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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좁다, 할리우드 접수한 배우들 [영화결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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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좁다, 할리우드 접수한 배우들 [영화결산①]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12.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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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배우 박중훈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지 어언 25년이 흘렀다. 그 사이 윤여정, 배두나, 이병헌, 최민식 등 다양한 배우들이 할리우드 문을 두드리며 한국 배우의 위상을 높였다. 올해는 K콘텐츠 인기와 함께 배우들의 영역이 할리우드 중심부로 흘러갔다. 캐스팅 1순위는 물론 첫 연기 티켓을 따낸 이들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배우의 위치를 확인시킨 2022년을 돌아본다.

이정재(왼쪽부터), 박서준, 제니. [사진=스포츠Q(큐) DB]
이정재(왼쪽부터), 박서준, 제니. [사진=스포츠Q(큐) DB]

◆ 할리우드 캐스팅 1순위로 이어진 '오겜' 흥행

제74회 에미상 시상식 6관왕을 차지한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는 출연 배우들을 할리우드 캐스팅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그중에서도 시리즈의 주역인 이정재와 정호연을 향한 러브콜은 여타 할리우드 배우를 능가할 정도였다. 올해 초부터는 두 사람이 오디션을 통해 선택되는 것이 아닌, 원하는 작품을 선택하는 위치에 놓였다는 외신 보도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차기작을 향한 글로벌 관심이 집중됐다.

이정재가 첫 연출작 '헌트'에 몰두한 사이 정호연이 먼저 할리우드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손 잡았다. 정호연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첫 Apple TV+ 시리즈 '디스클레이머(Disclaimer)'에서 캐서린(케이트 블란쳇 분)의 조수 킴 역을 맡아 할리우드 진출을 따냈다. 디스클레이머는 르네 나이트(Renee Knight)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TV 다큐멘터리 기자 캐서린이 한 소설 속 이야기가 자신이 과거에 묻어두고 싶었던 이야기임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스릴러다.

정호연의 첫 스크린 도전작도 할리우드와 연결됐다. 그는 조니 뎁의 딸인 릴리 로즈 뎁과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 르나트 라인 제브와 함께 영화 '가정교사들(The Governesses)'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해당 작품은 안 세르(Anne Serre)의 동명 소설 원작으로 하며, 세 명의 반항적인 가정교사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 제작은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A24가 맡았다. A24는 윤여정이 출연한 '미나리'의 제작사이기도 하다.

이정재(왼쪽), 정호연. [사진=스포츠Q(큐) DB, 넷플릭스 제공]
이정재(왼쪽), 정호연. [사진=스포츠Q(큐) DB, 넷플릭스 제공]

정호연이 차례로 작품을 정하는 동안 이정재의 차기작은 소문만 무성했다. 제74회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 2022 할리우드 비평가 협회 TV 어워즈 스트리밍 부문 드라마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이미 몸값은 오를 만큼 오른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 11월 그가 SF 장르를 대표하는 '스타워즈'의 프리퀄 시리즈 '애콜라이트(The Acolyte)' 출연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등 외신들은 이정재의 출연에 대해 '루카스 필름의 승리'라고 표현하며 할리우드 내 이정재의 입지를 확인시켰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의 100년 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정재는 할리우드 배우 아만들라 스텐버그, 매니 자신토와 주연으로 나선다.

최근 진행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영상으로 인사를 전한 이정재는 "디즈니 가족 일원이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정재는 현재 해외에서 촬영을 진행 중이다.

 

◆ 마동석 이어 마블 접수, 박서준

박서준. [사진=스포츠Q(큐) DB]
박서준. [사진=스포츠Q(큐) DB]

박서준은 출격을 앞뒀다. '캡틴 마블(2019)'의 후속작 '더 마블스'가 내년 7월 개봉 예정 소식을 전한 것. 지난 11월 개봉을 계획한 영화는 지속된 팬데믹 상황에 의해 2023년 7월 28일 개봉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박서준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수현과 영화 '이터널스' 마동석에 이어 마블 시리즈에 출연하는 세 번째 배우다. 박서준의 출연 소식은 지난해 공식화 됐지만 역할 자체는 최근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지난 8일 다수의 외신으로부터 박서준이 캡틴 마블(브리 라슨 분)의 남편인 얀 왕자를 연기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얀 왕자는 사람들과 노래로 소통하는 음악 행성의 지도자다. 박서준이 얀 왕자를 연기할 경우 브리 라슨과 많은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 K팝 가수에서 할리우드 배우로… 제니, 김윤지, 에릭남

김윤지(왼쪽부터), 제니, 에릭남. [사진=스포츠Q(큐) DB]
김윤지(왼쪽부터), 제니, 에릭남. [사진=스포츠Q(큐) DB]

K팝 가수들도 할리우드로 향한다.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HBO 드라마 '더 아이돌(The Idol)'으로 연기 도전장을 내민다. 그는 초장부터 할리우드 카드를 꺼내며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만들었다. 제니가 맡은 배역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꼭 함께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어 기대를 모은다.

더 아이돌은 팝 아이돌을 둘러싼 음악 산업 생태계를 그린 작품이다. '유포리아'를 연출한 샘 레빈슨 감독이 메가폰을, 팝스타 위켄드가 제작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제니는 릴리 로즈 뎁과 위켄드, 트로이 시반 등과 호흡을 맞춘다. 올 여름 촬영이 종료됐으며 최근 높은 수위의 파격 예고편이 공개돼 이목을 집중됐다. 내년 공개를 앞둔 작품은 웨이브를 통해 국내 방영될 예정이다.

에릭남 또한 첫 연기를 할리우드에서 선보인다. 2016년 한 차례 "할리우드 영화에 캐스팅된 바 있다"고 밝혔으나 음반 활동을 위해 고사했던 그다. 이후에도 연기 욕심을 지우지 않은 에릭남은 북미 투어 중 오디션에 참가하는 등 남다른 연기 열정을 보였다. 스릴러 영화 '트랜스플랜트(Transplant)'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은 그는 외과 레지던트 요나 윤 역을 맡아 빌 캠프, 에이프릴 그레이스, 아담 아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연출은 배우이자 감독인 포레스트 휘태커가 맡았다. 

2019년 '황후의 품격'으로 연기자 타이틀을 단 NS윤지는 배우 김윤지로 영역을 넓힌다. 연기 도전 2년 만에 할리우드 티켓을 따낸 그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F. 게리 그레이 감독이 연출한 미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리프트(Lift)' 캐스팅됐다. '종이의 집' 시리즈 도쿄 역으로 출연한 우슬라 코르베로 등과 함께 메인 캐릭터로 극을 이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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