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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국내 복귀시도, 여론 싸늘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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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국내 복귀시도, 여론 싸늘한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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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안현수(37), 이제는 러시아인 빅토르 안이 된 그가 국내 복귀를 원하고 있다.

빅토르 안은 12일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열린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면접에 출석해 지도자로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다만 대중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러시아 귀화를 택했던 그가 이후엔 중국 대표팀 코치를 맡았고 이번엔 다시 국내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빅토르 안이 12일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현수는 한국 쇼트트랙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하며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2011년엔 당시 소속팀이었던 성남시청이 재정 문제로 빙상팀을 해체하자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러시아로 귀화한 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3관왕에 등극했다.

이 당시만 해도 여론은 갈렸다. 안현수의 선택을 존중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파벌문제로 인한 대표팀 내 피해자라는 이미지로 인해 그에게 응원을 보내는 이들도 꽤 많았다.

2022년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는 안셴주라고 불리며 중국 대표팀 코치로 뛰었다. 중국이 노골적인 편파판정 특혜를 누렸고 한국이 피해를 입었던 대회였기에 대중에겐 왠지 모르게 빅토르 안까지도 더 얄밉게 느껴졌다.

여기까진 빅토르 안의 행보를 욕할 수 없다. 러시아 대표팀을 두고 중국으로 떠난 것도 우리로선 잘잘못을 따지고 들 필요가 없다.

다만 다시 국내로 돌아오려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이것 또한 규정상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빅토르 안은 지도자로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고 성남시청에서 뛰었던 경험도 있다. 외국인 지도자라고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김선태(왼쪽부터) 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과 토리노 올림픽 3관왕 빅토르 안이 해외활동을 마치고 국내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여전히 그를 빅토르 안이 아닌 안현수라고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그는 러시아와 중국을 위해 뛰었고 여러 어려움을 겪은 뒤 다시 돈벌이를 하기 위해 국내로 돌아오려 하고 있어 대중의 시선이 차가울 수밖에 없다.

빅토르 안은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뒤 다른 해외 대표팀으로부터 4년 장기 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국내행을 원하고 있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나타난 것과 달리 취재진의 질문엔 침묵으로 일관했다.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말씀드리겠다”는 말만 남겼다.

이날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엔 빅토르 안을 포함해 총 7명이 지원했는데 이 중엔 2018 평창 대회 김선태 전 한국 대표팀 감독도 있었다. 그는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코치 빅토르 안과 함께 중국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과 경쟁했다. 편파판정 당시 중국의 편에 서 있던 그였기에 빅토르 안만큼은 아니어도 김 전 감독에 대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성남시청엔 대표팀 소속인 최민정(25)과 김길리(19) 등이 있다. 최민정은 김 전 감독과 함께 평창 대회를 누볐던 기억이 있다. 이미 세계 최정상에 올라 있는 그가 빅토르 안과 만나면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싸늘한 반응이다. 성남시청이 만약 이들 중 하나, 특히 빅토르 안을 최종합격자로 뽑는다면 대중을 설득시켜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된다. 심지어 성남시청은 기업팀이 아닌 지자체 팀이기에 여론에 반하는 이를 지도자로 채용하는 게 더욱 부담일 수밖에 없다. 성남시는 이달 말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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