 되고 나서 아셨다.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보게 된 거다"고 말했다.

노덕 감독은 작품의 주제를 '믿음'과 '신념'으로 정의했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구체적인 게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믿는게 무엇이고, 그 믿음으로 무엇을 만들어내느냐 이런 것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전여빈은 "글리치가 엔딩 맛집이다.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다음 회차로 흘러가게 된다. 미확인 물체에 다가가지만 그 실체보다 실체에 다가가는 사람이 보이는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두 인물을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상당할 거다"라고 작품의 강점을 꼽았다.

글리치는 오는 10월 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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