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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무산' 켈리가 소환한 정민철-리오스-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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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무산' 켈리가 소환한 정민철-리오스-배영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4.06.2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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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케이시 켈리(35·LG 트윈스)가 43년 한국프로야구사를 다시 쓸 뻔 했다. 퍼펙트게임이란 대기록을 깬 이는 윤정빈(삼성 라이온즈)이었다.

켈리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4-0 승리를 견인했다. 투구수는 102개였다. 

무사사구 완봉승이란 기쁨보다 9회초 선두타자 윤정빈의 중전 안타로 퍼펙트가 깨진 아쉬움이 큰 찬란한 피칭이었다. 시즌 내내 에이스답지 않게 불안함을 줬던 켈리는 이날만큼은 한풀이를 하듯 속전속결로 삼성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켈리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퍼펙트게임에 도전했으나 9회초 안타를 맞고 말았다. [사진=LG(엘지) 트윈스 제공]

켈리의 이번 스토리는 황규봉(전 삼성), 다니엘 리오스(전 두산 베어스)를 소환한다. 셋은 8회까지 완벽한 투구 후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황규봉은 프로 원년인 1982시즌 삼미 슈퍼스타즈전 9회말 1사에 양승관을, 리오스는 2007년 10월 3일 현대 유니콘스전 9회초 1사에 강귀태를 각각 넘지 못했다.

퍼펙트 하면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이동석(전 빙그레 이글스), 윌머 폰트(전 SSG 랜더스), 배영수 SSG 투수코치도 반드시 언급되는 인물이다.

정민철 위원은 1997년 5월 23일 OB 베어스와의 대전 홈경기에서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허용한 출루가 8회초 1사에서 나온 포수의 낫아웃이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당시 포수가 강인권 현 NC 다이노스 감독이다.

이동석도 같은 케이스다. 정민철처럼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을 달성했으나 에러 2개가 끼면서 퍼펙트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유격수 장종훈의 송구를 1루수 강정길이 받지 못하고 말았다.

폰트는 2022년 4월 2일 NC와의 창원 원정에서 퍼펙트를 완성하고도 기록을 인정받을 수가 없었다. 정규 9이닝 동안 양팀 스코어가 0-0이었기 때문이다. SSG 타선은 폰트가 내려간 직후인 10회초 4점을 뽑았다.

2004년 한국시리즈 4차전. 배영수가 8회초 박진만에 볼넷을 내주고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영수 코치는 초대형 사고를 칠 뻔했다. 정규시즌에도 어려운 퍼펙트에 포스트시즌 그것도 한국시리즈에서 다가갔다. 현대와의 2004년 한국시리즈 8회초 2사에서 박진만에 볼넷을 줘 탄식을 자아냈다. 10이닝 노히트노런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은 삼성이 점수를 내지 못해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배영수의 대기록을 막아선 이가 현재는 삼성 지휘봉을 잡고 있는 박진만 감독이란 사실도 흥미롭다.

이외에 1991년 송진우(당시 빙그레), 2011년 벤자민 주키치(당시 LG), 2012년 이용훈(당시 롯데 자이언츠), 2017년 스캇 다이아몬드(당시 SK 와이번스), 2018년 최원태(당시 넥센 히어로즈), 2023년 백정현(삼성) 등이 퍼펙트를 7이닝까지 이어오다 8회에 무산된 바 있다.

이중 이용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2011년 9월 17일 퓨처스리그(2군) 한화전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바 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이다.

퍼펙트게임은 1903년 시작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24명, 1936년 출범한 일본프로야구(NPB)에서 16명, 1989년 창설된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단 1명 나온 진귀한 기록이다.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아야 해 투수에겐 꿈의 영역이라 불린다.

조승우와 양동근이 주연으로 열연한 ‘퍼펙트게임’도 있다. 한국야구사를 논할 때 박찬호, 류현진과 더불어 최고의 투수로 언급되는 고(故) 최동원, 선동열의 치열한 승부욕을 다룬 영화다. 그렇게 타자들을 쉽사리 돌려세운 최동원, 선동열도 퍼펙트게임에는 이르지 못한 데서 이 기록의 난이도를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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