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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조 아닌 최원태 김동혁 이영준 김재웅, 남다른 호투 의미 [KBO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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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조 아닌 최원태 김동혁 이영준 김재웅, 남다른 호투 의미 [KBO PO]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25 2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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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가장 불안요소로 꼽힌 뒷문 덕에 승리를 챙겼다. 선발은 흔들렸고 야수진의 수비는 아쉬웠다. 코치진의 판단까지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불펜진은 살얼음판 리드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키움은 25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7-6으로 이겼다.

1패 뒤 1승을 챙긴 키움은 승부를 안방 고척스카이돔으로 끌고 간다. 3차전엔 올 시즌 리그 최강 안우진이 선발로 예고돼 2연속 셋업 시리즈를 기대케 만든다.

키움 히어로즈 최원태가 25일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키움 선발은 ‘믿을맨’ 에릭 요키시. 요키시는 올 시즌 30경기에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ERA) 2.57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까지 KT 위즈와 준PO 직행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르느라 긴장감 넘치는 상황 속 쉼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KT 위즈와 준PO에서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호투했기에 이날 경기에서도 기대가 됐다.

문제는 집중력이었다. 타선이 2회까지 6점을 뽑았고 4회 1점을 더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것처럼 보이던 키움이었다. 7-2로 앞서던 5회말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범했다. 1점을 더 내줬지만 1사 2루라면 충분히 이닝을 마무리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송구가 1루수 글러브를 크게 벗어나며 무사 주자 2,3루가 됐고 홍원기 감독은 양현을 불러올렸다. 한 번 흔들린 분위기는 쉽게 되돌리기 어려웠다. 양현은 볼넷 3개를 내주며 2실점하며 무너졌다. 7-5 1사 만루.

이영준이 위기의 순간 소방수로 나섰다. 대타 이재원을 상대로 과감히 승부하며 우익수 뜬공을 유도해 1점과 아웃카운트 하나를 맞바꿨다. 박해민에게도 속구를 찔러넣으며 우익수 뜬공을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동혁은 최원태에게 공을 넘겨 받아 삼자범퇴로 이닝을 삭제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동혁은 최원태에게 공을 넘겨 받아 삼자범퇴로 이닝을 삭제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 6회 마운드에 오른 건 최원태. 올 시즌 선발로 뛰다 시즌 막판 불펜 수업을 거친 그는 준PO 3경기에서 1홀드 ERA 3.8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날 활약은 올 가을야구 들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형종과 김현수를 가볍게 잡아낸 그는 채은성에게 몸에 맞는 공, 오지환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문보경을 내야 땅볼로 잡아내고 1이닝을 버텨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홍창기, 유강남, 서건창을 상대로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단 7구로 이닝을 삭제했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건 김동혁과 김재웅이 1이닝씩을 책임지며 큰 위기 없이 팀 승리를 지켜냈다. 자칫 넘겨줄 수 있었던 경기를 지켜낼 수 있었던 건 불펜 4총사 덕분이었다.

경기 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양현이) 볼넷 3개를 줄 때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 볼넷 하나 내줬을 때부터 망설인 게 경기를 어렵게 가져간 것 같다. 내 실수”라면서도 “불펜 투수들이 리드를 잘 지켜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9회 경기를 매조지한 김재웅(오른쪽)이 포수 이지영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9회 경기를 매조지한 김재웅(오른쪽)이 포수 이지영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특히 최원태가 2이닝을 틀어막아준 게 결정적이었다. 최원태는 “준PO 때는 긴장도 많이 됐고 부담이 컸다. 지금도 부담은 있지만 경기를 치르다보니 부담감은 점점 사라지고 재밌어진다”며 “준PO 때는 무조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1점만 줘야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편하다. 못 막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하면 잘 안 되는 것 같다. 즐기려고 하니 잘 된다”고 호투 비결을 전했다.

홍원기 감독은 이날 릴레이 호투를 펼친 투수들을 필승조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아시겠지만 우리팀에 필승조가 어딨나”라며 “그날그날 컨디션이 좋거나 상대 전적 등을 고려해 경기 전 큰 틀을 잡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확실히 믿고 맡기는 투수들이 아니었음에도 잘 버텨줬기에 더 값졌다. 적진에서 1승 1패를 맞추고 고척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다. 3차전은 안우진이 나서는 만큼 불펜진의 힘을 더욱 응축시켜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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