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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복귀전' 홍명보, 졸전에 입지 더 좁아졌다 [팔레스타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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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복귀전' 홍명보, 졸전에 입지 더 좁아졌다 [팔레스타인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9.05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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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홍명보(54)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0년 만의 복귀전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지휘봉을 다시 잡고 나선 첫 경기에서 졸전을 펼치면서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식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FIFA랭킹 23위로 96위의 팔레스타인보다 월등히 순위가 높았지만 골망을 흔드는 데 결국 실패했다.

슈팅을 총 16개 날렸으나 유효슈팅은 5개에 그쳤다.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불리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경기가 시작하기 직전 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한국 축구의 암흑시대’, ‘일진놀이 몽규!! 협회는 삼류!!’ 등의 걸개를 관중석에 내걸었다. 이어 “정몽규 나가”라고 수차례 소리쳤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입장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홍명보 감독도 여지없었다. 홍명보 감독이 경기 전 소개됐을 때부터 “우~~”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 중에도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잡히기만 하면 팬들은 어김없이 야유를 쏟아냈다.

대한축구협회(KFA)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해 2월 제대로 된 선임 과정 없이 독단적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는 비판에 놓여 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로 꾸렸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이임생 협회 기술이사가 절차를 무시하고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면서 축구 팬들의 공분을 샀다.

이강인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문전 앞에서 오른발 슈팅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강인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문전 앞에서 오른발 슈팅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협회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에 나섰다. 정몽규 협회장과 홍명보 감독 등은 오는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기 위해서는 홍명보 감독이 복귀전에서 확실한 전술을 보여주면서 시원한 득점포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좋은 경기력마저 보이지 못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를 내세운 한국은 전반에 점유율을 80%나 가져갔지만 유효슈팅은 1개 밖에 날리지 못했다.

손흥민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손흥민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중원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주민규(울산)나 손흥민 등이 공을 잡는 기회도 드물었다. 오히려 전반 21분 팔레스타인 타메르 세얌이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주민규를 빼고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을 투입했다. 후반 12분에는 이재성을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으로 교체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줬다. 확실히 둘이 들어가면서 한국의 공격력은 날카로워졌다.

특히 이강인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한국의 유일의 유효슈팅 주인공인 이강인은 후반 14분 손흥민이 내준 패스를 오른쪽에서 받아 팔레스타인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다. 이강인이 전매특허인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높이 뜨고 말았다.

붉은악마가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축구협회와 정몽규 축구협회회장을 비판하는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붉은악마가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축구협회와 정몽규 축구협회회장을 비판하는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하지만 이강인은 낙심하지 않았다. 후반 19분에는 왼발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렸지만 오세훈의 헤더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강인은 후반 28분에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찼으나 골키퍼가 걷어냈다. 팔레스타인 라미 하마데 골키퍼는 이날 선방쇼를 보여주면서 팔레스타인의 무승부를 이끌었다.

한국에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41분 이강인이 찔러준 패스를 달려들던 손흥민이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날 한국의 최대 득점 찬스였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5만 9579명. 감독에게 야유가 쏟아졌지만 선수들은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받았다. 붉은악마는 경기 종료 직전 다시 한 번 "정몽규 나가"를 외쳤다.

한국은 오는 10일 오만과의 월드컵 예선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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