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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되찾은 위엄, 최태웅호 변화는?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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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되찾은 위엄, 최태웅호 변화는? [프로배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10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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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납작만두. 새 시즌을 앞둔 천안 현대캐피탈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최태웅(46) 감독이 꼽았던 음식이다. “2년 동안 납작 엎드려 있었는데 이젠 상대 팀을 엎드리게 하겠다”는 각오까지 밝혔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 현대캐피탈의 시즌 초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현대캐피탈은 9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의정부 KB손해보험과 2022~2023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방문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22 25-20) 셧아웃 승리를 챙겼다.

5경기에서 4승 1패 2위, 모두가 우승후보로 꼽은 디펜딩챔피언 인천 대한항공(5승)의 뒤를 쫓고 있다.

전광인(왼쪽부터)과 오레올 까메호, 이원중, 허수봉이 9일 의정부 KB손해보험전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전통의 명가 현대캐피탈이지만 지난 2년은 괴로운 시간이었다. 최태웅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두 차례나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서며 기쁜 날을 이어갔으나 한 번은 거쳐가야 할 관문을 만났다.

리빌딩이었다. 국가대표 공격수인 전광인(31)과 허수봉(24)을 입대시키며 그 서막을 알린 현대캐피탈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센터)인 신영석(36)까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2년 동안 봄배구를 지켜만 보며 뼈를 깎는 아픔으로 재건에 나선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도 “국내 선수가 좋고 좋은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드래프트에서 좋은 신인까지 뽑았으니 최태웅 감독의 말처럼 2년의 시행착오를 딛고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과거 현대캐피탈의 향기가 났다. 강력한 서브와 상대를 위협하는 높이, 탄탄한 수비까지 어떤 것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전광인과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허수봉으로 이뤄진 토종 듀오에 신장 207㎝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 오레올 까메호(36)까지 합류하며 삼각편대를 구축했고 베테랑 최민호(34), 박상하(36)가 든든히 중앙을 지키고 있다. 세터 약점은 신영석을 떠나보내며 데려온 장신 세터 김명관(25·197㎝)과 병역 의무를 마친 이원중(27)이 준수히 메워주고 있다.

성공적인 리빌딩을 이끈 최태웅 감독(가운데)을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갖춘 현대캐피탈은 인천 대한항공의 독주를 막을 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플레잉코치로 여전히 코트를 누비고 있는 리베로 여오현(44)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2년차 리베로 박경민(23)은 디그에 중심을 두고 여오현은 리시브에 전담하며 수비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맏형으로서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확실한 공격 라인에 전반적으로 탄탄한 전력이 갖춰지자 상대로선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경기를 반복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성장세를 그리고 있고 지난 2년간 잃었던 자신감까지 되찾았다.

그럼에도 최태웅 감독은 여전히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선수들도 이기는 습관을 통해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우리카드전에선 3세트 20-24에서 뒤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6연속 득점, 세트를 따내고 승리까지 챙겼다.

좀처럼 상승세가 꺾일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걱정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맹활약하며 서브 리시브까지 담당하고 있는 까메호의 체력 관리. 최 감독에겐 계획이 있다. 까메호를 위한 맞춤 일정을 짜 체력적 문제를 지운다는 것.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선 대한항공을 넘어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올 시즌 유일한 패배도 대한항공에 내준 것이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에 2승 10패로 절대적 열세를 보였다. 오는 16일 다시 한 번 대한항공과 맞붙는다.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현대캐피탈이 설욕에 성공하며 진짜 달라졌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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