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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00) 이순호] 브랜드마케터 "색깔 찾는데 아낌없이 투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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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00) 이순호] 브랜드마케터 "색깔 찾는데 아낌없이 투자하세요"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3.01.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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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서진 객원기자] 스포츠마케터는 많은 이들의 꿈이다. 그중에서도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브랜드에 입사해 자신이 구상하는 그림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무척 많다.  

그렇다면 스포츠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 생활 간 어떤 활동을 해야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외국어 구사능력이 필수라는데 그렇다면 대체 얼마나 중요한 걸까? 전공은 경영학이 유리한 걸까? 체육대학 출신이면 불리한 점은 없을까?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에게 물었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의 100번째 인터뷰이는 미즈노코리아 마케팅팀에서 일했던 이순호 전(前) 팀장이다. 취업의 현실에 대해 보다 잘 알고 싶은 준비생들에게 힌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질문을 던졌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즈노코리아 마케팅팀 팀장으로 최근까지 근무했던 이순호입니다."

이순호 팀장. [사진=본인 제공]
이순호 팀장. [사진=본인 제공]

- 맡았던 업무를 설명해주신다면. 

"브랜드의 온라인·오프라인 마케팅을 기획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온라인에서는 모델을 선정하고, 그 모델에게 어울리는 의류 선정, 콘셉트에 맞는 촬영 현장 기획 등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 알리기, 후원 선수들 착장 촬영 등입니다."

- 언어는 얼마나 중요하던가요. 언제 그 중요성을 느꼈는지요.

"언어는 1000번 말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얼굴이 화끈거렸던 경험, 뿌듯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입사 4년 차일 때, 외국을 갈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실력이 미치지 못해서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회사는 명분이 있어야 돈을 주고 해외에 보내죠. 저는 그 정도의 영어를 구사 못해 정말 아쉽게 좋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반면 이탈리아 본사 직원을 케어한 경험은 뿌듯합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지금까지도 영어로 연락을 주고 받습니다. 

마케터는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부서죠. 때문에 다른 부서보다 언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대학생들이 미리미리 영어를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이직을 여러 차례 하셨는데,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네, 평균보다 많이 이직한 사람입니다. 이직의 장점은 다양한 업무 경험과 사람을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퇴사를 하더라도 네트워크를 계속해서 쌓아가죠. 덕분에 이직을 하는 경우도 실제로 있어요. 을의 자세로 겸손하게 내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다 보면 기회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잦은 이직은 새로운 시스템에 계속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도 있어요. 또 깊이감에 있어서는 계속 일한 분들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직을 하고 나서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 스포츠를 전공하신 걸로 압니다. 경영학 학습은 불가피한 건가요?

"저는 체대생입니다. 체육 단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스포츠산업을 공부했어요. 다시 돌아간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영학을 배우고 싶어요. 부딪혀 가면서 역으로 배웠기 때문에 처음부터 배웠다면 더 쉽게 적응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 스포츠마케터 중 스포츠를 전공한 분이 많나요?

"아니요. 전공은 전혀 관련 없는 것 같아요. 주변 동료들만 봐도 체육전공자는 많지 않습니다."

- 마케터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벌써 10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짜릿한 경험이 있어요.

박지성 선수가 프리미어리그(PL) 퀸즈파크레인저스(QPR)에서 뛸 때 로또스포츠가 유니폼스폰서였습니다. 당시 로또스포츠에서 일하던 저는 박지성 선수 초상권과 브랜드를 활용해 티셔츠 굿즈를 만들었습니다. 완판까지 시켰지만 법리적 문제가 생겨 판매가 중지됐어요. 회사 자사몰 최초로 서버가 두 번 다운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는데 말입니다. 다행히 배송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환불로 상황이 일단락됐습니다. 결국은 박지성 측 상무님을 소개받아 만나서 아름답게 풀었어요. 패기와 열정만 가지고 일할 시기에 일어난 웃픈 경험입니다."

22년 신제품 화보 촬영, 황인범 선수와 [사진=본인 제공]
22년 신제품 화보 촬영, 황인범 선수와 [사진=본인 제공]

- 대외활동 경험과 자격증 개수 중 더 중요한 것은?

"저는 운전면허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대외활동 경험은 나름대로 많았다고 생각해요. 크게 보면 스포츠 관련이 10%, 나머지는 여러 분야였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대학로 문화 축제 기획과 운영입니다. 무대 기획도 하고 실제로 대학로 가서 대학생들끼리 축제를 운영했어요. 이 활동 덕분에 체대에선 느낄 수 없던 대학생의 로망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대외활동은 아니지만 스포티즌에서 인턴십을 한 경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마케터라는 직업을 선택해도 되겠구나'란 확신을 얻었어요."

- 포트폴리오를 알차게 구성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대외활동 경험이 많아요. 이런 경험들로 포트폴리오를 채웠고, 성실히 무언가를 꾸준히 해왔구나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로 대학교 4학년 때 쓴 자소서, 포트폴리오를 한 기업의 대표님이 보시고 저를 굉장히 궁금해하셨다고 들었어요. 이처럼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때문에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연관성 있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마케터를 꿈꾸는 취준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자신만의 색깔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개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정확히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 스스로의 컬러를 찾는데 아낌없이 투자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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