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안세영(22·삼성생명·세계랭킹 1위)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배드민턴 금메달을 따고 나서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배드민턴 결승전 도중 오른 무릎힘줄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부상 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세영은 이어 협회의 선수 육성과 훈련 방식, 일방적인 의사결정 체계 등이 부실하다며 폭로했다. 안세영이 금메달을 따자마자 한 발언에 국민이 놀랐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7일 안세영의 폭로와 관련해 A4 5장 분량의 공식 입장문과 A4 5장 분량의 안세영 선수 인터뷰와 관련한 국가대표 지도자 확인서를 보도자료로 냈다.
안세영의 폭로가 나온 지 이틀 만이다. 협회는 안세영이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했던 말에 대해 하나씩 해명하는 방식으로 입장문을 냈다. 안세영의 설명과 다른 점이 많아 진실공방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협회는 “안세영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선수의 대회 참가 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참가시킨 대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안세영이 부상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한 점에 대해서는 안세영의 병원 방문 일지를 공개했다.
협회에 따르면, 안세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귀국해 2차례 병원에 방문했다. 안세영은 한 차례 개인적으로 병원에 방문했고 한 차례는 국가대표 김지은 트레이너와 병원에 동행했다.
이 당시 병원으로부터 2주간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며 재활까지는 4주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안세영이 오른쪽 무릎 슬개건염 부분적 파열과 슬개건이 심하게 붓고 물이 차 있었다고 협회는 밝혔다. 당시 오른쪽 무릎에 조직 재생 주사 치료를 맞은 안세영은 소속팀에서 재활 훈련을 해 5주 뒤 복귀 첫 국제대회인 일본 마스터즈대회와 중국마스터즈대회에 참가했다.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 후에는 인도오픈 기간 중 8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했다. 당시 안세영이 한국으로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협회는 밝혔다. 협회는 “휴일이라 귀국하더라도 즉시 치료받기에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협회는 안세영이 파리에 도착한 이후 발목 부상을 당했는데, 안세영이 지명한 한의사를 협회가 섭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부상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는 “상대선수들에게 안세영의 부상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대한체육회와 협회 일부 관계자 외에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 채 신속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안세영이 얘기한 병원에서의 오진에 관련된 사항은 진료받은 병원과 진료 및 치료기록 등을 소상히 파악해 어떠한 부분에서 오진으로 안세영이 고통받았는지 확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협회는 안세영을 전담 관리했으나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는 한수정 트레이너에 대해서는 “계약기간이 6월 30일로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종료 때까지 안세영에 대한 한수정 트레이너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림픽 종료 때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다”고 했다.
이어 “한수정 트레이너의 파리행 거절로 인해 선수단이 사전훈련캠프 출발일인 7월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하고 계약을 종료했다”고 했다.
협회는 “안세영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은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다”며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 보겠다”라고 했다.
안세영의 “단식과 복식에 따라 코칭스태프 구성과 훈련 방식이 달라야 한다”, “이제껏 우리 대표팀 운영은 국제대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복식 위주였다” 등 발언에 대해서 협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훈련 방식과 체력운동 프로그램 방식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한 안세영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협회에서는 안세영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려'라거나 기자회견에 불참하도록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를 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세영은 “제가 이제 막 도착했는데 아직 협회와 얘기한 게 없고 팀과 아직 상의 된 게 없어서 더 자세한 건 제가 상의한 후에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배드민턴협회와 안세영 측의 갈등은 없었다. 부상 오진에 대해선 들여다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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