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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질주 아스날, 고공행진 위한 조건 [EPL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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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질주 아스날, 고공행진 위한 조건 [EPL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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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때 무패우승 신화를 일궜던 아스날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4스날’로 불릴 정도로 꽤 오랫동안 우승과는 인연이 없던 팀이었다. 올 시즌엔 다르다. 선두를 질주하며 19년 만에 우승을 향해 다가서고 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3-1로 꺾었다.

리그 4연승과 함께 연속 무패(8승 1무) 기록을 9경기로 이어간 아스날은 13승 1무 1패, 승점 40으로 2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33)와 격차를 유지했다.

아스날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한 에디 은케티아(왼쪽에서 2번째)가 27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올 시즌 첫 골을 작렬했다. [사진=AFP/연합뉴스]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등 간판 스타들을 필두로 정상권 팀 지위를 지키던 아스날은 2003~2004시즌 무패우승 신화를 이뤘다. 이후 전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 마지노선인 4위 안에는 꾸준히 들었다. 이에 아스날은 조롱 섞인 의미로 ‘4스날’이라 불렸다.

그러나 아르센 벵거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엔 ‘4스날’도 과분한 수식어가 됐다. 우나이 에메리-미켈 아르테타를 거치면서도 지난 시즌까지 아스날은 5위-8위-8위-5위에 머물렀다.

다만 순위와 별개로 아르테타 감독 지도 하에 아스날은 특유의 팀 컬러를 구축해간다는 평가를 받았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엔 5위로 점프하며 올 시즌을 기대케 했다.

공격에선 이적생 가브리엘 제주스를 필두로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 에디 은케티아로 구축된 젊은 공격진이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제주스와 마르티넬리는 10골을 합작했고 은케티아도 이날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중원에서도 그라니트 자카가 중심을 잡고 부카요 사카, 토마스 파티, 마르틴 외데고르 등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주전으로 도약했다. 수비진 또한 모두 20대 중반 선수들이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아스날에 부임 후 아르테타는 빠르게 선수단을 재정비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안정화된 스쿼드가 장착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 기대를 모으는 건 핵심 선수들 대부분이 여전히 성장세에 있다는 것이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종전 아스날의 장점이었던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색깔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겉보기와 달리 감독 경력이 쌓이며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면과 선수들에게 주기적으로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도 제주스가 자리를 비운 사이 골을 추가하며 아스날의 무패 행진을 이끌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날 아스날은 전반 웨스트햄에 리드를 내주며 0-1로 끌려갔으나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는 집중력을 뽐내며 승점 3을 수확했다. 사카의 선제골과 마르티넬리의 추가골, 은케티아의 쐐기골로 기분 좋은 역전승을 마무리했다.

다만 아직 우승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기엔 너무 이르다. 아직 시즌이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 특히 아스날은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박싱 데이 등 험난한 일정을 거치면서 부상 선수가 나오거나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때 이겨낼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한다. 벌써 제주스와 에밀 스미스로우, 리스 넬슨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

또 하나는 겨울 이적시장 변수다. 통상 굵직한 선수들은 시즌을 마친 뒤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기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겨울에 월드컵이 치러지며 변수가 발생했다. 시즌이 마칠 때까지 기다릴 경우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주요 선수들의 몸값이 더 올라가거나 이들을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빅클럽들은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6위 리버풀(승점 25)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가치를 끌어올린 코디 각포(PSV 에인트호번)의 영입에 가까워졌다. 더구나 부상으로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던 주포 모하메드 살라도 모처럼 충분한 휴식을 취해 공격진의 무게감은 더욱 탄탄해졌다.

3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32)는 압도적인 리그 득점 선두 엘링 홀란드가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며 충분히 체력을 재충전했다는 점만으로도 위협적이다. 지난 23일 리그컵 경기에서부터 골을 터뜨리며 예열을 마쳤다. 많은 선수들이 월드컵을 누볐으나 전력 누수와 부상으로 인한 피해도 가장 크지 않은 팀이기도 하다.

시즌 전에도 윙포워드 보강을 원했던 아스날은 제주스마저 3개월 가량 이탈이 예상돼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에 미하일로 무드리크(샤흐타르)를 노리고 있다. 무드리크는 이적 링크가있는 아스날 경기를 시청하는 장면을 자신의 사회적관계망(SNS)에 올리며 이적을 암시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입지가 불안정한 주앙 펠릭스도 아스날의 타깃 중 하나다.

벌써부터 100% 전력 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스날이 19년 만에 정상 도전에 나서기 위해선 1군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와 이에 대비한 추가 영입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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