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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99) 박현우] 스포츠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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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99) 박현우] 스포츠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태도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2.12.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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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채은 객원기자] "도깨비와 호랑이는 어떤 상대도 두려움 없이 맞서는 이미지다. 유니폼을 갑옷처럼 입고 경기에 임할 수 있어 자랑스러운 순간이 될 것 같다."

황희찬이 지난 9월 19일 대표팀 유니폼 공개행사에서 한 말이다. 도깨비, 호랑이, 태극, 한류를 키워드로 대한민국의 혼과 에너지를 담은 이 새 유니폼은 디자인면에서 선수들과 팬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한국 축구는 이 옷을 착용하고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구단의 얼굴 격인 유니폼에 상징을 부여하고 예쁘게 포장하는 인물은 누구일까. 아직은 대중에게 생소한 직업인 스포츠 디자이너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의 99번째 인터뷰 대상은 2020~2021 부산 아이파크 브랜딩을 총괄한 스미스스포츠(SMITH SPORTS) 소속 박현우 씨다. 

경기장을 방문한 박현우 디자이너. [사진=본인제공]
경기장을 방문한 박현우 디자이너. [사진=본인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포츠 에이전시 스미스스포츠에서 근무하고 있는 스포츠그래픽 디자이너 박현우입니다.”

- 스포츠 디자이너가 무엇인가요? 

스포츠 분야 속 구단 혹은 선수와 관련해 시각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디자인합니다.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작업물에 대한 정보를 받으면 확인 후 디자인을 잡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업무로는 선수 유니폼 디자인, 구단 브랜딩, 구단 MD 제작, 홈페이지 관리 등이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이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디자인 쪽보다는 스포츠 쪽에 더 관심이 많아 막연히 스포츠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친한 동생의 포트폴리오를 봤는데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작업물과 같았습니다. 그걸 계기로 스포츠 디자이너라는 직업 정보를 찾아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원래 전공이 산업디자인과 제품디자인이었는데 이후 시각디자인으로 바꿨어요.”

- 직업의 장단점은?

“장점은 자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단의 시즌 유니폼이나 기념 엠블럼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자부심입니다. 디자이너로서는 이를 만들어가고 완성하는 과정이 소중한 추억이거든요.

단점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유니폼이나 경기장 데코레이션 같은 경우 시즌 시작 전에 완성되지만 SNS에 올라가는 이미지들은 당일 경기 진행상황과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잦습니다. 또 준비했음에도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는 디자인도 있습니다.”

직접 디자인한 부산아이파크 홈페이지 배너. [사진=본인 제공]
부산 아이파크 홈페이지 배너. [사진=본인 제공]

- 디자이너의 하루는 어떻게 시작되나요?

“디자이너 에이전시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들과 같이 오전 9시에 출근해 하루를 시작합니다. 회사에 도착해 가장 먼저 구단 SNS나 신문 기사를 보면서 이전에 작업한 이미지에 오타나 선수 번호 등 오류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디자이너에게만 보이는 실수들이 있는데 잘 올라가면 온종일 기분이 좋고 실수가 확인되면 속상해 하는 편입니다. 작업물 퀄리티에서 하루의 기분이 결정되는 것 같아요.”

- 부산 아이파크 2020~2021 브랜딩을 맡으셨어요.

“시즌 브랜딩은 구단의 시즌 시작 전부터 경기 결과, 골 등 전체적인 템플릿을 잡고 시즌의 이미지를 잡는 작업인데, 1년 동안 진행하다 보니 일정이 빠듯합니다. 경기마다 포스터, 카드뉴스가 필요하고 홈경기 이벤트도 나와야 하니 정신이 없어요. 입사했을 때, 사수분이 맡았던 업무를 서포트하다가 그 다음 해에 맡게 됐는데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잘 마무리되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에이전시 소속 디자이너 간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스포츠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직업 자체가 조금 생소하기 때문에 활동하는 분들을 많이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차이점은, 프리랜서분들은 관심 있는 종목이나 분야의 디자인만 맡아서 하는 경우가 있지만 에이전시 소속은 일단 직원이기 때문에 일이 떨어지면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자인한 유니폼을 착용한 모습. [사진=본인 제공]
디자인한 유니폼을 착용한 모습. [사진=본인 제공]

- 스포츠 디자이너의 필수 역량은 무엇인가요?

“구단 측에선 디자인 요청을 이미지가 아니라 텍스트로 보냅니다. 글을 이미지화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툴을 다루는 능력이 필수라고 말하고 싶어요. 좀 더 능동적으로 생각해서 글에 맞는 이미지를 찾고 자신만의 소스를 챙기면서 작업하면 좋을 것 같아요.”

- 포트폴리오에 유의해야 할 사항은?

“저도 그랬지만 자신이 했던 작업물들을 최대한 어필하고 싶어서 포트폴리오에 구분 없이 다 넣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건 안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회사를 예로 들면 스포츠 위주로 디자인 작업을 하니까 사실 다른 것은 필요가 없어요.

패키지 디자인을 했든, 스포츠가 아닌 다른 분야 작업물을 했든 회사 입장에서는 전혀 필요한 디자인이 아닌 거죠. 만약 스포츠 쪽을 희망한다면 스포츠 관련 작업물에 조금 더 비중을 두어 작업하면 좋겠어요. 작품의 퀄리티나 작업물의 양보다는 해당 분야에 자신이 '이 정도로 열정이 있고 관심이 있다'를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라면 뽑는 입장에서도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부산아이파크 경기 포스터. [사진=본인 제공]
부산 아이파크 경기 포스터. [사진=본인 제공]

- 스포츠 디자이너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스포츠 디자이너는 작가가 아닙니다. 시각적으로 예쁘고 자신의 마음에 든다고 채택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결국 구단의 마음에 들어야 해요. 그렇기에 자신만의 에고(ego)를 내려놓아야 실망도 덜하고 편하게 작업할 수 있어요. 구단의 방향성과 맞는 작업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구단의 방향성을 먼저 생각하면서 작업하시길'이라 조언하고 싶어요.”

- 스포츠 디자이너가 되기를 희망하는 분들을 위한 한 마디 해주신다면.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디자이너를 준비하다 보면 생각과는 조금 다를 수 있어요. 물론 진짜 뿌듯한 작업물도 많은데 시간이 부족해서 작업물을 만들며 스스로 불안해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디자인이라는 것은 보는 눈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죠. 때문에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평가들에 실망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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