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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강렬한 가을, 다저스도 못 막는 투혼 [MLB 포스트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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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강렬한 가을, 다저스도 못 막는 투혼 [MLB 포스트시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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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성공적인 2년차를 보낸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가을야구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김하성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2 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1차전 방문경기에서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루타 포함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은 3-5로 졌지만 경기 흐름만은 나쁘지 않았다. 그 중심에 김하성이 서 있었다는 것 또한 의미가 남다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가운데)이 12일 LA 다저스와 2022 MLB NLDS 1차전에서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득점을 만들어낸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지난 시즌 수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도 타격에서 커다란 보완점을 발견했던 김하성은 올 시즌 주전들의 부상과 징계 등으로 더 많은 기회를 잡았다. 수비에선 연일 눈부신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어냈고 공격에서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윈나우’를 위해 막판 트레이드 등에 힘을 쏟은 샌디에이고는 NL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1위로 가을야구에 나서게 됐다. 상대는 101승을 챙긴 동부지구 우승팀 뉴욕 메츠. 그러나 김하성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성적은 8타수 2안타. 타율로는 0.250, 특별할 것 없는 성적처럼 보였으나 김하성은 시즌 내내 보여준 팀을 위한 야구의 표본과 같았다.

지난 8일 1차전에선 역대 한국인 빅리거 4번째로 포스트시즌 안타를 신고하더니 MLB 가을 야구 데뷔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까지 쳐냈다. 볼넷을 더해 3출루 경기를 달성했다.

김하성은 올 가을 적극적으로 뛰며 팀을 위한 야구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3차전에선 안타 없이도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침착하게 볼넷 3개를 골라나간 김하성은 세 차레 모두 홈을 밟았다. 도루를 포함해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으로 3득점을 책임졌다. 포스트시즌 출루율이 무려 0.500에 달했다.

다저스는 메츠와는 또 달랐다. 111승으로 구단 최다승 신기록을 작성할 정도로 올 시즌 전력은 매우 탄탄했다. 같은 NL 서부지구에서도 두 팀의 격차는 22경기에 달했다. 상대전적에서도 5승 14패로 크게 밀렸다.

김하성 또한 다저스전에 유독 약했다. 타율 0.136 출루율 0.239에 그쳤다. 이날 선발 훌리오 유리아스에게도 볼넷 6개를 얻어내긴 했으나 9타수 무안타로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가을의 김하성은 달랐다. 더 집중했고 더 투혼을 발휘했다. 선발 마이크 클레빈저가 초반부터 흔들리며 0-5로 샌디에이고는 끌려갔다. 다저스의 투수력을 고려할 때 흐름을 뒤바꾸기 쉽지 않아 보였다.

상대 포수와 충돌할 만큼 위험한 상황에서도 과감한 베이스 러닝으로 득점을 만들어낸 김하성(오른쪽).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3회 첫 타석 다소 아쉬운 판정 속 삼진으로 물러난 김하성은 5회 윌 마이어스의 솔로포와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우전안타에 이은 무사 1루 상황에 나섰다. 추격을 위해 반드시 출루가 필요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까다로운 공을 잘 골라낸 김하성은 유리아스의 한복판 속구를 공략해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무사 2,3루가 됐고 샌디에이고는 후속 타자의 내야 땅볼로 한 점, 3루에 도달한 김하성이 오스틴 놀라의 짧은 좌익수 뜬공 때 태그업 플레이로 홈을 향해 파고들며 또 한 점을 추가했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와 충돌하며 통증을 호소할 만큼 몸을 사리지 않은 결과로 3-5까지 추격할 수 있었다.

김하성의 투혼에도 더 점수를 내지 못하고 1차전을 내줬으나 일방적인 흐름에서 따라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은 2차전을 기대케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두 팀은 13일 오전 9시 37분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 선발은 다르빗슈 유,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를 내세운다. 김하성이 지난해 홈런을 빼앗았던 다저스 간판 투수다.

팀 패배에도 현지에선 몸을 사리지 않는 김하성의 플레이에 주목하고 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경기 후 김하성의 몸 상태에 “옆구리 쪽에 잠깐 통증을 느낀 것 같다.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이에 현지 취재진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등으로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김하성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자 그는 “김하성은 다른 선수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좋은 선수다. 항상 열심히 훈련하며 노력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지션별 최고 수비를 자랑하는 이들에게 수여되는 ‘골드글러브’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김하성은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이고 뛰어난 선구안,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올 가을 더욱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하성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진다. 김하성에겐 진가를 보여줄 기회가 최소 2경기는 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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