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아시아 제패를 목표로 하는 요코하마 F.마리노스가 첫 경기에서 다크호스 광주FC에 크게 고전했다. 수비가 완전히 무너지면 굴욕의 대패로 출발했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요코하마가 광주에 3-7 대패를 한 뒤 이같이 보도했다. 광주의 대승에 일본 언론은 놀라는 분위기다. 그럴 만하다. 요코하마는 지난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준우승한 강호다. 이번 대회에는 2023시즌 J리그 준우승팀 자격으로 진출했다. 올 시즌에는 J리그 20개 팀 중 7위.
광주는 보란 듯이 ‘공격 축구’를 가동하며 사정없이 요코하마의 골대를 두들겼다.
광주는 1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홈 경기에서 요코하마에 7-3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3위로 마치며 ACLE 티켓을 거머쥔 광주는 창단 14년 만의 AFC 무대에서 첫 승까지 해냈다.
기대 이상의 결과다. 광주는 지난 13일 포항 스틸러스에 2-1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이 경기를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로 부진하고 있었다. 시민구단으로 예산이 적은 광주는 선수층이 얇아 시즌 막바지로 가면서 선수단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요코하마전은 달랐다.
경기 내내 공격 라인을 끌어올리고 교체 카드까지 제대로 통하면서 이정효표 공격 축구가 얼마나 매서운지 보여줬다.
‘알바니아 특급' 아사니가 선제골과 쐐기골을 포함해 3골 1도움 맹활약을 펼치며 광주의 승리를 이끌었다. 3-2로 앞선 후반 18분에는 이건희, 최경록, 오후성을 빼고 베카, 가브리엘, 이희균을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요코하마를 더욱 몰아치겠다는 계산이었다.
후반 23분 베카가 아사니의 컷백을 문전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했고 후반 27분 이희균, 29분 가브리엘이 연속골을 터뜨렸다. 이정효 감독의 마법 같은 적절한 기용이었다. 최근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정호연은 2도움으로 힘을 보탰다.
아사니는 후반 47분 베카의 침투패스를 칩슛으로 마무리해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대승의 마무리를 지었다.
광주는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팀 득점 5위(47골)에 올랐다. 스타들이 즐비한 대형 구단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오른 것. 반면 팀 실점은 전북 현대와 가장 적은 35골이었다. 올 시즌에는 팀 득점 8위(37골)에 그치고 있지만 이정효 감독의 공격 축구는 계속되고 있다.
울산 HD에 합계 점수에 뒤져 코리아컵 4강에서 탈락한 광주는 이날 승리로 위안을 얻고 동시에 자신감을 끌어올릴 기회를 얻었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뒤 "광주의 축구가 어떤 축구인지 아시아에 알린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후반 40분) 이후엔 다소 실망스러웠다. 3실점을 한 것 자체가 화가 난다"며 대승에도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기기도 경기력이 실망스러우면 만족하지 않는 이정효 감독의 모습이 광주를 강팀으로 만든 비결이다.
광주는 내달 1일 오후 7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리그 스테이지 2차전을 치른다.
반면, 2023시즌 FA컵(현 코리아컵) 우승팀이자 K리그1 준우승팀인 포항 스틸러스와 우승팀 울산은 첫 판에서 고배를 마셨다.
포항은 17일 상하이 선화와의 방문 경기에서 1-4로 졌다. 상하이 선화는 지난 시즌 중국 FA컵 우승 팀이다. K리그1 챔피언 울산은 일왕배 우승팀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패하며 5년 만의 아시아 왕좌 탈환을 향한 첫발을 헛디뎠다.
울산은 18일 가와사키와의 홈 경기에서 0-1로 졌다. 가와사키는 2023시즌 일왕배 우승팀 자격으로 ACLE에 진출했다. 올 시즌 J1리그에서 14위로 부진하고 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경기 뒤 "내용도 그렇고, 결과도 그렇고… 팬들이 실망하게 한 부분에 대해 감독으로서 송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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