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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보이콧 후폭풍, 업계도 '신나라' 패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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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보이콧 후폭풍, 업계도 '신나라' 패싱 시작?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3.23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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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의 여파가 K팝 업계에 유의미한 움직임을 이끌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일 소속 가수 아이브 공식 팬카페에 내달 10일 발매되는 아이브의 정규 1집 '아이해브 아이브(I've IVE)'의 예약 판매 공지를 게재했다. 게시글에는 앨범의 예약 판매 정보와 함께 주요 음반 판매처 주소를 안내했다.

 

그룹 아이브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아이브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앞선 예약 판매 공지에서는 알라딘, 핫트랙스, 예스24 등 여러 음반 판매처와 함께 '신나라레코드'의 홈페이지 주소 역시 게재했으나, 이번 공지에서는 목록에서 제외됐다. 긴 역사의 대형 판매처인 신나라레코드가 예약 판매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가수들의 음반 판매 공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내달 5일 10번째 미니앨범 '셀프(SELF)'를 발매하는 에이핑크의 예약 판매 공지에도 신나라레코드가 빠져있었고, 내달 12일 발매되는 이채연의 두 번째 미니앨범 '오버 더 문(OVER THE MOON)'의 예약 판매 공지에서도 신나라레코드가 제외됐다.

소속사 공지에서 빠졌다고 해서 신나라레코드에서 앨범을 판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신나라레코드 홈페이지에는 해당 앨범들의 예약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각 기획사에서는 팬덤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신나라레코드 판매 주소를 안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이비 종교 교주들의 만행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공개된 이후, 아가동산 교주 김기순과 음반 유통사 신나라레코드의 연관성이 다시 한 번 알려지며 신나라레코드를 향한 K팝 팬덤의 보이콧 흐름이 거세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나는 신이다’ 5~6부는 아가동산을 설립한 교주 김기순에 관해 다뤘다. 아가동산은 1982년 김기순이 설립한 협업마을형 신흥 종교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김기순은 자신을 ‘아가’라고 칭하며 신도들에게 중노동을 강요하고 그 위에 군림했으며, 성폭행 등 각종 악행을 저질렀다.

김기순이 신도들에게서 착취한 돈으로 1982년 신나라레코드의 전신인 신나라유통을 설립했다는 사실도 다큐멘터리에서 등장한다. 신나라레코드는 1990년대 후반 1세대 아이돌 활동기부터 음반 판매를 진행해 왔고, 현재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의 팬사인회 응모, 포토카드 증정 등을 통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신나라레코드 회장은 여전히 교주 김기순이며 대표이사 신옥희 씨는 김기순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다큐멘터리 방영 이전에도 국내 K팝 팬덤 사이에서 신나라레코드 불매 시도가 있었지만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실상을 접한 글로벌 팬덤까지 나선 만큼, 각 기획사 역시 조심스러운 태도다. 기획사와 음반 유통사, 판매처의 계약 관계가 긴밀하게 얽혀있어 당장 '손절'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팬들의 '신나라 보이콧'으로 인한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가동산 측은 지난 8일 자신들을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 묘사한 내용을 방영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을 냈다. 이후 미국에 본사를 둔 넷플릭스에 대한 가처분은 취하했지만, 제작사 MBC와 조성현 PD를 상대로 한 가처분은 오는 24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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