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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 것” 오스카 역사 쓴 ‘에에올’, 희망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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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 것” 오스카 역사 쓴 ‘에에올’, 희망이 되다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3.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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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미국 아카데미 최초 그 이상의 메시지를 전했다.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13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아쉽게도 한국 작품은 후보에 들지 못했지만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가 아시아 최초 역사를 쓰는 기염을 토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랑쯔충), 남우조연상(키 호이 콴), 여우조연상(제이미 리 커티스), 각본상, 편집상 등을 수상하며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랑쯔충(양자경)이 수상한 여우주연상은 아시아 최초로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쓴 기록이 됐다.

키 호이 콴(왼쪽), 랑쯔충. [사진=키 호이 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공식 SNS]
키 호이 콴(왼쪽), 랑쯔충. [사진=키 호이 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공식 SNS]

그동안 아카데미는 '백인들의 축제'라는 오명을 지닐 만큼 유색인종 후보가 트로피를 거머쥐는 일이 드물었다. 특히 여우주연상은 94년 동안 아시아 배우에게 상을 수여하지 않았다. 95회 아카데미 시상식 또한 랑쯔충을 제외한 모든 후보가 백인이었다.

이런 가운데 랑쯔충이 아시아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 유색 인종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2002년 '몬스터 볼'의 할리 베리 이후 역대 두 번째이며, 아시아 여성 배우로서는 2021년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이후 두 번째다.

수많은 축하 속에 시상대에 오른 랑쯔충은 감사 인사와 함께 "모든 아이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꿈을 크게 가져라. 꿈은 이뤄진다. 혹시나 당신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말을 듣지 마라"며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이 상을 바친다. 모든 어머니는 슈퍼히어로"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카데미를 감동에 빠트린 주인공은 랑쯔충과 호흡한 키 호이 콴이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출연한 키 호이 콴은 1985년 '킬링필드' 베트남계 배우 행 응고르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계 남우조연상 수상 배우가 됐다. 어린 시절 베트남전쟁 난민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그는 "굉장히 오랫동안 난민 캠프에 있었던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게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라며 88세의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했다.

키 호이 콴은 1984년 '인디아나 존스'에서 아역으로 출연한 뒤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오랜 경력 단절을 겪어왔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촬영 스태프 등으로 일해온 그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50개가 넘는 상을 수상하며 40년 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포기하지 않은 이에게 찾아오는 행운, 키 호이 콴과 랑쯔충의 수상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치는 희망의 메시지 그 자체였다.

한편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은 '더 웨일'의 브렌든 프레이저, 각색상은 '우먼 토킹', 미술상, 음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은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음향상은 '탑건: 매버릭', 시각효과상은 '아바타: 물의 길', 의상상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등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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