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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격, 대한체육회 머쓱하게 한 부활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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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격, 대한체육회 머쓱하게 한 부활 찬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4.08.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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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세계랭킹 37위의 기적이다.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도 낭보를 전했다.

조영재는 5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을 25점으로 마치고 리웨홍(중국‧32점)에 이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조영재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선수였기에 2위라는 호성적이 더욱 놀랍다. 올해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 이벤트 출전 경험이 적어 세계랭킹도 그리 높지 않았다.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은메달리스트 조영재[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성장세를 돌아보면 이번 은메달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본래 공기소총 10m가 주종목이었던 조영재는 한국체육대학교로 진학한 후 신속한 속도에 매력을 느껴 속사권총으로 종목을 바꿨다.

무섭게 우상향하던 조영재는 이번 올림픽에 나설 결국 대표 선발전에서 세계 기록(593점)에 육박하는 591점을 기록, 태극마크를 품었고 한국 사격의 ‘부활 찬가’에 방점을 찍었다.

조영재의 화려한 마무리로 한국 사격은 금메달 셋, 은메달 셋으로 이번 대회에서만 메달 6개를 수집하고 2012 런던 대회(금3‧은2)을 추월하는 ‘초대형 사고’를 쳤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2관왕 진종오를 앞세워 피크를 찍은 한국 사격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금1‧은1)과 2020 도쿄 대회(은1)에서 부진하면서 ‘효자 종목’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터였다.

5개 전 종목 석권에 은 하나, 동 하나를 추가한 양궁과 더불어 사격은 이번 파리 올림픽 메달 레이스를 주도하는 쌍두마차다. 대한체육회의 당초 목표 ‘금메달 5개-종합 순위 15위’를 엄살로 만들어버린 주인공이다. 한국이 금메달 5개를 조기 달성하는데 사격의 초반 러시가 큰 역할을 했다.

빼어난 성적을 기반으로 사격 대표팀은 숱한 스토리까지 남겨 대회 내내 주목받았다. 

한국 사격의 부흥을 이끈 오예진(왼쪽부터), 반효진, 김예지. [사진=연합뉴스]

2007년 9월 20일생 반효진(16·대구체고)은 16세 10개월 18일 나이로 우승해 한국 선수단의 역대 최연소 하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의 하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라는 영예는 덤.

김예지(31·임실군청)는 시크한 킬러 포즈가 화제가 되면서 소셜미디어(SNS) 엑스(X·구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이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고 샤라웃하는 등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엄마 사수 금지현(24‧경기도청)은 스스로를 ‘MZ 아줌마’로 자청하며 둘째 계획을 밝혀 출산율이 바닥으로 내리꽂는 이 시대에 ‘진정한 애국자’라는 호평을 받았다.

한국 사격은 ‘사격 황제’ 진종오가 물러나면서 생긴 공백을 기우로 만듦과 동시에 희망찬 미래까지 보여줘 다음 메이저이벤트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기대하게끔 한다. 

여자 공기권총 오예진(19·IBK기업은행), 여자 공기소총 반효진, 여자 25m 권총 양지인(21·한국체대) 등 금메달리스트 3인방과 은메달리스트 공기소총 혼성 박하준(24‧KT)-금지현 그리고 조영재까지 메달리스트 대다수가 20대 중반 이하라 전성기가 기대된다. 

한편 사격의 금빛 총성 속에 20년 넘게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로 함께 한 한화그룹과 김승연 회장, 지난 6월 한화의 뒤를 이어 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신명주 명주병원장, 최고의 지도력으로 선수들을 따뜻하게 품은 장갑석 사격 대표팀 총감독도 조명받고 있다. 한국 사격에게 프랑스 파리가 ‘약속의 땅’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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