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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간절한 LG, 여전히 확률은 트윈스를 돕는다 [KBO 포스트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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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간절한 LG, 여전히 확률은 트윈스를 돕는다 [KBO 포스트시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26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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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20년 만에 도전하는 한국시리즈(KS) 진출, 나아가 28년 만에 노리는 정상. LG 트윈스 팬들의 높아진 열망은 2연속 매진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LG는 올 시즌 87승 55패 2무(승률 0.613)로 SSG 랜더스에 밀려 2위에 그치긴 했으나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81승 45패 승률 0.643)보다도 6승 많은 역대 팀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투타 밸런스 속 LG의 시선은 가장 높은 곳을 향해 있었다. 1차전 승리로 KS 진출 확률 80.6%(26/31)를 챙겨 자신감도 하늘을 찔렀다.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원하는 LG 트윈스 팬들은 24일 PO 1차전에 이어 25일 2차전에도 연이틀 잠실구장을 가득 채우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 “무조건 우승”, 28년 기다린 LG 팬 목소리

1차전은 매진이었다. LG의 KS행을 응원하는 팬들은 3루 측 응원석 쪽을 제외하고는 잠실구장 대부분을 메웠다. 70~80%가 LG 팬들이었고 함성 소리로 다시 한 번 그 규모를 체감할 수 있었다.

1차전 승리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고 이날도 다시 한 번 팬들은 매진으로 보답했다. 수원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원년 LG 팬 이응욱(46) 씨는 이날 오전 영업만 마친 뒤 서둘러 잠실로 향했다. 아내와 LG를 응원하기 위해 발걸음을 한 그는 “선수들이 좋은데도 최근 몇 년 많이 아쉽게 (우승) 기회를 놓쳤다. 이번엔 우승할 것 같다”며 “아직 더 이겨야 하지만 1994년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 심장이 뜨거워진다. 열정이 올라온다.

인근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영준(48) 씨 또한 어릴 적부터 LG를 응원하며 영광의 순간을 지켜본 골수팬이었다. 이젠 두 자녀 승재(12) 군, 승연(10) 양과 함께 가을야구를 응원할 수 있게 됐다. 자녀들이 더 열성팬이 된 덕에 추운 날씨에도 연이틀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옛날보다는 전력이 훨씬 탄탄해졌다. 단기전이니 잘 해서 올라가면 최근 몇 년보다는 더 희망이 있을 것 같다”고 했고 승연 양은 “우승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오랜 LG 팬 이응욱 씨는 "아직 더 이겨야 하지만 1994년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 심장이 뜨거워진다. 열정이 올라온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잠실=스포츠Q 안호근 기자]

 

◆ 압도적 함성, 선수들에 전달되는 분위기

KBO리그에선 통상 1,3루 측으로 구분된 홈과 원정 관중석의 경계가 명확한 편이다. 그러나 가을야구는 달랐다. 특히 KS 진출과 우승을 간절히 바라는 LG 팬들은 경기장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고 그 함성소리는 상대를 압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이러한 탓이었을까. 준PO에서 잘 싸운 키움은 1차전 4실책을 쏟아내며 자멸했다. 이날 2차전에선 2회까지 6점을 내고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은 LG가 5회 무서운 추격전을 펼치며 승부를 1점 차 박빙으로 몰고 갔다. 키움에선 이날도 두 차례나 어이없는 실책이 나왔다. 후반 불펜의 호투 릴레이 속 가까스로 승리를 지켜내긴 했지만 하마터면 다 이긴 경기를 넘겨줄 뻔 했던 흐름이었다.

1차전을 돌아본 팬들은 일방적인 응원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이응욱 씨는 “2만5000 관중석에 80%를 우리 팬들이 채우고 응원을 하니 키움이 많이 기가 죽은 것 같았다. 자부심이 생긴다”고 했고 김영준 씨도 “선수들에게 확실한 힘이 됐을 것이고 상대엔 위축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응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키움 이정후와 이용규 등은 적시타를 친 뒤 3루 측 관중석을 향해 더 큰 응원을 요구했다. 키움의 승리를 이끈 최원태는 경기 후 “아웃카운트를 잡으면 상대 관중석이 조용해졌다. 그럴 때 쾌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도 압도적인 관중수와 함성 차이를 의식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자녀들과 함께 연이틀 잠실구장을 찾은 김영준(왼쪽) 씨는 "선수들에게 확실한 힘이 됐을 것이고 상대엔 위축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응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잠실=스포츠Q 안호근 기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전 응원단 차이가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냐는 말에 “핑계일 뿐이다. 응원을 우리 것처럼 받아들이냐, 상대를 향한 것으로 생각하냐 차이”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러나 2경기를 통해 체감할 수 있는 건 키움 선수들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는 인상이었다.

이날 경기 전 LG 박해민은 “확실히 만원 관중이 차고 PS는 뭔가 모르게 분위기 자체가 조금 다른 것 같다”며 “이 팀에 와서 PS는 처음 해보는데 3루까지 팬들이 가득 채워주신 것을 보니까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프로 선수라면 경기에서 이기는 게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니까 어젠 경기에서 이기려고 했던 게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 간절함의 크기는 같다, 그래서 더 중요한 3차전

선수들도 팬들 못지않게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크다. 박해민은 “그래도 나는 우승 반지를 하나는 가지고 있는데 (오)지환이나 (채)은성이는 아직까지 한 번도 KS를 경험해보지 못했다고 하니 그런 선수들이 더 간절할 것 같다”면서 “앞서 (이)형종이도 얘기했지만 간절하다고 해서 이게 이뤄지는 건 아니다. 하늘에서 이미 다 정해놨으니 우린 어제처럼 해야 할 것, 기본적인 플레이를 착실히 하면서 한 단계씩 계단을 밟아가다 보면 우승이란 길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3차전을 바라보는 LG 팬들의 걱정이 크다. 상대 선발이 안우진이기 때문. 올 시즌 평균자책점(ERA)과 탈삼진 타이틀홀더 안우진은 준PO에서 등판한 2경기 모두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가을야구 통산 기록은 5승 2홀드 ERA 2.20으로 강하다.

경기 전 박해민은 "간절하다고 해서 이게 이뤄지는 건 아니"라며 묵묵히 각자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LG 선발은 김윤식이다. 올 시즌 8승 5패 ERA 3.31을 기록했고 상대전적에서도 1승 1패 ERA 2.38로 강했다. 안우진을 상대로 얼마나 잘 버텨내며 타선에 기회를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다. 가을야구에선 2경기 1이닝 1실점이 전부로 경험이 적은 게 변수다.

이날 선발 아담 플럿코가 2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게 너무도 뼈아팠다. 불펜을 일찍부터 가동해야 했고 승부가 박빙이 되며 필승조 김진성과 정우영(이상 32구), 고우석(30구)은 이틀 동안 30구 이상을 던져야 했다.

그럼에도 확률은 아직까지도 LG의 편이다. 역대 5전 3승제 PO에서 1승 1패를 거두고 3차전 승리를 가져간 팀의 KS 진출 확률은 46.7%(7/15)에 불과해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그러나 1차전 승리팀이 3차전을 이긴 경우엔 모두(3/3), 1차전을 이기고 2,3차전을 내준 팀들도 예외 없이 4,5차전을 승리하며 100%(7/7) 확률로 KS로 향했다.

20년 만에 꿈에 그리던 KS에 나서 28년을 기다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일. LG의 목표를 향한 길에 승리의 여신도 미소를 지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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