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뮐러-축구협회, 벤투 후임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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뮐러-축구협회, 벤투 후임 키워드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11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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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한국 축구에 12년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선물을 안긴 파울루 벤투 감독의 뒤를 이을 사령탑은 누가 될까. 차기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독일 출신 마이클 뮐러(58) 대한축구협회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1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사령탑 선임에 대한 기준을 공개했다.

김판곤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에 이어 역할을 넘겨받았던 이용수 전력강화위원장이 물러났고 이 자리에 오른 뮐러는 벤투 감독의 후임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 감독 선임 기준에 대해 밝히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기대이상 성적으로 마무리했으나 벤투 감독을 붙잡지 못하며 축구 팬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커졌다. 일각에선 국내 감독이 선임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심지어는 ‘애국심’이 자격 요건이라는 말까지 떠돌았다.

능력은 둘째 치고 상대적으로 몸값도 싸고 좁은 축구계 선후배 관계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국내 감독이 부임한다면 윗선과 축구계 선배들, 여론 등에 휘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뒤따랐다.

협회는 이용수 부회장의 자진사임과 함께 뮐러를 새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뮐러 위원장은 2018년 4월 축구협회 지도자 교육 강사로 부임하며 한국 축구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기술발전위원장을 거쳤다. 독일축구협회에서도 지도자 강사, 연령별 대표팀 코치, 스카우트 등도 역임했다.

이날 첫 공식석상에 나선 뮐러는 협회와 공유한 5가지 선임 기준을 공개했다. 감독으로서 전문성과 경험, 확실한 동기부여, 팀워크 능력에 마지막으론 환경적 요인이다. 축구적인 요소 외에 국내 생활이 가능한지를 포함해 서로 만족할 만한 부분에 대한 것이다.

협회에 따르면 이용수 전임 위원장 하에 1차 후보군을 추려뒀다고 했고 축구 팬들은 이것이 국내 감독 선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걱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뮐러 위원장은 “후보군을 받았고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팬들의 우려를 덜어줄 만한 발언도 이어갔다. “계약기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고 협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론 긴 텀으로 바라보는 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뮐러 위원장은 "그동안 대표팀의 철학과 연계되는 인물로 선임할 것이다 항상 우리가 뭘 원하고 어떻게 해왔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정했다.

 

또 이재성(마인츠)이 새 감독 선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등 선수단 사이에서도 걱정이 커져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내 포지션이 소통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뿐 아니라 스태프들과도 함께 소통하려고 한다”이라고 덧붙였다.

축구 팬들은 벤투 감독과 대표팀이 4년 동안 만들어온 빌드업 축구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있다. 뮐러 위원장은 “그동안 대표팀의 철학과 연계되는 인물로 선임할 것이다 항상 우리가 뭘 원하고 어떻게 해왔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며 “강한 정신력과 투혼 같은 것도 포함된다. 개인적인 특징을 좀 더 발전시키는 부분, 무엇보다 우리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기본적인 질서나 플레이 스타일과는 모두 독립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선임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특징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감독의 커리어 등 정량화 할 수 있는 기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대표팀은 오는 3월말 소집된다. 1차 리스트를 추려놓은 만큼 2월말 정도엔 감독 선임이 마무리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뮐러 위원장은 “축구 비즈니스에선 항상 특정 날짜를 예상하긴 어렵다”며 “그것보단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 무조건 ‘빨리빨리’보다는 절차에 따라서 확실한 선임이 되도록 할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직은 지켜봐야 할 일이다. 다만 5년 전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기준을 세우고 이러한 과정을 공유해나간다는 점만으로도 축구 팬들에게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준다. 짧게는 한 달, 늦어도 3개월이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대표팀을 이끌어갈 사령탑을 만날 수 있다. 뮐러 위원장의 말과 달리 속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일테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표팀의 철학을 이해하고 이어갈 수 있는 방향성이 같은 인물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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