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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손흥민, 세번째 눈물은 달콤했다 [대한민국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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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손흥민, 세번째 눈물은 달콤했다 [대한민국 포르투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03 0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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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명실상부 ‘월드클래스’ 공격수. 그러나 8년 전에도, 4년 전에도 월드컵 무대는 ‘새드엔딩’이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슈퍼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세 번째 눈물은 그 어느 때와 달리 값진 의미로 장식됐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3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시작된 포르투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2-1로 이겼다.

가나를 2-0으로 꺾은 우루과이와 1승 1무 1패로 승점(4), 골득실(0)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4-2로 앞서 포르투갈(2승 1패·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극적인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3일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캡틴’ 손흥민의 한 방에 웃을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던 손흥민은 채 3주가 되지 않아 마스크를 쓴 채 대회에 나섰다.

우루과이전과 가나전 컨디션을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했다. 마스크는 완전히 고정이 되지 않았고 점프를 뛸 때마다 들썩거렸다. 3주 만에 실전에 나섰기에 컨디션도 좋았을 때와는 큰 차이가 났다. 기회가 와도 슛 기회를 잡기 어려웠고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수비 2,3명이 순식간에 달라붙어 어려움은 가중됐다.

가나전 2-3 석패 이후 손흥민은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봤다. 주장의 무게감으로 포르투갈전은 반드시 승리를 이끌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졌다.

이날도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폼이 좋았을 때와는 달리 빠른 슛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스타는 스타. 손흥민은 단 한 골이 필요한 때 존재감을 뽐냈다.

손흥민(오른쪽)이 자신의 패스를 골로 마무리한 황희찬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반 추가시간 중앙선 한참 아래부터 빠르게 공을 치고 올라간 손흥민. 그러나 수비수 3명이 그를 둘러쌌다. 또다시 기회를 날려보내는 것처럼 보였던 그 때 손흥민은 단 하나의 공간을 발견했다.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패스를 찔렀고 뒷공간을 침투한 황희찬(26·울버햄튼 원더러스)이 완벽한 마무리로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동료들을 진정시켰다. 가나에 2-0으로 앞서 있는 우루과이가 골을 추가할 경우 포효가 무색해질 수 있었기 때문. 만겁 같은 5분여가 지나고 경기가 그대로 마무리되자 손흥민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알제리전 골을 넣고도 2-4 패배를 경험했고 벨기에와 최종전에서 패해 탈락이 결정되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4년 뒤 러시아에서 세계최강 독일을 잡아내고도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손흥민은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대회를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짐이 된다는 마음도 컸다. 그렇기에 이날의 눈물은 더욱 값졌다.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손흥민(가운데). [사진=연합뉴스]

 

경기 후 지상파 방송과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실점도 하며 생각보다 더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며 희생해준 덕에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2018년에도 최선 다했지만 이런 결과는 얻지 못했는데 너무 기쁘고 선수들이 정말, 정말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순간을 정말 기다렸고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도 정말 잘해줬고 주장인 제가 오히려 부진했는데 선수들이 잘 커버해줬다”며 “(마스크 투혼) 그건 아닌 것 같고 국민들 많은 성원 속 좋은 경기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조 2위를 확정지은 대한민국의 16강 상대는 잠시 후 오전 4시부터 열릴 G조 최종전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브라질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 꿈에 그리던 결과를 얻어낸 손흥민은 자신감이 넘쳤다. “16강에 올라가는 게 우리에겐 정말 큰 목표였다. 다가오는 경기에 최선 다해야겠지만 축구에서 결과는 정말 모르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잘 보여드리고 싶다. 감독님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를 벤치에서 같이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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