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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아도 갚아도 끝 없었다... 박세리, 아버지 빚에 곪아가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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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아도 갚아도 끝 없었다... 박세리, 아버지 빚에 곪아가던 속내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6.18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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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아버지를 고소해야 하는 딸의 마음은 어떨까. 골프 선수 겸 방송인 박세리(47)는 아버지의 채무로 인한 고이고 고인 상처에 결국 눈물을 보였다.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 박세리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법률대리인인 김경현 변호사와 동석해 부친 박준철 씨에 대한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준철 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부친 박준철 씨에 대한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한 프로 골퍼 겸 방송인 박세리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부친 박준철 씨에 대한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한 프로 골퍼 겸 방송인 박세리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재단은 "박준철 씨가 국제골프학교 설립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며 "설립 업체가 관련 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위조 도장임을 알고 고소했다"고 알렸다.

2016년 설립된 박세리희망재단은 국내 레전드 골프 선수 박세리가 직접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재단이다. 골프 마케팅 후원 사업, 골프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스포츠 산업에 이바지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재단 관련인이 아닌 박준철 씨가 재단과 딸의 이름을 빌려 사기 행각을 벌이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박준철 씨의 사기가 뭍으로 드러난 것은 '새만금 테마마을 국제 골프학교 개발 사업'이었다. 재단은 새만금개발청으로부터 사업 참가 의향서 진위확인 요청을 받았고 이를 통해 위조 서류의 존재를 알게 됐다. 박준철 씨는 재단이 사용하는 것과 다른 인장을 사용해 거짓 사업 계약 등을 맺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처음에는 재단에서 의향서를 작성한 적이 없어 사실확인만 했다. 하지만 추후 법률 자문 과정에서 법적 대응 해야하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이사회 소집 절차를 거쳐 대전 유성경찰서에 박준철 씨를 고소했고 최근 검찰로 송치됐다"고 고소 과정과 현황을 설명했다.

또한 "박준철 씨는 박세리희망재단과 아무 관련이 없다. 직책, 역할, 업무 수행, 업무 공유 등이 전혀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 앞으로의 계획 역시 없다"고 밝혔다.

부친 박준철 씨에 대한 고소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세리.
부친 박준철 씨에 대한 고소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세리.

박세리는 고소 전부터 여러 차례 비슷한 일들을 딸이라는 이유로 감내해야 했다. 그는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해다가 2016년 은퇴한 뒤 한국 생활을 하게 되면서 관련 일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조용히 해결하려 했다. 그런데 끝이 나질 않더라"라고 털어놨다.

아버지를 막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선택을 막을 기회도 있었다"고 말한 박세리는 "(고소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유감이지만 더 이상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현재 박세리는 부모와의 연락을 끊고 자매들과 소통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에서도 공개된 바 있는 박세리의 대저택은 강제 경매에 넘어가기도. 박준철 씨가 저택의 지분을 반 정도 가지고 있었고, 그의 채무가 불어나 경매에 넘어가게 된 것이었다.

박세리 부친 박준철 씨에 대한 고소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세리(왼쪽)와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
박세리 부친 박준철 씨에 대한 고소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세리(왼쪽)와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

박세리는 "(아버지가 지분을 갖고 있는지) 저도 몰랐다. 2016년 은퇴 후 겨울에 잠깐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그 사이에 대전 집이 경매에 들어간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돈이 없는 아빠 대신 채무를 갚았다. 이후 아빠의 지분을 샀다"고 전했다. 방송에 출연할 당시에는 박세리가 지분 전체를 가지고 있던 셈이다. 

하지만 박준철 씨의 채무는 끝이 없었다. 또 다른 채무 소송이 시작됐고 박세리는 뒤에서 조용히 해결하길 반복했다. 그러자 거액의 채무 소송이 물 밀려오듯 쏟아졌다.

아버지를 고소해서라도 잘못을 바로잡고자 한 박세리는 "아빠의 채무 문제는 더이상 책임질 의무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후부터는 어떠한 일도 관여도 하고 싶지 않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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