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프로축구 K리그는 2016년 FC서울 우승 이후 줄곧 현대가 두 팀의 독주 체제로 이어졌다.
K리그1 최다 우승팀(9회) 전북 현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무후무한 5연패(連霸)를 달성했다. 최강희~조제 모라이스(포르투갈)~김상식으로 사령탑이 바뀌고, 영구결번 레전드 이동국이 은퇴하는 변수 등을 이겨내고 수년간 정상을 지켰다.
2022년부터는 울산 HD가 패권을 가져왔다. 2021년까지 최다 준우승팀(10회)의 오명을 썼던 울산은 홍명보 감독 2년차부터 확 달라졌다. 전북을 제치고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듬해 포항 스틸러스를 승점 12 차로 따돌리며 독주를 굳혔다. 지난해에는 시즌 중반 홍 감독이 국가대표팀으로 떠나 흔들렸지만, 김판곤 감독 부임 후 3연패에 성공해 왕조 시대를 활짝 열었다.

K리그1 ‘절대 1강’으로 자리 잡았던 울산은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울산은 1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지난달 29일 포항 원정에서 패했던 울산은 리그 2연패이자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에 빠져 고개를 떨궜다.
울산은 최근 3경기 연속 볼점유율 60%를 넘기고도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대전전 또한 볼점유율은 64%-36%로 앞섰으나 결과는 2-3으로 뒤처졌다. 전력의 우위가 점수로 반영되지 않자, 울산팬들은 경기 후 이례적으로 선수단에 야유를 보내며 각성을 촉구했다.
울산은 올해 김판곤 감독 부임 후 첫 풀타임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섰다. 기존 선수단의 노쇠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규 등 베테랑을 내보내고, 20대 초중반의 유망한 자원들을 대거 영입했다.
실제로 대전전 울산의 선발 라인업을 보면 조현우, 고승범을 제외한 전원이 올해 합류한 신입생이다. 그러나 이날 골망을 흔든 박민서, 이희균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기대 이하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김판곤 감독은 "여러 가지 우리가 수정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울산답지 않게 홈에서 팬들께 실망감을 드렸다. 빨리 (분위기를) 반전해서 팬들을 만족시켜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산이 주춤한 틈을 타 시즌 초반 K리그1은 대전, 김천상무, FC서울이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전은 5승 1무 1패(승점 16)로 단독 1위, 김천과 서울은 대전보다 한 경기 덜 치른 가운데 나란히 3승 2무 1패(승점 11)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울산은 3승 1무 3패(승점 10)로 4위. 개막 4연패로 주춤했던 2018년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시즌 3패째를 당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대전은 울산에서 데려온 국가대표 공격수 주민규(7경기 6골 1도움)를 앞세워 구단 역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주민규는 울산전에도 2-2로 팽팽한 후반 18분, 정재희의 헤더 패스를 놓치지 않고 트래핑 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그는 득점 후 세리머니를 자제하며 3시즌 동안 몸담았던 친정팀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지난해 3위를 차지했던 김천도 울산이 원소속팀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동경(6경기 3골 1도움)을 앞세워 왕좌를 노린다. 왼발 킥력과 창의적인 패스가 장점인 이동경은 올 시즌 벌써 세 차례나 MOM(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돼 주민규와 함께 리그 공동 1위에 올랐다. 오는 10월 28일 전역을 앞두고 있어 정규 라운드 33경기는 김천 소속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FC서울은 시즌 전 4연속 우승을 노리는 울산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 팀이다. 김기동 감독 2년차를 맞아 최근 5경기 무패를 내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울과 울산은 5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7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어 K리그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는 울산은 6월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25 클럽 월드컵 참가를 앞두고 최대한 많은 승점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에이스 보야니치(스웨덴)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에서 돌아오고, 신입생들이 김판곤 감독의 전술에 녹아드는 시기가 빨라질수록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주민규는 친정팀의 부진한 출발에 대해 "울산은 K리그1 3년 연속 우승을 이룬 팀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라 패배에 익숙하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고, 버티는 힘이 있어서 걱정은 안 한다. 울산팬분들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전에 (울산에서) 우승했을 때도 순탄하게 간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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