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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164km+기습번트… 일본 '5연속 4강' [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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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164km+기습번트… 일본 '5연속 4강' [WBC]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3.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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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가 던진 시속 102마일(164km)의 강속구가 포수 미트에 꽂히자 4만3000여 관중이 들어선 도쿄돔이 박수와 환호로 가득 찼다.

‘슈퍼스타’ 오타니를 앞세운 일본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5회 연속 4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16일 자국 도쿄돔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9-3으로 완승했다. 일본은 멕시코(C조 1위)-푸에르토리코(D조 2위) 승자와 오는 21일 미국 마이애미 말린스구장에서 4강전을 치른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경기가 끝나고 “냉정한 타석, 열정의 마운드, 얼굴이 다른 ‘2명의 오타니 쇼헤이’”라고 했다. 마운드에서는 강속구를 던지며 뜨거웠고 타석에서는 차분하게 역할을 해냈다는 의미다.

오타니 쇼헤이가 16일 이탈리아와의 WBC 8강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1사 1루에서 3루 쪽 기습번트를 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16일 이탈리아와의 WBC 8강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1사 1루에서 3루 쪽 기습번트를 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오타니는 이날 선발 등판해 4⅔이닝 삼진 5개를 뽑아내며 4피안타 1볼넷 2실점 2사구를 기록하며 이번 대회 2승째를 거뒀다. 지난 9일 중국과의 B조 1라운드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후 일주일만의 등판이었다. 오타니는 2회 선두타자 비니 파스콴티노(캔자스시티 로열스)에게 볼카운트 1-2에서 6구째 102마일짜리 강속구를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부근으로 던지면서 삼진을 잡아내는 등 4회까지 무실점 호투했다. 고비도 있었다. 4-0으로 앞선 5회 급격히 제구력이 나빠지면서 몸에 맞는 볼 2개와 안타 1개로 2사 만루에 몰렸다. 다음타자 도미닉 플레처(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타니가 WBC에서 투수로 등판하는 건 이날이 마지막이다. 오타니는 오는 31일 오클랜드 애슬렉티스와의 정규리그 개막전 등판이 예정돼 있다. 팔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 남은 대회에서는 타자로만 출전한다.

오타니는 타석에서는 지명타자로 나와 4타수 1안타 2득점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오타니의 이날 유일한 안타가 팀의 첫 점수를 내는 물꼬 역할을 했다. 0-0으로 맞선 3회 1사 1루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조 라로사를 상대로 3루 쪽 기습 번트를 댔다. 이탈리아가 수비 시프트를 쓰며 3루 쪽은 텅 비어 있었고 오타니는 이를 공략했다. 라로사가 허겁지겁 타구를 쫓아가 1루로 던졌지만 송구가 크게 빗나가며 1사 1,3루가 됐다.

오타니 쇼헤이가 16일 이탈리와의 WBC 8강전에서 경기 중 기합을 넣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16일 이탈리와의 WBC 8강전에서 경기 중 기합을 넣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 다음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의 유격수 땅볼로 선취점을 낸 뒤 이어진 2사 1,2루에서 오카모토 카즈마(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날렸다. 오카모토는 이날 2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우승 후보' 일본은 이제 WBC 통산 세 번째 우승을 향해 전진한다. 일본은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는 우승했고 2013년과 2017년에는 4강에서 탈락했다.

또 다른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은 1라운드에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 도미니카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1라운드 D조 마지막 경기에서 푸에르토리코에 2-5로 졌다. 3승2패로 5개팀 중 3위에 그쳐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놓쳤다.

푸에르토리코 투수 에드윈 디아즈가 16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WBC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세리머니를 하다 부상을 입어 동료들에게 부축받으며 경기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푸에르토리코 투수 에드윈 디아즈가 16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WBC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세리머니를 하다 부상을 입어 동료들에게 부축받으며 경기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미니카가 1라운드에서 탈락한 건 2009년 대회 이후 14년 만이다. 도미니카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수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말린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라파엘 데버스(보스턴 레드삭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 등 호화 멤버로 대표팀을 꾸렸다.

푸에르토리코는 8강 진출을 확정짓자마자 곧바로 울상을 지어야했다. 투수 에드윈 디아스(뉴욕 메츠)가 경기를 마치고 세리머니를 하다 오른쪽 무릎을 다쳤기 때문이다. 그는 무릎힘줄 파열 진단을 받아 17일 수술할 예정이다. 올해 정규시즌도 못 뛴다.

C조 미국은 같은 날 콜롬비아를 3-2로 꺾고 8강행 막차를 탔다. 멕시코와 3승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맞대결에서는 져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미국은 오는 19일 4전 전승으로 D조 1위에 오른 베네수엘라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WBC 2연속 우승을 노린다.

A조 1위 쿠바는 15일 B조 2위 호주를 제압하고 4강에 선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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