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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풍족한 포상금, 윤 대통령 입김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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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풍족한 포상금, 윤 대통령 입김 작용?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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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에 역대 3번째, 원정 2번째 16강 진출을 이뤄낸 태극전사들에게 달콤한 열매가 돌아간다. 개인당 2억원이 넘는 포상금을 받게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국에서 16강에 오른 국가에는 1300만달러(170억원)를 지급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 중 선수단의 몫으로 70여 억원을 빼놨다. 게다가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사비 20억원을 추가로 내놔 선수단이 가져갈 몫은 더 커졌다.

다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한 변화가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가운데)이 지난 7일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마치고 선수단과 함께 귀국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먼저 시곗바늘을 지난 8일로 돌려볼 필요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능동적인 경기 운영으로 16강에 진출하며 ‘한국 축구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준 선수단을 귀국 다음날인 8일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벌였다.

여기엔 최종엔트리에 속한 26명 중 자국리그로 즉시 복귀한 3명을 제외하고 예비엔트리에 포함됐던 오현규(수원 삼성)까지 24명, 파울루 벤투 감독과 코칭스태프, 팀 닥터와 조리사까지 함께 했다.

그러나 당연히 포함돼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정몽규 회장 및 축구협회 간부진은 보이지 않았다. 정 회장은 전날 선수단과 함께 귀국해 “팬과 국민의 사랑으로 좋은 성적을 맺었다”며 벤투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과 협회, 국민들께 감사 인사를 전했기에 더욱 의구심을 키웠다.

“대통령과 식사 자리가 힘 있는 사람들만의 자리는 아니지 않느냐”는 게 윤 대통령의 평소 생각이라는 것.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상 국제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후 만찬을 하면 유명한 선수 몇 명과 협회 간부들이 대통령 테이블을 채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일부러 협회 관계자들은 부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존의 관례로 보나 월드컵 16강을 이뤄낸 것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한 축구협회의 공로를 절대 빼놓을 수는 없다. 단순히 선수들의 공적에 더 포커스를 맞추는 것을 넘어 다분히 의도가 깔린 결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의 초청으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축구 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축하하고 노고를 격려하는 만찬이 열렸으나 정몽규 회장은 초청을 받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스포츠라면 이견 없이 프로야구를 꼽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로 제한 없이 보면 단연 ‘FC코리아’, 축구 국가대표다. 국민적 관심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쩌면 그렇기에 선수들의 노력에 비해 부족한 지원과 그동안의 아쉬운 행적 등으로 인해 축구협회는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도 트레이너와 관련된 이야기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요구 수준을 잘 들어주는 개인 트레이너에게 의존했고 이 과정에서 공식 트레이너들의 능력 부족 등을 문제 삼기도 했다. 벤투 감독도 귀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선) 경기장 밖에서의 지원도 충분히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논란을 청와대가 발 빠르게 확인하고 정 회장을 배제한 것이라고 생각하긴 힘들다. 정확한 진상이 아직도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 일각에선 정 회장이 이끄는 HDC 그룹의 올초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공사 현장 붕괴사고와 대통령실이 관심을 보인 아시안컵 유치 실패에 대한 질책성 조치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경제 5단체장들과 함께 청와대 상춘재에서 비공개 만찬을 열고 축구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고생은 선수들이 했는데 왜 축구협회가 배당금을 더 많이 가져가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축구협회에는 광고협찬금과 같은 적립금이 많은데 (16강 진출로)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포상이 너무 적다”는 것.

이러한 인식이 정 회장을 만찬에서 배제하게 된 배경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을 만든다. 정 회장이 축구협회를 통해 추가 포상금 20억원을 쾌척한 것도 이후인 12일이었다.

원정 두 번째 16강 진출을 이뤄낸 태극전사들은 3억원에 가까운 포상금을 손에 넣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어찌됐든 선수단이 가져갈 몫은 더 커졌다. 당초 축구협회는 FIFA에서 지급받은 배당금 중 절반 가량을 선수단 포상금으로 계획했다. 그러나 월드컵 아시아 예선(46억원) 과 본선(33억원)에 필요한 대표팀 운영 비용으로 79억원을 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지원받은 FIFA 차입금 상환으로 16억원,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통과에 따른 선수단 포상금으로 33억원을 이미 집행한 터.

선수들에 돌아갈 몫이 작아질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정몽규 회장의 기부로 인해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선수단 포상금은 월드컵 본선진출과 윌드컵 본선을 합쳐 총 115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협회에 따르면 이 금액은 16강 진출 국가들 중 최대 규모다.

정몽규 회장은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 내용과 결과로 한국 축구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축구팬들은 물론 우리 국민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줬다”며 “축구협회가 기존에 책정한 포상금 외에 협회장으로서 선수단의 노고에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어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018년에도 대표팀의 외국인 코칭 스태프 연봉 지급 등 축구 발전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40억원을 기부했다.

축구협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월드컵 포상금 지급 기준에 따르면 본선 최종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들은 기본 포상금으로 2000만원을 받는다. 본선 경기 승리시 3000만원, 무승부시 1000만원을 추가로 챙긴다. 여기에 16강에 진출하면 개인당 1억원을 더 받는다.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은 16강 진출만으로도 1억6000만원씩을 확보했다. 기여도에 따른 포상도 있어 1인당 최소 2억1000만원에서 최대 2억7000만원이 포상금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정 회장이 내놓은 20억원을 26명 선수들이 균등하게 7700만원 씩 나눠갖게 돼 선수단은 2억8700만원에서 최대 3억4700만원까지 포상금을 챙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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