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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임애지의 기적, 집념의 ‘코리안 다이너마이트’ [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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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임애지의 기적, 집념의 ‘코리안 다이너마이트’ [파리올림픽]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8.05 0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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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올림픽 사상 최초로 한국 여자 복싱에 동메달을 안긴 임애지(25·화순군청)는 여자 복싱의 불모지라고 불리는 한국에서 탄생한 기적 같은 존재다.

임애지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하지만 임애지는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전 탈락자에게도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복싱은 2012 런던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에 도입됐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한국 임애지가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를 상대하고 있다. 임애지는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한국 임애지가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를 상대하고 있다. 임애지는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복싱은 2012 런던 대회 한순철(남자 60kg급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맛봤다.

사실 한순철 코치의 은메달 이후 한국 복싱은 남녀 모두 올림픽에서 부진했다. 2016 리우 대회 때는 함상명이 간신히 출전권을 따냈지만 16강에서 탈락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임애지와 오연지(33·울산시청)가 출격했지만 모두 첫판에서 탈락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올림픽에서 꼬박꼬박 메달을 안겼던 한국 복싱은 그대로 스러지는 듯했다.

임애지의 파리 올림픽 동메달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복싱에 안긴 희망과도 같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에게 패한 한국 임애지가 아쉬워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뒤는 한순철 코치. 임애지는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에게 패한 한국 임애지가 아쉬워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뒤는 한순철 코치. 임애지는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사진=연합뉴스]

임애지는 전남 화순초 시절 육상을 하다 5학년 때 복싱을 처음 접했다. 마라톤 선수 출신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그는 타고난 운동신경이 있었다. 화순중 진학 후 육상부가 없어 아쉬워하던 차에 운동이 하고 싶어 찾은 집 근처 복싱체육관을 다닌 게 본격적으로 복싱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다. 화순중에 복싱부가 없어 다니던 체육관에서 훈련했다.

재능이 남달랐다. 복싱을 시작한 지 불과 1년밖에 안 된 화순중 3학년 때 때 화순 지역대회에 출전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전남기술과학고 진학 후 1학년 때부터 고학년 선수들을 잇달아 꺾으면서 상승세를 탔다.

고3이던 2017년에는 세계여자유스복싱선수권대회 60㎏급에서 여자 복싱 최초로 금메달을 따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대회 때 현지 중계 아나운서가 임애지에게 ‘코리안 다이너마이트’라는 별명을 붙였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한국 임애지가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를 상대하고 있다. 임애지는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한국 임애지가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를 상대하고 있다. 임애지는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사진=연합뉴스]

여자 복싱에서 더 주목받은 선수는 선배 오연지(33·울산시체육회)였지만 여자 선수로 최초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선수는 임애지였다.

임애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 2020 도쿄 올림픽 16강,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6강 탈락 등을 쓴맛을 연달아 봤지만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 기대를 모았던 오연지가 첫판에서 탈락하면서 한국 복싱은 또다시 부진하는 듯했으나 임애지가 보란 듯이 메달을 땄다. 부전승으로 1회전을 통과한 임애지는 16강과 8강을 차례대로 넘어 메달 획득까지 성공했다.

특유의 미소가 돋보이는 그는 지난 1일 8강전을 마친 뒤에는 오륜기 모양의 안경을 쓰고 한껏 멋을 냈다. 그는 "제가 우리나라 복싱 발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며 웃었다.

준결승을 앞두고도 긴장도 할 법 했지만 중계 화면에 잡힌 그의 모습은 밝았다. 앞으로 그가 한국 복싱에 계속 보여줄 표정이다. 1999년생인 임애지는 4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때도 20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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