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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쇼타임' 오타니, 실력으로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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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쇼타임' 오타니, 실력으로 압도했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3.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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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일생의 운을 썼습니다. 방에 소중하게 장식하고 싶습니다.”

지난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4차전 일본과 호주의 경기. 1회초 무사 1,2루에서 3번 지명 타자로 들어선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가 우측 펜스 상단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도쿄돔 상단에 걸린 오타니 사진이 걸린 광고판을 때리는 추정 비거리가 137m에 이르는 대형 홈런이었다. 이번 WBC에서 오타니의 첫 홈런.

홈런공을 주운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온 스무 살 여성팬은 “일생의 운을 다 썼다”고 했다. 이 팬은 이 홈런공을 주변 관중에게 돌렸다. 관중들은 홈런공을 만지고 휴대전화로 기념 촬영을 했다. ‘슈퍼스타’ 오타니에 대한 일본 팬들의 열정적인 팬심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WBC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4차전 호주와의 경기를 마치고 모자를 벗고 축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WBC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4차전 호주와의 경기를 마치고 모자를 벗고 축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WBC B조 1라운드에서는 사실상 오타니만 보였다. 지난 1일 일본 하네다 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약 1억원의 비용이 든 전세기를 이용하면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나고야 돔구장에서 훈련할 때부터 수천명의 팬들을 끌어모았다. 일본 언론은 훈련장에서의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했고 오타니가 미소만 지어도 기삿거리가 됐다. 일본 연예인들이 오타니에 대해서 한마디만 해도 기사화됐다.

오타니는 이런 관심을 실력으로 보답했다. 9일 중국전에서는 선발로 나와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날리며 4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타자로는 1라운드 4경기에 모두 나와 타율 0.500(12타수 6안타) 1홈런 8타점 5득점 7볼넷을 기록했다. 오타니가 좌타자로 들어섰을 때 맨 왼쪽 아래 공에 약점을 보였지만 나머지 공들을 월등히 공략했다.

요미우리신문이 14일 오타니의 분석한 결과 가운데 낮은 공(4타수3안타), 오른쪽 낮은 공(1타수 1안타), 가운데 높은 공(1타수 1안타)을 잘 때렸다. 한 가운데로 들어온 공(1타수 무안타)을 치지 못한 옥에 티도 있었다.

[사진=AFP/연합뉴스]
오타니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호주와의 4차전에서 1회초 무사 1,2루에서 우측 펜스 상단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오타니의 활약 속에 일본은 1라운드에서 4전 전승을 거뒀다. 오타니의 활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16일 펼쳐지는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선발 등판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이 그 경기를 잡더라도 오타니가 투수로 등판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는 오는 31일 열리는 오클랜드 애슬렉틱스와의 정규리그 개막전에 등판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필 네빈 LA에인절스 감독은 개막전 준비를 위해 “오타니가 준결승이나 결승전에 등판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오타니는 대신 타자로는 출전이 가능하다.

오타니와 대표팀의 활약 속에 일본 국민들은 엄청난 관심으로 이들에게 열광하고 있다. 한국전과 체코전, 호주전 시청률이 모두 43%를 넘겼고 특히 한국전은 WBC 역대 최고인 44.4%(일본 관동기준)를 찍었다.

일본 대표팀에는 감동적인 스토리도 있었다. 체코전이 열린 지난 11일은 동일본대지진 12주년이던 날 일본 대표팀 투수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스)에게는 아버지의 12주기였다. 당시 10살이던 사사키는 고향 이와테현에서 아버지와 조부모를 잃었다. 하지만 사사키는 야구선수로 잘 성장했고 지난해 4월10일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이와테현의 이날 체코전 시청률은 62·6%에 달했다.

사사키는 이날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최고 시속 164km의 강속구를 던지며 호주 타선을 압도했다. 그는 3과2/3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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