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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팀이 우승 후보" 최준용 거침 없는 입담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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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팀이 우승 후보" 최준용 거침 없는 입담 [프로농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5.2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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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연봉킹보다는 농구킹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KCC를 선택했습니다.”

최준용(29·전주 KCC 이지스)에게 전창진 KCC 감독이 KCC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혀줬다.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였던 최준용이 2016~2017시즌 서울 SK나이츠에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KCC는 계약기간 5년, 첫해 보수 총액 6억원(연봉 4억2000만원·인센티브 1억8000만원)에 최준용과 FA 계약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최준용은 22일 서울시 강남구 KBL(한국프로농구연맹)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팀에서의 포부를 밝혔다.

◆미국 진출 꿈 지원 약속한 KCC

최준용에게 FA 계약을 하자며 연락을 한 팀은 총 4군데로 원 소속팀 SK와 KCC, 원주 DB 프로미, 서울 삼성 썬더스였다. 이중 KCC가 훗날 미국 무대 진출 꿈을 가지고 있는 최준용에게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준용은 “항상 미국에 가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KCC가 꿈을 존중해줬다. 한국에서 결과(우승)만 잘 만들어내면 도와준다고 해 그걸 바라보고 왔다”고 말했다. 최준용이 지난 시즌 연봉(5억5000만원)보다 고작 5000만원 오른 금액에도 KCC와 계약한 이유다.

최준용이 22일 서울시 강남구 KBL(한국프로농구연맹)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팀에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KBL]
최준용이 22일 서울시 강남구 KBL(한국프로농구연맹)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팀에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KBL]

전창진(60) 감독은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고 우승 못해도 최준용에게 적절한 타이밍이나 기회가 온다면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준용이 합류하면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6위 KCC는 오세근을 영입한 서울 SK와 다음 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KCC에는 허웅(30)과 이승현(31)이 건재하고 올 11월 상무에서 제대하는 포워드 송교창(27)이 있다. 여기에 최준용이 가세하면서 KCC는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최준용은 프로통산 7시즌 동안 225경기에서 평균 29분 57초를 뛰면서 10.9득점 6.1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21~2022시즌에는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다. 포워드이지만 가드까지 멀티포지션을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지난 시즌 막판에는 왼쪽 발뒤꿈치를 다쳐 2월 중순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최준용이 플레이오프부터 빠진 SK는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7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우승컵을 내줬다. 최준용은 “현재 몸 상태는 100%인데 운동을 제대로 안 해봐서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22일 서울시 강남구 KBL(한국프로농구연맹)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팀에서의 포부를 밝혔다.
KCC 최준용(왼쪽)과 전창진 감독 22일 서울시 강남구 KBL(한국프로농구연맹)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던 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KBL] 

최준용은 부상을 핑계로 일부러 플레이오프에 뛰지 않았다는 소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그는 “그동안 애매하게 아프면 경기에 뛰었다. 그러고 나서 후회했다. 참고 뛰다가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며 “이번에는 (뛰는걸) 참았다. 항상 스스로만 믿고 몸을 혹사했는데 저도 FA이기 때문에 희생하기 싫었다. 만약 한두 경기만 뛰어도 또 쉬어야 했기 때문에 확실히 쉬고 제 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창진 감독은 “좋은 선수를 영입하면 감독 입장에서는 힘이 생긴다. (최준용을 영입해) 전력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멀티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줄 거로 생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성 강한 최준용, 팀 녹아들까

최준용은 농구 실력이 뛰어나지만 농구 외적으로는 가끔 물의를 일으켰다. 타 팀 선수나 경기원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고 2020년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팀 동료의 신체가 노출된 사진을 올려 5경기 출전금지 징계를 받았다. 개성이 강하다보니 팀플레이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뒤따랐다. 거침없는 입담은 팬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지만 이로 인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KCC 최준용(왼쪽)과 허웅이 22일 서울시 강남구 KBL(한국프로농구연맹)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BL]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최준용은 거침없었다. 내내 웃음기 있는 얼굴을 띄고 감독과 사진을 찍을 때는 브이(V)자를 했다. 어떠한 질문에도 ‘돌직구’ 답변이었다.

최준용은 “다른 팀이 나를 싫어할 만하다. 전창진 감독님도 날 싫어했다(웃음). 저도 감독님을 엄청나게 싫어했다”며 “왜 이렇게 나를 싫어하는지, 같은 팀이 되면 왜 좋은 같이 있으면 알게 될 거다”라고 말했다.

전 소속팀 SK 동료들에게도 남기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딱히 뭐 메시지 남길 게 있나”며 “제가 있는 팀이 최고의 우승 후보라고 생각한다. 모든 팀에게 말하겠다. 조심하십시오”라고 했다.

전창진 감독은 “직접 보니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남자답고 솔직했다. 개성이 있다고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경기를 하다보면 선수와 감독이 문제가 나올 수 있는데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운데에서 여우 같은 허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SK 구단보다 팬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SK팬들이 인생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너무 많은 사건이 있었는데 제가 굴하지 않고 지금 이 자리에 오게 서포트해 준 건 구단 프런트가 아니라 팬이라고 생각한다”며 “팬분들에게만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표 선수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최준용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허웅은 “최준용이 합류해 모든 부분에서 플러스가 됐다”며 “베스트 라인업을 생각하면 (어떤 상대도) 두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라인업으로 뛰는) 기회가 선수생활을 하면서는 없지 않을 것 같다. 국가대표급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허웅이 “준용이는 선후배와 잘 어울리고 잘 웃게 해주는 스타일이다. 팀원들끼리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최준용은 이렇게 말했다.

“SK에 있을 때 KCC를 보면 좋은 선수들은 많은데 정리가 좀 안된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사이좋게 나눠 먹으라고 패스를 하나씩 주는 그런 역할을 제가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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