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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류경수의 눈물, 참 영화인 故 강수연 [스몰톡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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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류경수의 눈물, 참 영화인 故 강수연 [스몰톡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1.12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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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동=스포츠Q(큐)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故(고) 강수연을 향한 그리움에 김현주, 류경수가 눈시울을 붉혔다. 

12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CGV건대입구에서 넷플릭스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정이는 '지옥' 이후 넷플릭스와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만남이자 배우 강수연의 유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강수연은 극중 크로노이드 연구소에서 '정이'라는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과학자 윤서현 역을 맡았다. 윤서현은 윤정이(김현주 분)의 딸로, 과거에 이미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의 뇌를 복제해 어머니의 명예를 회복하고 영원한 영웅으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을 가진 인물이다.

김현주.

이날 김현주, 류경수는 강수연과 함께한 순간을 떠올리다 결국 눈물을 흘렸다. 김현주는 "함께 연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어떻게 그 분의 눈을 보고 연기할 수 있지 하고 겁도 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 뵀던 날이 아직도 생각난다. 너무나 정이 많으신 분이었다. 현장에서는 선배님, 어른이 아닌 동료로 느껴졌다. 누구보다 진지하셨고 열정적인 분이셨다"며 "현장 밖에서도 저희를 많이 챙겨주셨다. 선배님이 안 계셨다면 류경수, 연상호 감독 같은 사람을 얻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 부분에 있어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하고 눈물을 훔쳤다.

촬영 장면 90%를 강수연과 호흡한 류경수는 "극중 상훈은 회장님 바라기 같은 캐릭터인데, 실제 저는 강수연 선배님 바라기가 됐다. 선배님 같은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故강수연은 촬영 당시 특히나 류경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고.

류경수.

연상호 감독 역시 "강수연 선배님이 모임을 좋아하셔서 모임을 많이 갖다 보니 친해진 게 있다. 인간적으로 친하다 보니 연기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편해지고 현장에서의 작업도 편했다"고 회상했다.

정이의 탄생 배경에는 강수연의 영향이 컸다. 연상호 감독은 "정이를 영화화하겠다는 생각은 크게 없었다. 오히려 회의적인 면이 있었다. SF 장르는 예산이 적지 않게 들어가는 영화라 한국에서 제작할 땐 종합 엔터테인먼트적인 이야기여야 하는데, 정이는 윤서현이라는 인물의 사적이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이 영화업계에서 대우받을 수 있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던 어느 날 이걸 영화로 만든다면 윤서현이라는 캐릭터에 누가 어울릴까 생각했다. 그때 강수연 선배 이름이 떠오르더라. 그리고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당시 지옥 촬영 중이었는데, 김현주 배우에게 강수연 선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이 영화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원동력이 된 분"이라고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

그러나 작품을 제안하는 과정은 쉽지는 않았다. 연락처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먼 사이였던 연상호 감독은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장문의 문자를 남겼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 연상호 감독은 "결국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하셨던 분에게 부탁해서 어렵게 전화 연결이 됐다. 30분 정도 통화를 했는데 입고 있던 반팔셔츠가 다 젖을 정도로 땀이 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강수연 선배는 정말 현장을 좋아하신다. 후배 배우들도 굉장히 좋아하신다. 모임을 많이 주선해주셔서 촬영하는 동안 편한 공간에 있었던 기억이 있다"며 "학생 때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 동아리 친구들끼리 모여 촬영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기억이 영화를 하는 데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을 맡은 박경림도 "저도 고등학교 후배인데, 잘 챙겨주셨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수연은 지난해 5월 향년 55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66년 데뷔해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6)'로 한국 배우 최초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대한민국 대표 1세대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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