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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좌절시킨 클린스만, 북중미 월드컵까지 사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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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좌절시킨 클린스만, 북중미 월드컵까지 사령탑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2.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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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1994년 6월 국제축구연맹(FIFA)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C조 한국과 독일의 마지막 경기. 한국은 1승은 간절했지만 '전차 군단' 독일은 버거운 상대였다. 한국은 독일에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후반에 황선홍과 홍명보의 만회골로 쫒아갔지만 끝내 2-3으로 졌다.

이때 한국전에서 두 골을 넣은 공격수가 위르겐 클린스만(59)이다. 월드컵에서 한국에게 좌절을 안긴 클린스만이 이제 월드컵에서 한국 국민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안겨야 하는 자리에 섰다.

대한축구협회(KFA)는 클린스만 감독을 남자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에 선임한다고 27일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다. 협회는 양측 협의에 따라 연봉을 밝히진 않았지만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의 18억원을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 감독 시절의 클린스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 감독 시절의 클린스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출신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이후 두 번째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4년 9월부터 2017년 6월까지 2년 9개월 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역 시절 세계적인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국가대표로 뛰며 A매치 108경기에서 47골을 넣었다. 국제대회 출전 경력도 화려하다. 서울 올림픽(1988년)과 유럽선수권대회(1988·1992·1996), 월드컵(1990·1994·1998)에 출전했다. 월드컵에서는 골잡이답게 11골을 터뜨렸다.

프로경력도 화려하다. 슈투트가르트, 바이에른 뮌헨(이상 독일), 인터밀란, 삼프도리아(이상 이탈리아), 모나코(프랑스), 토트넘(잉글랜드) 등에서 통산 620경기 284골을 기록했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에서는 1994~1995시즌과 1997~1998시즌에 56경기 29골을 넣으면서 전설로 남았다.

지도자로서의 경력도 굵다. 1998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2004년~2006년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자국에서 열린 2006년 월드컵에서 독일을 3위로 이끌었다. 2011년~2016년에는 미국 대표팀을 맡아 2013년 북중미 골드컵 우승과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2014년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크릴스만 감독.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그라운드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2014년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크릴스만 감독.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그라운드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한국과는 독일·미국 대표팀 시절 각각 한 번 맞붙어 1승1패를 기록했다. 2004년 12월 독일 사령탑 때는 한국에 1-3으로 졌다. 미국 대표팀을 맡고 있던 2014년 2월 미국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클린스만은 클럽팀 사령탑으로는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성적부진으로 1년도 안 돼 경질됐다. 2019년 11월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에 올랐지만 구단과 갈등 끝에 77일 만에 사퇴했다. BBC와 스카이스포츠 등 외신도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 소식을 전하면서 이 부분을 언급했다.

그 이후 3년 가까이 지도자로서 공백기가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독일 대표팀 감독 시절에는 미국에서 지내며 코치들에게 현장을 맡긴 적도 있다. KFA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거주하는 것을 계약 조건에 포함했다.

2014년 2월 홍명보(왼쪽)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클린스만 미국 대표팀 감독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 스텁 허브센터에서 평가전을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4년 2월 홍명보(왼쪽)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클린스만 미국 대표팀 감독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 스텁 허브센터에서 평가전을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은 내달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다. 다음주에 입국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한국 대표팀이 오랜 기간에 걸쳐 끊임없이 발전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에 이르기까지 역대 한국대표팀을 지휘한 훌륭한 감독들의 뒤를 잇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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