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이럴 때 바짝바짝 와야지 안 그러면 안 불러주세요.” 지난 14일 방송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 출연한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2관왕 오상욱(28·대전시청)은 이같이 말했다. 오상욱처럼 비(非)프로 종목 선수들은 알고 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메가 이벤트가 열려야 방송가에서 이들을 찾는다는 것을.
한국 선수단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따면서 기대의 이상의 성적을 냈다. 최근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식었다고 해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경기 영상을 손쉽게 접할 수 있어 관심이 적진 않다. 김우진(양궁), 김예지(사격), 오상욱(펜싱), 임시현(양궁), 신유빈(탁구)이 스타덤에 오르며 대회 내내 화제가 된 이유다.
방송가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오상욱과 유도 혼성 단체팀 허미미·김하윤·안바울·김지수·이준환·김민종은 지난 14일 방영된 유퀴즈에 출연했다. 지난 17일에는 양궁 남녀 국가대표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이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나왔다.
오상욱과 구본길, 도경동, 박상원으로 이어지는 남자 사브르 단체팀은 오는 22일 방송하는 ENA 예능 '현무카세'에도 출연한다. 25일 방송되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는 오상욱과 박상원, 김민종, 김하윤, 박혜정(역도)이 출연한다. 독립운동가 허석 의사의 5대손인 허미미는 9월 중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방송가가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시청률 상승효과도 봤다. 오상욱과 유도 혼성 단체팀이 출연한 유퀴즈의 시청률은 5.9%로 전주(4.8%)보다 높았다. 양궁 대표팀이 출연한 놀면 뭐하니?도 전주(4.0%)보다 8% 포인트 높은 4.8%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올림픽에 출연한 스타들의 대중의 관심은 지속될 수 있을까. 늘 나오는 얘기지만 쉽지 않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방송사와 언론은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배구, 프로농구 같은 프로 종목에 관심을 둔다. 올림픽 기간에도 프로야구 KBO리그에 대한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돌파한 KBO리그는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탁구나 배드민턴, 펜싱, 사격, 양궁 등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아니고서야 중계 자체를 보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가 많고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아 팬들이 접하기가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어쩌면 올림픽 스타들에게는 바로 지금이 자신들의 모습을 마음껏 알릴 소중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선수 개인 SNS와 유튜브 등이 잘 정착돼 스타의 일상을 볼 수 있어 과거보다 대중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유빈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5만명가량 된다. 일론 머스크가 언급해 외신에서도 주목한 김예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올림픽 기간 급증하며 현재 11만여 명에 이른다. 오상욱도 올림픽을 통해 팔로워가 35만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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