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우규민 투혼, 잠자던 쌍둥이를 깨우다.
상태바
우규민 투혼, 잠자던 쌍둥이를 깨우다.
  • 권대순 기자
  • 승인 2014.04.02 2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회초 부상 투혼, 6회말 대거 6득점 발판…긴급 구원 유원상도 호투

[잠실=스포츠Q 권대순 기자] 우규민(30·LG 트윈스)의 부상이 악재가 아닌 호재로 돌아왔다.

LG 트윈스는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서  8-3으로 역전승 했다. 우규민은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5.2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3회초만 빼면 흠잠을 곳 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우규민은 3회초 김강민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데 이어 2,3루에서 조동화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3실점했다.

그러나 우규민은 더 이상 실점없이 마운드를 지켜냈다. 특히 5회초에는 안타 하나를 허용하긴 했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우규민의 호투는 부상으로 6회초에 끝났다. 1-3으로 지고 있던 6회초 선두타자 루크 스캇의 땅볼 타구에 왼쪽 종아리를 강타당한 우규민은 일단 일어서서 스캇이 아웃되는 것을 바라본 후 그라운드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고통을 호소하던 우규민은 다시 일어나 투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투혼이었다.

몇 번의 연습 투구 후 다음 타자 박정권을 상대했다. 박정권을 1루 땅볼로 아웃시키는 순간 우규민은 다시 한번 쓰러지고 말았다. 1루 방면으로 향하다 다시 종아리에 통증을 느낀 것.

우규민은 어쩔 수 없이 유원상으로 교체됐다.

우규민의 부상 투혼에 자극받은 LG 선수들은 6회말 공격에서 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이병규(9번)의 중전안타와 이병규(7번)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든 후 권용관이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를 만들었다. LG는 대타 정의윤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SK 윤희상이 고의사구로 걸러내며 LG의 작전은 무위로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LG는 손주인을 다시 김용의로 바꾸는 과감한 카드를 선택했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김용의는 좌중간 2타점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이어 박용택이 2타점, 정성훈이 1타점, 이병규(9번)가 1타점을 올리며 단숨에 4점을 추가, 경기는 7-3으로 뒤집어 지면서 승부의 추가 완전히 LG 쪽으로 넘어갔다.

우규민의 부상으로 급히 마운드에 오른 유원상도 호투했다. 6회초 2사후 나주환을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친 뒤 팀이 7-3으로 앞선 7회초에도 박재상과 박진만, 정상호를 모두 유격수 앞 땅볼과 1루수 파울플라이, 2루수 내야 플라이로 잡아냈다. 유원상은 1.1이닝만 던졌지만 우규민을 긴급 구원하며 이날 투수 수훈 선수로 선정됐고 아울러 승리투수 기록까지 안았다.

LG는 선발 우규민의 부상으로 악재를 만난 듯 싶었지만 그가 보여준 투혼이 팀원들에게 전달되면서 역전의 발판이 됐다.

iversoon@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