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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이점 무색, 카타르 '중동 쇼크' 계속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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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이점 무색, 카타르 '중동 쇼크' 계속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21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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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월드컵 92년 역사상 첫 중동·겨울 대회라는 커다란 변수에도 카타르는 홈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유례없던 개막국 패배라는 멍에까지 썼다.

카타르는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0-2로 졌다.

종전 총 21번의 월드컵 역사상 개최국은 대회 첫 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무승부도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일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지켜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카타르가 21일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에콰도르 발렌시아(오른쪽)에게 2번째 골을 내주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번 월드컵은 유독 커다란 변수가 있었다. 월드컵은 통상 6~7월에 개최됐으나 이번엔 카타르의 무더운 기후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겨울 월드컵’이 치러지게 됐다. 대회가 열리는 8개 구장엔 모두 에어컨 시설이 완비돼 있으나 대회를 준비하는 구장에도 모두 이러한 환경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에 출전 선수들에겐 분명 적응의 문제가 뒤따랐다.

카타르로선 분명히 기대할 부분이 많았다. 피파랭킹에서도 카타르는 50위로 에콰도르(44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대표팀이 치른 5경기에서 4승 1무로 기세를 높였다. 카타르는 2019년 아시안컵 우승팀이기도 했다. 에콰도르는 카타르가 당시 모두 꺾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 최근 모두 득점 없이 비겼던 팀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경기 극 초반 카타르가 양 측 윙백을 올려세우며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지만 ‘3분 천하’에 그쳤다. 세트피스에서 골키퍼가 어설픈 대시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골 취소가 됐지만 흐름은 이미 에콰도르로 넘어갔다.

이후 에콰도르의 파상공세가 시작됐다. 전반 14분 카타르의 골문이 열렸다. 침투패스에 전방으로 뛰어 들어가던 에네르 발렌시아(33·페네르바체)가 카타르 골키퍼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침착한 마무리로 1-0 리드. 발렌시아의 월드컵 4번째 골이었다.

카타르 골키퍼 사드 알 시브(왼쪽)의 손이 돌파하는 에콰도르 에네르 발렌시아의 다리를 가로막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출전권을 얻어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 나선 카타르는 실점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전반 30분 사실상 승부가 마무리됐다. 발렌시아는 오른쪽에서 날아든 크로스를 이번엔 강력한 헤더로 골로 연결했다. 카타르 수비는 발렌시아를 완전히 놓쳤고 허망한 결과를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

강점인 역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기 내내 수비 진영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점유율은 55%-45%로 앞섰으나 5개의 슛 가운데 골문으로 향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무기력한 패배였다.

중동의 월드컵 수난사를 떠올리게 한다. 중동 국가들은 아시아 내에선 뛰어난 성적을 보이지만 월드컵에만 나서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에 나선 북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한국과 달리 중동은 대패의 악몽은 잦은 편이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조별리그에선 쿠웨이트가 프랑스에 1-4로 대패했고, 1982년 아르헨티나 대회 조별리그에선 이란이 네덜란드에 0-3, 페루에 1-4로 맥없이 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선 프랑스에 0-4,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독일에 0-8,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선 우크라이나에 0-4로 무너졌다. 결과는 모두 탈락이었다.

이번 월드컵에도 첫 경기부터 중동 쇼크가 이어졌다. 사진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러시아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모두 1승씩을 챙겼으나 조 3위로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이중 사우디는 개막전에서 개최국 러시아에 0-5로 자존심을 구겼다.

이와 같은 대패는 아니었지만 카타르는 개최국 징크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의 시작부터 패자로 기록되며 암울한 출발을 알렸다.

반면 에콰도르는 발렌시아의 연속골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22일 오전 1시 열릴 세네갈과 네덜란드의 A조 2경기에 따라 전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다른 B조 경기도 시작된다. 오후 10시엔 B조 잉글랜드와 이란이 맞붙고 22일 오전 4시엔 B조 미국과 웨일스가 연이어 경기를 치른다.

앞서 열린 개막식에선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월드컵 공식 주제가 ‘드리머’를 열창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80억 지구촌 축제 개막식에 단독 공연을 펼치며 한국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는 많은 플랫폼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KBS와 MBC, SBS는 물론이고 네이버스포츠와 아프리카TV 등을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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