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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1호 일본인 감독' OK 오기노의 포부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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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1호 일본인 감독' OK 오기노의 포부 [SQ현장]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6.0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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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 컬러를 만들 생각입니다.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지만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대 작지 않습니다.”

오기노 마사지(53·일본) 신임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 읏맨 감독이 팀 수비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선수와 코치 등 소통을 활발하게 하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오기노 감독은 7일 서울시 마포구 한국배구연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오기노 감독은 OK금융그룹의 김세진(49), 석진욱(47)에 이은 3번째 감독이자 첫 외국인 감독. V리그 최초 일본 출신 사령탑이기도 하다. OK금융그룹은 구단 창단 10주년을 맞아 혁신에 나섰고 브라질, 프랑스, 러시아, 이탈리아,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지도자를 검토하다 오기노 감독이 한국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판단해 선임했다.

오기노 감독이 7일 서울시 마포구 한국배구연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OK금융그룹]

오기노 감독은 “OK금융그룹은 정말 좋은 팀”이라며 “다만 수비가 좀 약하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에 머물렀다. 실점(3096개) 최소 3위였지만 세트당 블로킹 5위(2.07개), 리시브 효율 6위(31.53%), 디그 7위(7.79개)에 그쳤다.

오기노 감독은 실업리그인 일본배구 산토리 선버즈 프랜차이즈 스타다.

오기노 감독이 7일 서울시 마포구 한국배구연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OK금융그룹]<br>
오기노 감독이 7일 서울시 마포구 한국배구연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OK금융그룹]

18살이던 1988년 일본리그 산토리 선버즈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한 팀에서만 22년을 뛰었다. 수비형 아웃사이더 히터로 이름을 날렸다. 팀의 일본 리그 7회 우승(1996·2000~2004·2007), 아시아클럽선수권 준우승(2001년)의 주역이었다. 일본 리그 베스트 6 2회(1990·2007), 리시브상 7회(1989·1990·1993·1996·2004·2005·2007)에 선정됐다.

국가대표 경력도 풍부하다. 올림픽 두 차례(1992·2008년), 세계선수권대회 3회(1990·1998·2006) 나섰다.

2010~2012년과 2017~2019에는 산토리 선버즈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0~2011시즌 V.프리미어리그(2006년 출범) 준우승을 이끌었다. 2009년부터는 산토리 선버즈 앰배서더를 맡고 있다.

오기노 감독(왼쪽)이 7일 서울시 마포구 한국배구연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연뒤 권철근 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OK금융그룹]

한국 지도자와의 인연도 있다.

오기노 감독은 “국가대표 때 한국 팀과 많은 경기를 했다. 최근 KOVO 워크숍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최태웅 감독과 현역 시절 워낙 친하게 지냈다. 워크숍에서 포옹해 줄 정도로 좋은 사이”라며 “바로 연습경기를 어떻게 할지 이야기도 나왔다”고 웃었다. 그는 “강만수(유소년육성위원장), 김호철, 신영철 감독 등을 만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고 소개했다. 오기노 감독은 “선수가 주체이고 선수가 어려울 때 어드바이스(충고)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팀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있다. 선수들이 시합을 잘 준비할 수 있게 무언가 잘 안됐을 때 어드바이스할 수 있는 감독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기노 감독은 지난달 중순 한국에 와서 선수들과 인사하고 훈련했을 때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존댓말을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감독이라는 호칭보다 오기노상(씨)이라고 부르라는 것. 훈련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어깨를 두들겨 주고 ‘엄지척’을 하며 선수단과 스킨십에 나섰다. 그는 “연습을 더 재미있게 하면 좋겠고, 선수들이 감독이 나를 보고 있다는 마음으로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며 “그런 게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수들에게는 생활과 연습을 하면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자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배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종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서로 도움이 필요하고 어떨 때는 희생도 필요하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연습과 경기에 임했으면 하는 게 제 철학“이라고 했다.

오기노 감독은 “항상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하나하나씩 쌓아 나가면서 당장엔 플레오프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은 절대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정말 작은 포인트(승점) 차이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못 했기 때문에 선수단에도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챌린저의 입장에서 도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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