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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까지 썼던 박정아 부활, 승부처엔 역시 ‘클러치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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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까지 썼던 박정아 부활, 승부처엔 역시 ‘클러치 박’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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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지난달 31일 프로배구 V-리그(여자부)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게 2연패 했을 때만 하더라도 챔피언결정전의 무게 추는 완전히 흥국생명에 넘어간 듯 보였다.

도로공사는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선수단이 감기 증세가 있어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았다. 박정아, 배유나 등 일부 주축 선수들은 31일 2차전에서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뛰었다. 도로공사는 2경기에서 한 세트만 따냈을 뿐이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당시 경기를 마치고 “그쪽에서 공격 한방이면 끝나고 하니까 시합을 잡아가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천 홈으로 자리를 옮긴 도로공사는 1~2차전과는 다른 팀이 돼 있었다. 도로공사가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박정아가 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흥국생명과의 3차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박정아가 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흥국생명과의 3차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도로공사는 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0)로 이겼다. 두 팀은 4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이날 도로공사에서는 국가대표 공격수 박정아가 선봉에 섰다. 그는 1~2차전에서 10점씩에 그쳐 이름과는 걸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4점(공격성공률 38.25)을 올리면서 팀을 이끌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합쳐 박정아 개인 한 경기 4번째로 많은 득점이었다.

‘클러치 박’(승부처에서 활약)이라는 별명답게 세트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 박정아의 진가를 발휘했다. 14-18에서 흥국생명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하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7-19에서는 옐레나가 스파이크를 날릴 때 배유나와 함께 블로킹해 또 한 번 막아냈다. 박정아는 블로킹 도움을 기록했다. 블로킹에서 힘을 보탠 그는 공격에서 힘을 냈다. 19-19에서는 상대 허를 찌르는 오픈공격을 성공했고 흥국생명이 다시 동점을 만들자 퀵오픈 공격으로 21-20, 상대 기를 눌렀다.

박정아가 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흥국생명과의 3차전에서 상대가 날린 공을 리시브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박정아가 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흥국생명과의 3차전에서 상대가 날린 공을 리시브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박정아는 이후 4연속 서브를 날렸고 기세를 올린 도로공사는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의 활약을 묶어 4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매듭지었다. 캣벨은 21점(공격성공률 35.19%)으로 박정아와 이날 득점을 책임졌다.

흥국생명에서는 김연경이 22점(공격성공률 50%)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박정아는 경기 뒤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1~2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해 반성을 많이 했다”며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어서 마음 편하게 재미있게 하자고 선수들하고 이야기했는데, 웃으면서 하니까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5차전)에 다시 갈 수 있도록 다음 경기도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오늘은 정규리그의 도로공사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제 역할을 하면 쉽게 지지 않을 팀이다. 분위기를 반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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