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즌을 앞두고 최고 유망주를 뽑은 뒤에도 만족하지 못했던 김형실(70)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광주 페퍼저축은행은 10연패에 빠졌고 결국 김 감독은 옷을 벗었다.
페퍼저축은행은 29일 “김형실 감독이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고 밝혔다.
신생팀이라고는 하나 지난해 3승 28패, 올 시즌 개막 후 10연패까지 당하자 더 이상은 버틸 힘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페퍼저축은행은 “심사숙고 끝에 김형실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내외에서 차기 감독 후임을 찾기 시작할 것이며 그때까지는 이경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27일 화성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1-3으로 패한 뒤 인터뷰에서 패배를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면서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흐름에 답답함을 나타냈던 김 감독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문 페퍼저축은행은 하혜진과 신인 염어르헝이 부상으로 시즌 내 복귀가 어려워 어느 정도 예상됐다.
김형실 감독은 시즌에 앞서 학교폭력 가해 혐의로 원 소속팀 인천 흥국생명에서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한국을 떠난 이재영(PAOK 테살로니키) 영입 의사를 나타냈을 정도로 답답함이 컸던 김 감독이었고 결국 위기를 타개하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지만 좀처럼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분명한 건 페퍼저축은행엔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올 시즌 성적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지 않다. 당분간은 이경수 감독대행을 필두로 분위기를 바꿔내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다.
새 감독이 선임된다면 이후 확실한 방향성을 설정해 묵묵히 발전하는 수밖에 없다. 시즌 중이나 종료 후 기회가 된다면 트레이드나 외부 영입 등으로 전력 강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도 있다.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패배 DNA’를 떨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를 수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강팀과 약팀은 나눠지기 마련이지만 확고한 꼴찌팀이 고정되는 것은 리그 발전을 위해서도 좋을 게 없다. 팬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경기 질 또한 낮아지는 이유가 된다. 페퍼저축은행의 변화를 배구인들은 물론이고 팬들까지 모두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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