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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호골’ 손흥민이 걸어온 ‘최초’… 호날두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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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호골’ 손흥민이 걸어온 ‘최초’… 호날두 넘는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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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은 이제 우상이라고 여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 FC)를 뛰어넘을 준비를 한다. 축구 종주국인 영국의 한가운데에서, 축구 변방이라고 불렸던 아시아의 한국 선수 손흥민이 ‘최초’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밤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와의 2022~2023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자신이 좋아하는 페널티 아크 왼쪽 ‘손흥민 존’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반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으로 살짝 공을 몬 뒤 두 수비수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자 주저할 것 없이 곧바로 슛을 날렸다.

공은 골대 오른쪽 끝으로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갔고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손을 뻗었지만 닿을 수 없었다. 손흥민의 EPL에서 100번째로 가른 골이었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해 그해 9월 20일 크리스탈 팰리스 FC 리그 첫 골을 뽑아낸 지 7년 7개월, 260경기 만에 나온 100번째 골이다.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호골을 축하하는 EPL 공식 트위터. [사진=EPL 트위터]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호골을 축하하는 EPL 공식 트위터. [사진=EPL 트위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다. EPL에서 통산 100골을 넘긴 선수는 손흥민이 34번째이다. 비(非) 잉글랜드 국적 선수로는 14번째. 이날 골로 손흥민은 매슈 르티시에(은퇴)와 EPL 통산 득점 공동 33위에 자리 잡았다. 손흥민은 EPL 역대 19번째로 100골-5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올 시즌 리그 7호골을 뽑아낸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운 토트넘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2-1로 꺾고 승점 53(16승5무9패)으로 5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은 EPL 첫 시즌이던 2015~2016시즌 28경기에서 4골을 넣으면서 안착했다. 2016~2017시즌 14골을 넣을 이래로 2021~2022시즌까지 매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첫 시즌 EPL 28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안착한 손흥민은 2016-2017시즌 14골을 작성하는 등 2021-2022시즌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해 왔다.

2021~2022시즌이 전성기였다. 35경기에서 23골을 넣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가 EPL 득점왕에 오른 건 손흥민이 최초였다. 유럽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찾기 힘든 대기록이었다.

손흥민(오른쪽)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와의 2022~2023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 전반 10분 EPL 통산 100호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손흥민(오른쪽)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와의 2022~2023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 전반 10분 EPL 통산 100호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빠른 돌파력과 날카로운 슈팅력, 무엇보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게 손흥민의 장점이다. 기록이 말한다. 오른발로 가장 많은 55골을 넣었고 왼발(41골), 헤딩(4골)골이 뒤를 잇는다. 100호골 중 페널티킥으로 넣은 건 단 한 골에 불과하다. 그만큼 그의 득점이 가치가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득점왕에 오른 후 부담감을 안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지 시즌 초 부진이 길었고 설상가상으로 얼굴 뼈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고생했다. 선발에서 제외되고 교체 멤버로 출전하기까지 했지만 그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손흥민은 경기 뒤 “너무나도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많은 팬분들이 기다리셨을 텐데 멋있는 선물을 조금 늦게 전달한 것 같아서 많이 죄송스럽다”며 “많은 팀원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엄청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외할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주에 저희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했다. 복받친 듯 코를 찡끗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10일 BBC가 뽑은 '이 주의 팀'에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가브리엘 제주스(아스널)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BBC는 "이번 시즌은 손흥민의 최고의 시즌은 아니지만, 브라이턴전 득점은 그의 최고의 골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오른쪽)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와의 2022~2023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 전반 10분 EPL 통산 100호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의 활약은 경기장 밖에서도 빛난다. 손흥민과 2021년 8월까지 다섯 시즌을 함께 보낸 무사 시소코(낭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항상 사람들과 웃고 이야기하는 법을 쉽게 찾아낸다”며 “그는 모든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탈의실이 침울해 잇으면 그는 그곳에서 당신을 웃게 한다”고 말했다.

시소코는 “손흥민은 항상 훈련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자신의 일에 집중한다. 선수단과 만나기 전에 체육관에서 자신의 일을 한다”며 “그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동료들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경기 중에 그는 항상 에너지가 넘친다. 그는 늘 내면에 승리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전 팀 동료인 해리 윙크스(UC 삼프도리아)는 “손흥민은 양발로 선 골문 앞에서 냉정하다. 그의 기술과 마무리 능력은 절대적으로 뛰어나다”며 “그는 공을 몰고 가는 속도, 트롤, 터치 등 모든 걸 갖추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0호골을 축하하는 EPL 트위터. [사진=EPL 트위터]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0호골을 축하하는 EPL 트위터. [사진=EPL 트위터]

이제 손흥민은 우상 호날두를 조준한다. 현역 선수 중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팀 동료 해리 케인(206골),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134골), 살라·132골), 호날두(103골)뿐이다. 손흥민이 4골만 더 넣으면 호날두를 넘는다. 호날두가 현재 EPL을 떠나 있기 때문에 손흥민이 올 시즌 호날두를 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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