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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91) 더베인, EP '파란' 자신만의 방향성과 색깔을 완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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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91) 더베인, EP '파란' 자신만의 방향성과 색깔을 완성하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22.10.21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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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밴드포커스’와 함께 연재 중인 ‘인디음악 전문 인터뷰’ 인디레이블탐방이 돌아왔습니다. 수년간 인디신 전문 취재를 통해 다져진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디뮤지션들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다룰 계획입니다. 뮤지션과 함께하는 음악 리뷰와 여러 이야기를 통해 국내 밴드 음악을 편하게 이해하며 즐기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글 박영웅 ㆍ사진 손힘찬 기자] 데뷔와 동시에 국내 인디신 최고 유망주라는 타이틀을 달며 큰 인기를 누렸던 싱어송라이터 더베인이 전역 이후 미니앨범 발매와 동시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더베인의 본격적인 활동 소식은 코로나로 침체에 빠졌던 인디음악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전역 후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한 더베인

지난 2015년 디지털 싱글 앨범 'Beck'으로 정식 데뷔한 더베인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인디신을 대표하는 신예 뮤지션이었다. 2017년 한국콘텐츠진흥원 K-루키즈 최우수상, 2016년 KT&G 밴드 디스커버리 우승, 2016년 신한카드 GREAT 루키 프로젝트 대상 등을 휩쓸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음원과 공연 활동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거둬들였다. 특히 2019년에는 슈퍼밴드에 채보훈이라는 본명으로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까지 쌓았다. 당시 인디신 내 신예 뮤지션으로서는 손에 꼽힐 정도의 화려한 활동내역이었다.

이런 화려함을 뒤로하고 더베인은 2020년 6월 입대를 하면서 모든 활동을 스톱하고 대중들의 눈에서 잠깐 사라지게 됐다. 그리고 전역 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더베인은 올해 인디신을 대표하던 신예 싱어송라이터라는 타이틀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 새 음반발매, 데뷔 이례 첫 지방 단독공연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전역 후 새 미니앨범 파란을 발매하기 위한 작업에 매진했었습니다. 그리고 단독공연을 지난 8일과 16일에 부산과 서울에서 치렀는데 데뷔 이례 처음으로 부산에서 했던 단독공연이라 의미가 깊었습니다. 제가 부산 기장에서 21세에 해변 대학가요제를 나갔는데 그곳에서 금상을 수상했던 곳이어서 너무 의미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다행히 부산 팬 여러분들께서도 제 공연을 많이 호응해주셔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서울 공연에서도 너무 많은 팬분이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리는 마음이고요."

 

◆성숙해진 더베인의 물오른 음악능력을 담아낸 EP '파란'

더베인의 최근 본격적인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새 앨범이다.

더베인은 지난 9월 28일 미니앨범 '파란'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더베인의 성장, 변신, 방향성 모든 것이 담긴 앨범이다. 기존 파워를 중심으로 한 하드록 계열의 음악들을 주력으로 선보이던 앨범들과는 다르게 보다 대중적인 멜로디와 감성을 자극하는 곡들이 수록되면서 '새로운 더베인의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파란 안에는 묵직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인디팝, 얼터너티브록, 이모 팝 감성 등 여러 스타일이 녹아든 곡들이 즐비하다.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활용하면서 팝의 매력을 극대화한 '문라이트'와 '오션'을 시작으로 묵직하지만, 대중적이고 청량한 느낌을 강조하면서 이모 팝 감성까지 느낄 수 있는 다이아몬드, 이번 앨범의 전체적인 주제를 담으면 더베인의 음악적 방향을 예고하는 샴페인, 몽환적 감성을 자극하는 제로 등이 앨범을 채웠다.

 

"이번 앨범은 입대 전날까지 작업을 했던 노래들이 들어 있습니다. 작업하던 곡을 MP3에 담아 갔죠. 그래서 저녁 개인 시간만 되면 이 노래를 듣고 들으며 앨범을 구상했습니다. 군 안에서 볼 수 있는 자연경관을 보며 상상했고 이 곡의 이름도 만들고 고민했죠. 처음에는 4곡을 담아갔습니다. 그래서 앨범을 내면 어떻게 스토리라인을 잡을지를 완성하고 나올 수 있었어요. 군 안에서 고민했던 작품이다 보니 '불안하게 아름다운 청춘' '젊음', '희망' 이렇게 세 가지 포인트를 앨범에 녹여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역 후 마지막 곡 제로를 수록하면서 미니앨범이 최종 완성되게 됐죠."

"특히 파란은 보컬과 멜로디라인에 신경을 많이 쓴 작품입니다. 녹음할 때도 마이크를 하나 더 추가해서 동시 녹음했고 보컬의 질감을 저의 목소리에 가장 가깝게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보컬 라인이 화려하게 느껴지실 수 있을 겁니다. 사운드 같은 경우는 그전에는 강렬함과 속도감이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속도감이 빠르다가 아닌 흐른다는 느낌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물결이 치는 느낌이라고 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이 됐든 사람들의 배경음악이나 감상 음악으로 리스닝에 거부감이 들지 않게 만들었죠. 참고로 첫 번째 곡 같은 경우는 관현악 느낌을 살리려 했습니다. 이런 작업 덕분에 분명 듣는 재미가 있는 앨범일 겁니다. 현재 제 능력을 온전히 다 넣은 앨범이라고 자부하는 만큼 꼭 많이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이번 앨범은 총 6곡인데 CD에만 히든트랙으로 담긴 곡이 있습니다. 메모라이즈라는 곡입니다. 군 안에서 허밍으로 했던 곡을 나와서 만들었습니다. CD를 구매하신 팬 분들은 들어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추천곡 리뷰 '다이아몬드', '샴페인'

미니앨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던 더베인에게 추천곡을 정해달라고 부탁했다. 더베인은 더블타이틀곡 다이아몬드와 샴페인을 지목했다.

더블타이틀 곡인 다이아몬드와 샴페인은 더베인이 가장 들려주고 싶었던 스타일의 음악이자 방향성을 담은 노래들인 만큼 의미가 깊다. 다이아몬드의 경우 더베인이 기존 시도하고 있었던 파괴적인 사운드는 아니지만 묵직한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적인 멜로디라인과 가벼워진 연주를 통해 '청량하고 순수한 파워'라는 주제를 제대로 살려내고 있다. 예전 더베인의 음악이 파괴적인 사운드와 강렬한 창법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빼앗았다면 다이아몬드는 대중적인 멜로디와 말랑말랑한 연주를 통해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모 팝 성격을 가진 노래다.

"다이아몬드는 순수한 파워가 느껴지는 곡입니다. 파괴적인 사운드가 주가 된 곡이 아니고 뒤에 보컬과 코러스 라인에 집중했고 사운드는 청키한 느낌으로 나오길 생각하고 작업한 노래예요. 시원하고 따뜻하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저는 이 곡을 다 쓰고 내면서 느낀 게 저희 학창 시절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스쿨밴드를 했는데 스쿨밴드들이 커버해도 괜찮은 곡일 것 같습니다. 확실히 밝고 순수한 느낌이 드는 곡이라서 그런지 홍보도 별로 하지 않았지만, 공개 후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페스티벌 무대에서 제대로 라이브를 보여드렸는데 반응이 정말 뜨거웠습니다."

 

샴페인은 더베인이 가장 애착을 느끼고 심혈을 기울여 완성된 노래다. 기존 더베인 음악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사운드와 악기들을 사용해 화려한 소리를 만들어내며 웅장한 느낌마저 살려냈다. 특히 신시사이저 활용 비율을 높여 팝적인 성향을 강화했다. 최근 국내 인디신이 인디 팝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트랜드에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더베인만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긴 완성도 높은 곡을 탄생시켰다. 성숙해진 더베인의 음악을 느껴보고 싶다면 샴페인을 추천한다.

"샴페인은 파란 미니앨범의 전체적인 주제를 담은 곡입니다. 청춘의 이야기를 풀어냈죠. 우리는 온 우주에 한순간에 잠깐 반짝이다 가는 사람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 뜨겁게 타올라 보자는 주제에요. 방황하는 청춘들의 방향을 잡아주는 그런 곡을 만들고 싶었는데 제 의도대로 잘 나온 것 같습니다. 특히 작업을 하면서 여러 시도를 했습니다. 우선 첼로연주를 슈퍼밴드에서 인연이 된 박찬형이라는 친구가 해줬고. 저는 그 친구 연주에 붙여서 오케스트레이션 루프에 제 코러스를 넣었습니다. 또한 특이한 사운드 질감을 살리기 위해 멜로트론이라는 악기를 활용했습니다. 비틀스, 데이비드 보위 등이 활용했던 전통적인 신스인 만큼 레트로한 느낌을 넣을 수 있었죠. 이전과는 다르게 기타 사운드의 비중을 낮추고 이런 신스류의 사운드를 채워 넣으면서 기존 제 음악들과는 다른 느낌의 노래가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예전 홍대에 처음 왔을 때 '너는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죠. 그런데 저는 그냥 록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부적으로 록 장르를 나누는 것이 제 음악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했죠. 그런데 연차가 쌓이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제 색깔과 방향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는 곡이 필요했고 이런 부분들을 채워주는 곡이 샴페인 같아요. 앞으로 더베인을 대표하는 음악을 될 것 같습니다."  

 

   

◆이젠 '30대' 더베인 더 성숙해진 그의 음악 세계

더베인은 군 전역과 동시에 30대에 접어들었다. 20대 더베인의 음악과 30대 더베인의 음악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음악적 목표에도 어떠한 변화가 있지는 않을지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이제 제 나이가 30세입니다. 30대에 들어서니 20대에 꿈꾸던 앨범 초대박 같은 터무니없는 기대를 잘 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차라리 가까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계획적으로 사람이 바뀐 것 같습니다. 다만 변하지 않는 것은 제 열정 같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더 노력하면 좋은 결과도 따라오겠죠. 제가 30대에 접어들면서 제 자동차를 사게 됐는데 이렇게 현실적인 꿈들을 하나하나 이뤄가는 게 진짜 행복이라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보다 완성도 높고 성숙해진 음악을 통해 제가 생각하는 계획을 하나하나 이뤄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계획

부산과 서울 단독공연을 마무리한 더베인은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28일에는 라클데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고 방송과 공연 활동을 이어가면서 팬들을 만난다는 계획이다.

"공연무대를 통해 팬들을 계속해서 만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 활동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2집을 준비할 것 같아요. 20대에는 많은 대중이 아는 곡이 없어도 이것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했지만 30대에는 좀 더 결실이 맺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음악 활동을 멈춤 없이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더베인 소개

92년생 대구 출신. 계명대 실용음악과 세종대 대학원 진학, 중학교 시절 스쿨밴드를 통해 음악을 시작했다. 노래를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밴드를 하겠다는 생각은 중학교 시절 '윤도현의 러브레터' 밴드 데이를 보면서 키웠다. 정식 데뷔 순간부터 각종 대회를 휩쓸며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현재 인디신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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