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19 11:49 (화)
이강인처럼… 4강 견인한 이승원의 '택배 크로스' [U-20 월드컵]
상태바
이강인처럼… 4강 견인한 이승원의 '택배 크로스' [U-20 월드컵]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6.05 0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은 5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벌인 2023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월드컵 8강전에서 전후반 내내 답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경기당 0.75골 밖에 내주지 않은 나이지리아의 수비는 촘촘했다. 한국이 전후반 통틀어 날린 슈팅은 고작 3개였다. 유효슈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전반 추가 시간이 돼서야 배서준(20·대전하나시티즌)이 한국의 첫 슈팅을 날렸다.

반면 스피드를 앞세운 나이지리아는 15개의 슈팅을 날렸다. 양 측면 돌파를 앞세워 한국을 내내 위협했다. 유효 슈팅이 3개 밖에 되지 않아 골을 내주지 않은 게 다행스러울 정도였다 0-0으로 후반을 마쳤을 때 공 점유율은 한국은 32%에 그쳤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46%로 앞섰다. 접전은 22%였다.

하지만 경기를 이기는 데 필요한 건 숱한 슈팅보다 결정적인 기회였다. 연장 전반 5분. 이승원(20·강원 FC)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날카롭게 날아올랐다.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달려들던 최석현(20·단국대)이 뛰어 올라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헤딩 슈팅으로 날렸다. 그대로 나이지리아의 오른쪽 골문 열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의 이날 유일한 유효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최석현(왼쪽)이 5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벌인 2023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전반 5분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은 코너킥으로 도움을 기록한 이승원. [사진=KFA]

이승원의 코너킥과 최석현의 헤딩골 장면은 지난 2일 에콰도르와의 16강전에서 나온 장면과 쏙 닮았다. 당시 한국은 2-1로 앞선 후반 3분 이승원이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최석현이 헤딩으로 골망을 갈랐다. 2경기 연속 나온 둘의 조합이 한국을 살린 셈.

이승원의 이번 대회 4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최석현은 에콰도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 둘의 합작을 앞세운 한국은 나이지리아를 1-0으로 꺾고 2019년 준우승했던 폴란드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오는 9일 오전 6시 이탈리아와 4강에서 격돌한다.

이승원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택배 크로스’ 전문이다. 지난달 23일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선제골에 이어 후반 19분 코너킥을 날려 이영준(20·김천 상무)의 추가골을 도왔다. 26일 온두라스와의 2차전에서도 1-2로 뒤진 후반 17분 코너킥으로 박승호(20·인천 유나이티드)의 동점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16강 에콰도르전까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1경기를 제외하고 매 경기 도움을 기록했다. 2019년 대회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득점과 이어지는 정확한 크로스를 날린 이강인(22·레알 마요르카)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이강인은 2019년 대회에서 도움 4개(2골)을 기록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조규성(25·전북)의 헤딩골로 이어지는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했다. 공교롭게도 이강인은 나이지리아전이 열린 이날 라요 바예카노와의 2022~202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8라운드 최종전에서 6호 도움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이승원이 23일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아르헨티나 월드컵 F조 프랑스와의 1차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KFA]<br>
이승원이 5월 23일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아르헨티나 월드컵 F조 프랑스와의 1차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KFA]

김은중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양 팀 다 조심스러운 경기를 했다. 체력적으로 선수들이 힘들었는데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중 감독은 감격에 찬 듯 목이 메인 듯했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는 “집중력 싸움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힘을 보여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 대한 대표팀에 기대치 낮았다는 질문에 “선수들도 속상해 있었는데 나를 믿고 따라온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를 잘 따라줘 자신도 모르는 잠재력을 끌어낸 것 같다”고 전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