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 사격은 ‘레전드’ 진종오(국민의힘 최고위원)를 앞세워 올림픽에서 세계 무대를 호령했다.
진종오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50m 권총에서 첫 금메달을 땄고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 ‘금빛 총성’을 울렸다. 2016 리우 대회 남자 50m 권총에서마저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라는 위업을 이뤘다. 하필이면 진종오가 부진했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은 은메달 1개(여자 25m 권총 김민정)에 그쳤다. 한국 사격의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은 이때 끊겼다. 진종오는 은퇴하고 정계에 진출했다.
12년이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이제 레전드의 뒤를 MZ 여자 사격수들이 뒤따른다.
양지인(21·한국체대)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카밀 예드제예스키(프랑스)와 슛오프를 벌인 끝에 짜릿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3-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돌입한 10번째 시리즈에서 37-37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양지인은 예드제예스키와 슛오프에 돌입했다. 총 25m 결선의 슛오프는 5발의 시리즈를 모두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양지인은 슛오프에서 5발 가운데 4발을 맞췄고 예드제예스키는 1발을 맞히는 데 그쳐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그는 첫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남원하늘중1 때 수행평가로 사격을 접한 양지인은 중학생 코치의 권유로 선수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중2이던 2018 회장기 전국사격대회에서 공기권총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재능을 보였다. 서울체고 시절 25m 권총으로 주 종목을 바꿨다. 한국체대 2학년이던 2023년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이로써 한국 사격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2012 런던 올림픽(금 3·은 2)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 사격은 여자 공기권총의 오예진(19·IBK기업은행)과 여자 공기소총의 반효진(17·대구체고)이 금메달을 따냈다. 오예진은 2005년생, 반효진은 2007년생이다.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양지인은 2003년생이다. 진종오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 금메달을 땄을 때 29살이었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이번 사격 금메달리스트는 모두 여자 선수다. 2012 런던 대회(여자 25m 권총 김장미) 이후 12년 만에 여자 사격에서 금메달이 3개나 쏟아졌다.
공기소총 혼성 은메달리스트 2000년생 동갑내기 박하준(24·KT)-금지현(24·경기도청)도 20대 초반이다. 여자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이자 이번 대회 최고 스타덤에 오른 김예지(32·임실군청)가 유일한 30대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도 기대되는 이유다.
당초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가 목표였던 한국 사격은 최상의 성적으로 현재까지 양궁(금메달 3개)과 함께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쌍끌이하고 있다. 양지인의 금메달은 한국의 이번 대회 8번째. 한국은 펜싱에서 금메달 2개를 따는 등 3종목에서 8개의 금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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