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브라질에 대패했다는 슬픔보다는 목표인 16강 진출을 달성했다는 기쁨이 훨씬 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었다. 대한민국 축구는 보다 현대 트렌드에 가까워졌고 선제골을 내주더라도 와르르 무너지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포르투갈 스태프들이 호흡을 맞춰 지휘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월드컵 여정이 6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16강전 1-4 패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최종 성적은 1승(포르투갈전) 1무(우루과이전) 2패(가나전‧브라질전)다.
무엇보다 공격 쪽에서 얻은 성과가 놀랍다. 벤투 감독이 4년 4개월 재임기간 동안 그토록 강조한 빌드업 과정이 꿈의 무대 월드컵에서 통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목적 없는 클리어링 이른바 ‘뻥축구’가 아니라도 된다는 사실을 똑똑히 확인한 4경기였다.
기록에서 나타난다. 일단 최초로 한 대회 2경기 연속 멀티골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가나와의 2차전 2-3, 포르투갈과의 3차전 2-1 등 조별리그 2경기 연속 2골을 성공시켰다. 이는 4강 신화를 쓴 20년 전 2002 한일 월드컵, 사상 최초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못한 일이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까지 38경기를 치르는 동안 13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그중 2경기 연속(가나전-포르투갈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3득점 경기엔 처음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면서 경기당 평균 득점은 드디어 1골을 넘어섰다. 역대 첫 출전이었던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2018 러시아까지 34경기 34골로 평균 득점이 1이었다. 이번엔 4경기 5골로 38경기 39골, 1.03이 됐다.
조규성, 김영권, 황희찬, 백승호까지 5득점이 4명에 분포된 건 훌륭했다. 조규성, 황희찬, 백승호는 월드컵 골 신규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이중 조규성은 사상 처음으로 멀티골을 뽑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헤더 2골이라 의미를 더했다.
조규성이 맹활약한 가나전, 확률 9%를 뚫고 16강 진출을 결정한 포르투갈전은 한국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잘 보여준다. 가나전은 비록 패배했지만 0-2를 2-2로 돌려 놀라움을 자아냈다. 포르투갈전은 2006 독일 월드컵 토고전처럼 선제 실점 후 역전승을 거뒀다. 브라질같은 극강의 상대만 아니라면 따라갈 수 있다, 뒤집을 수 있는 자신감을 수확했다.
한국대표팀의 캡틴이자 에이스 손흥민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인 월드컵 공격포인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포르투갈전 후반 추가시간에 황희찬의 결승골을 도왔다. 개인 통산 4개(3골 1도움)으로 최순호(1986 멕시코-1골 2도움, 1990 이탈리아-1도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안정환, 박지성과 더불어 보유 중인 한국인 최다골(3골) 기록을 깨지 못한 건 아쉬움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 2018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독일전으로 이어오던 대회 연속 골 기록도 이어가지 못했다. 개막 전 리그 경기에서 안면골절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뛴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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