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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성 병역비리 고백, 끝이 아니다?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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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성 병역비리 고백, 끝이 아니다? [프로배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29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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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병역 비리 의혹에 휩싸였던 조재성(27·안산 OK금융그룹)이 고개를 숙였다. 병역 면탈 시도 사실을 인정했다.

조재성은 28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용서받지 못할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저는 병역 비리 가담자”라고 고백했다.

지난 21일 병역 브로커 구모 씨가 질병 증상 등을 허위로 꾸며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구속된 가운데 그 중 하나인 조재성 또한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안산 OK금융그룹 조재성(왼쪽)이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병역 면탈 시도 혐의를 인정했다. [사진=KOVO 제공]

 

경희대를 거쳐 2016~2017시즌 OK저축은행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왼손잡이로 아포짓 스파이커, 아웃사이드 히터를 오가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커리어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을까. 병역 의무를 해결하지 못했던 그는 무리수를 뒀다.

현역 입영 대상자였던 조재성은 뇌전증 증상을 거짓 호소해 지난 2월 재검에서 사회 복무 요원(4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질로 잘 알려진 뇌전증은 평소 기저 질환자일지라도 정밀 감사를 받을 때만 반응하는 등 명확한 판정이 어려워 거짓 증상을 호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재성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입대 연기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포털사이트가 인증하는 전문가를 알게 됐다”며 “그렇게 병역 비리라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에 가담하게 됐다”고 전했다.

과거 친형의 사업에 투자했다가 금전적으로 큰 손실을 본 조재성은 조금이라도 더 빚을 갚기 위해 입대 연기를 알아보다가 잘못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말도 변명에 불과하다는 걸 안다. 세상 물정에 무지했고 판단력이 흐려졌다”며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분들, 배구 팬, 소속 구단과 선수단에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조재성은 다음달 5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OK금융그룹 구단은 즉시 조재성을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했고 한국배구연맹(KOVO)은 내년 1월 29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조재성을 제외할 예정이다. “앞으로 성실하게 검찰 조사를 받고 벌을 받겠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한 조재성은 선수생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OK금융그룹은 팀과 관련된 조재성의 모든 활동을 정지시켰고 범죄 사실이 밝혀질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사진=KOVO 제공]

 

과거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에서도 대규모 병역 비리 사태가 있었으나 이들은 큰 징계 없이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고 당시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조재성이 받을 징계 수위는 당시와는 비교하기 힘들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OK금융그룹은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조재성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27일 SBS에 따르면 현재 병역 비리 수사 대상자만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두 뇌전증을 호소하며 병역을 면제받거나 판정 등급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구모 씨와 마찬가지로 뇌전증 진단을 도운 브로커 1명이 추가로 수사를 받고 있다. 조재성의 말처럼 포털사이트에 ‘신체검사, 재검사, 연기 전문 상담’ 등의 키워드를 내걸고 브로커로서 현역 선수들에게 마수를 뻗은 것으로 보인다.

잘 나가던 프로배구 인기에도 찬물을 끼얹게 됐다. 조재성 외엔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게 없다. 다만 검찰은 내년 1월까지 수사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속속 밝혀질 10여명의 결과에 따라서 해당 종목에도 큰 피해가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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