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11 (금)
'130승' 두산 장원준 “이제 승리 미련 없다” [SQ인터뷰]
상태바
'130승' 두산 장원준 “이제 승리 미련 없다” [SQ인터뷰]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5.24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승리에 대한 미련 이제 없습니다.”

모든 걸 다 쏟았다는 듯, 두산 베어스 투수 장원준(38)은 담담하게 말했다. 얼마나 길게 기다렸던 승리였던가. 후회도 미련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는 20년차 베테랑 투수는 이제야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벗어던진 듯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승리를 마침내 맛봤다. 장원준은 23일 삼성 라이온즈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4삼진 4실점했다. 6-4로 앞선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팀이 7-5로 이기면서 오랜만에 승리의 기록을 새겼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7-5로 승리한 뒤 꽃다발을 전달받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두산 베어스 장원준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7-5로 승리한 뒤 꽃다발을 전달받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2018년 5월 5일 잠실 LG(엘지) 트윈스(6이닝 무실점)전 이후 1844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29승(114패)을 거두고 있던 장원준은 약 5년 만에 130승째를 채웠다.

경기 뒤 만난 장원준은 “홀가분하다. 최근 몇 년간 중간계투진도 했는데 마음 한구석에는 (선수 생활을) 그만두더라도 선발을 한 번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후회 없이 던졌다”고 말했다.

프로 436경기를 뛴 베테랑도 이날 경기가 떨렸다고 한다. “예전에야 선발 등판하고 그다음에도 등판 기회가 있었잖아요. 이번에는 안 되면 더 이상 등판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더 긴장했습니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두산 베어스 장원준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하지만 씩씩하게 던지려고 했다. “괜히 매번 못 던져서 볼넷을 주고 후회와 미련이 남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바에야 그냥 초구를 가운데 던져서 홈런을 맞더라도 ‘이제 내 공이 안 통하는구나’라는 걸 느끼는 게 더 미련이 없을 것 같았다”고 했다. 장원준은 이날 단 한 개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장원준의 이날 선발 등판은 958일 만. 2020년 10월 7일 문학 SK 와이번스(SSG랜더스 전신)전에서 1⅓이닝 4실점한 이후 처음이다. 그 이후에는 중간 계투로만 1군 마운드에 올랐다. 2017년까지 8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그는 2018년부터 구속이 느려지고 잔 부상이 생기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2019년에는 6경기, 2020년에는 2경기 출전에 그치기도 했다. 퓨처스리그(2군)에 있는 시간도 점점 길어졌다.

그는 “심리적으로 많이 쫓긴 것 같다. 빨리 팀에 복귀해서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한 준비한 게 역효과가 났다”고 했다. 그는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제 가지고 있던 균형이 완전 무너져서 그걸 찾는 데 오래 걸렸다”고 했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왼쪽)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7-5로 승리한 뒤 이승엽 감독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두산 베어스 장원준(왼쪽)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7-5로 승리한 뒤 이승엽 감독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사실 예전(전성기 시절) 투구 폼이 안 나오는데 그 폼을 쫒아가려고 했다. 자꾸 쫒아가려고 했던 게 더 안 좋아졌다. 컨트롤도 안 좋아졌다. 이후에는 억지로 팔을 더 위로 하지 않고 옆으로 회전하듯이 던지더라도 팔이 위로 올라오는 대로 던지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이날 장원준은 최고 시속 141km의 속구와 140km의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올해 시범경기 때 2군에서 권명철 두산 2군 투수코치가 장원준에게 투심 패스트볼 던지기를 추천했고 장원준은 연습을 거듭해 효과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장원준의 이날 호투로 두산 투수진은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과 곽빈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장원준은 “이제 목표는 전혀 없다”며 “지금처럼 하나하나 팀이 원하는 위치에서, 팀이 이길 수 있는 투구를 하는 게 제 역할이고 목표”라고 말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