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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추신수 눈물, 누구보다 간절했기에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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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추신수 눈물, 누구보다 간절했기에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09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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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세계청소년야구를 호령했던 황금세대. 이대호(40)의 은퇴로 1982년생의 시대도 저물고 있다. 그렇기에 김강민과 추신수(이상 40·SSG 랜더스)의 우승은 더욱 값졌다. 좀처럼 눈물을 멈추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김강민과 추신수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4-3 승리, 팀 우승 감격을 누렸다.

김강민은 다섯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꼈고 추신수는 이제야 커리어 첫 정상에 섰다. 우승 횟수는 다르지만 감격의 크기는 같았다. 맏형 둘은 나란히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8일 SSG 랜더스 우승을 확정지은 뒤 추신수(아래)와 김강민이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 ‘어나더 임팩트’ 김강민, 안타 3개로 거머쥔 시리즈 MVP

2001년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지명을 받고 20년 넘게 인천을 홈으로 뛴 김강민은 왕조 시절을 경험한 몇 안 되는 베테랑 중 하나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KS에만 8차례 진출했고 4개의 우승반지를 챙겼다. 부상으로 2개월 가까이 빠져 있었고 최지훈의 성장으로 서서히 자리를 물려주는 과정이었으나 다섯 번째 손가락에도 반지를 끼기 위해 가을야구를 준비했다.

“뒤에서 조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던 김강민은 1차전부터 9회 대타 동점 홈런으로 화려한 등장을 달리더니 양 팀이 2승 2패로 맞선 채 맞은 5차전 팀이 2-4로 끌려가던 9회 극적인 끝내기 스리런을 쏘아올리며 우승에 발판을 놨다. 시리즈 타율은 0.375지만 안타는 단 3개. 김강민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등극을 기대치 않았던 이유다.

상금 1000만원을 손에 넣은 김강민은 “최정보다 나이가 많아 이 상을 주신 것 같다”며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그만두기 전까지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걸 해낸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한 시리즈였다”며 “선수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구단주님, 팬분들과 함께 우승할 수 있어 올 시즌 모든 걸 가진 한해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차전에 이어 5차전에도 아치를 그리며 PS 최고령 홈런 기록(40세 1개월 26일)을 갈아치운 김강민은 지난해 박경수(KT·37세 7개월 18일)를 한참 웃도는 40세 1개월 26일로 시리즈 MVP가 되며 또다시 최고령 기록을 세웠다. “썩 좋은 것 같지 않으면서도 좋다. 우승해서 좋기도 하지만 ‘내가 MVP라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전혀 예상 못했다. 안타를 3개 쳤는데 누가 예상하겠나”라고 말했다.

김강민은 PS 최연소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활약하며 단 3안타로 KS MVP에 등극했다.

 

아무리 베테랑이고 최지훈이 잘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김강민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경기 후반에만 역할을 부여받는 게 의구심을 자아냈다. 김원형 감독은 시리즈 내내 “김강민은 정말 중요할 때를 생각해 아껴둘 것”이라고 말했다.

사연이 있었다.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겼던 것. “시리즈를 앞두고 경기 후반에 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며 “여기서 처음 말하는데 햄스트링에 이슈도 있었다. 한유섬이 혼자 많이 뛰다보니 저렇게(햄스트링 부상)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번갈아 나갔으면 그렇지 않았을텐데. 마지막에 나가긴 했지만 정상적으로 뛸 수는 없었다.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만 했다

◆ 우승 한풀이 추신수, “죽어도 여한이 없다”

추신수는 김강민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정상급 선수로 16시즌을 뛰었지만 유독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WS는 경험도 해보지 못했다. 30개 팀 중 5개 팀이 한 조를 이루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맛본 정규리그 우승이 전부였다.

한국에 온 것도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공식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추신수는 구장 내 식당에서 함께 샴페인 파티를 즐겼다. 축제의 순간이었지만 추신수는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한국에 올 때 우승한다는 생각을 하고 왔지만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지금 느끼는 기쁨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정말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다. 가족들이 싫어하겠지만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의 느낌”이라고 감격했다.

추신수는 "가족들이 싫어하겠지만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의 느낌"이라고 기쁨을 나타냈다.

 

감격의 크기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컸다. 눈물을 감추지 못한 그는 “후배들이 울보라고 놀리더라. 내가 이렇게 울고 약한 스타일이 아닌데 후배들이 이런 모습을 처음 봤을 것”이라며 “항상 강한 태도만 보다가 우는 걸 처음 봐서 후배들이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KS 타율은 0.320(25타수 8안타)로 좋았으나 홈런이나 타점도 하나 없었다. 잦은 출루로 루상을 밟고 동료들의 타격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12번 출루해 6번이나 홈을 밟았다. 그 어느 때보다 기쁘게 홈을 향해 내달렸다.

이어 “후배들과 포옹을 나누면서 한 명, 한 명에게 ‘형의 한을 풀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정말 너무 고맙다”며 “MLB에서 지구 우승을 한 뒤 하는 샴페인 파티와는 ‘테이스트’가 다르다. 아주 달콤하고 하루종일 마셔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너무 행복하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 뜨겁게 흘린 절친의 눈물, 마지막 혹은 또 다른 가능성

김강민과 추신수는 우승이 확정된 뒤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둘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보인 이들이기도 하다. 김강민은 “MVP라는 것 때문에 운건 아니다. 40대에 우승하니 눈물이 나더라. 여성 호르몬이 많아져서 그런가”라며 “남성 호르몬이 부족해서 그런가. 많이 벅차올랐다. 여러 목표가 있었는데 추신수가 우승 없었는데 같이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 감독님 재계약, 랜더스 첫 우승까지 모든 게 우승하면 다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감격이) 크게 다가왔다. 어쩌면 마지막 우승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더 많이 났다”고 밝혔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며 만세를 부르고 있는 김강민(아래 가운데)와 뒤에서 그를 끌어안고 있는 추신수. 둘은 내년 시즌 현역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근우와 김태균에 이어 올 시즌을 끝으로 이대호까지 정든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둘은 더욱 각별해질 수밖에 없었다. 김강민은 “10구단을 통틀어도 동기가 몇 없다. 같은 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화거리가 되고 말을 나눌 수 있는 벗이 된다”며 “(추신수가) MLB 생활을 해 많이 물어보고 배우는 것도 많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가장 오랜 시간 커리어를 이어왔고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강민은 “추신수가 자꾸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다”며 “죽으면 안 된다고 했다. 내년에도 같이 하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자연스레 다음 시즌 행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김강민은 ‘GO’를 외쳤다. “일단은 내년엔 유니폼을 계속 입을 것 같다. 내 몸이 허락할 때까지는 하려고 한다”며 “큰 목표가 없었다. 후배들과 뛰는 것이 좋았고 우승 목표가 생기고 우승하면 또 하고 싶다. 보탬이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러려고 하고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도 후배들과 같이 재밌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아직까지 내년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일단 지켜봐야할 것 같다. 박수를 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는데 아직은 정확한 답변을 못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SSG 팬들이 반색할 만한 발언도 남겼다. “너무 영광스러운 우승을 했기에 좀 더 생각해보겠다. 아직 박수 받을 만한 활약도 펼치지 못했다”며 “아직 반지를 낄 손가락이 9개나 남았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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