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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피처, 가을 안우진 누가 막으리 [KBO 준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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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피처, 가을 안우진 누가 막으리 [KBO 준PO]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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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 가을만 되면 더 강했던 그는 진정한 괴물로 변신해 KT 위즈를 괴롭혔다.

안우진은 1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최고 시속 157㎞ 속구에 최고 148㎞ 슬라이더, 이와 20㎞ 이상 차이나는 커브와 체인지업에 KT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만 갈랐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16일 KT 위즈와 준PO 1차전에서 완벽한 투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사진=연합뉴스]

 

프로 5년차 안우진. 첫 2년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3년차부터 급성장했다. 그해 불펜 투수로 맹활약한 뒤 작년 선발로 성공적 변신을 알린 뒤 올 시즌 리그 최강 투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그의 가을엔 특별함이 있었다. ‘가을 안우진’은 단 한 번도 약한 적이 없었다. 데뷔 후 매 시즌 가을야구를 경험한 안우진은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15경기 29이닝 동안 4승 2홀드 평균자책점(ERA) 2.48을 기록했다. 특히 준PO에선 2승 ERA 0.73으로 강했다.

올 시즌 안우진은 이전과는 몰라보게 성장했다. 30경기에 나선 그는 15승 8패를 거뒀다. 더 놀라운 건 ERA(2.11)와 탈삼진(224개) 2관왕을 달성했다는 것. 특히 탈삼진은 역대 단일 시즌 국내 선수 중 최다이자 최다 기록인 아리엘 미란다(225개)에 단 하나 모자란 2위 기록이다.

피안타율(0.188)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0.95)도 1위에 오르며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안우진은 키움의 시리즈 첫 투수로 나섰다. 모두가 예상한 결과였다. KT가 안우진을 어떻게 공략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이 쏠렸다.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이 중반까지만 버텨준다면 이후 승부를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안우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를 승부처로 봤다. 그만큼 안우진을 상대로 점수를 뽑아내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불펜이 흔들리며 승리는 놓쳤으나 안우진은 압도적인 투구로 KT는 물론이고 PO에서 기다리는 LG 트윈스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특히 가을 안우진이라면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 1회초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고 시작했으나 흔들림은 없었다. 황재균과 앤서니 알포드를 연속 삼진, 박병호를 힘 없는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지웠다.

이후는 매끄러웠다. 2,3회 4탈삼진 포함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4회 알포드에게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역시 삼진을 2개 더 늘리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특별히 큰 위기 없이 6회까지 88구를 던진 뒤 공을 김태훈에게 넘겼다.

모든 구종이 결정구였다. KT 타자들은 안우진의 공에 방망이를 갖다대는 것도 어려워보였다. 3-0으로 앞서가던 키움이 6회말 1점을 더 보태자 홍원기 감독은 미련 없이 안우진을 내렸다.

안우진의 빈자리가 뼈저리게 느껴졌다. 7회 첫 타자 박병호가 솔로 홈런을 날렸고 KT는 장성우와 심우준의 안타 등으로 단숨에 1점 차로 추격했다.

홍원기 감독은 “팀에서 가장 강한 투수인 만큼 길게 던지는 것이 좋은 그림”이라며 “1년 동안 이지영과 호흡도 좋았기에 따로 주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있을 땐 더할 나위 없었다. 결과론적으론 아쉬웠으나 4차전 혹은 5차전 안우진이 다시 등판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굳이 1이닝을 더 올려 무리시킬 필요는 없었다.

7,8회 연달아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 승리가 날아가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으나 결국 팀은 재역전에 성공했고 값진 승리를 챙겼다. 안우진의 호투에 불펜진 소모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1승을 챙긴 상황에서 안우진의 투구수를 90구 이내로 끊은 게 키움엔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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