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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에서 갈린다' GS 이숙자-정지윤, IBK 이효희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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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에서 갈린다' GS 이숙자-정지윤, IBK 이효희 넘을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4.0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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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결정전 5차전 벼랑 끝 승부, 80년생 동갑내기 세터 전쟁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끝까지 갔다. 화성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가 이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우승의 향방은 이제 동갑내기 베테랑 세터 정지윤-이숙자(이상 34·GS칼텍스) 대 이효희(34·IBK기업은행)의 토스 대결로 갈리게 됐다.

GS칼텍스는 지난 2일 평택이충문화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1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3-1(27-25 21-25 25-21 25-20)로 꺾고 2승2패로 균형을 맟추며 승부를 4일 열리는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GS 이선구 감독은 4차전에서 이숙자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IBK기업은행을 혼란에 빠뜨렸다. 정지윤과 이숙자를 번갈아 투입하며 공격루트를 다변화한 것이 제대로 주효했다. IBK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이효희에게 GS 세터 두 명은 도전장을 던졌다.

◆ 돌아온 이숙자, GS를 업그레이드하다 

지면 모든 것이 끝나는 4차전. 위기의 순간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은 이숙자를 호출했다. 이숙자는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현란한 토스웍을 보여주며 IBK 센터진을 혼란에 빠뜨렸다. 중앙 속공을 적절히 섞으며 공격을 다양화시키며 GS칼텍스가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숙자는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린 큰 부상을 입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재활을 이겨내 시즌 후반 팀에 합류했다. 큰 활약은 아니지만 주전 세터 정지윤을 도와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이선구 감독은 3차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숙자는 그동안 호흡을 맞춰보지 않아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음에도 4차전에 이숙자를 찾았다. 그리고 승부처에서 지친 정지윤 대신 이숙자를 투입한 것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숙자는 4차전 후 “감독님이 믿을 수 없다고 하신 말씀이 맞다. 주전 쪽과 손발을 많이 맞춰보지 않았다”고 말하며 “20년간 배구 했어도 챔프전은 긴장되더라. 나 조차도 불안했다. 그냥 한 번 해봐라 하고 공을 올렸는데 잘 돼서 다행이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편하게 마음 먹으니 잘되더라. 4차전을 잡고 분위기를 탄 우리가 IBK보다 우세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역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둔 이숙자는 “5차전에선 후회없도록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우승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 정지윤, 프로 첫 우승 반지 낀다

정지윤은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 GS칼텍스 소속으로 뛰었다. 당시 GS는 전력이 약해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정지윤과 프로 무대 인연은 오래 가지 않았다. 여자부에 FA가 도입되자 이숙자의 영입으로 설 자리를 잃고 실업무대로 밀려나고 말았다.

프로에서 빛을 보지 못한 정지윤은 실업배구 무대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특히 양산시청 배구단에서는 팀을 한국실업배구연맹전 6연패와 전국체육대회 4연패 등 전국대회 11연속 우승으로 이끌며 프로에서 맺힌 한을 풀었다.

지난해 7월 정지윤은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는다. 코보컵 대회를 앞두고 훈련하던 이숙자가 아킬레스건을 다치는 큰 부상을 당한 것.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은 정지윤을 급히 불러들여 세터 공백을 메꿨다. 6년 만에 프로에 돌아온 정지윤은 베띠, 이소영, 한송이의 입맛에 맞는 토스를 올려주며 팀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놨다.

정지윤은 지난달 22일 KGC인삼공사를 꺾고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후 "챔프전 진출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며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IBK를 3-0으로 꺾었다.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 이효희, 이숙자-정지윤 도전 뿌리치고 4번째 우승 반지 도전 

이효희는 이숙자에게 2승1패를 기록중이다. 첫 번째 승부는 2007~2008시즌이었다. 흥국생명 소속이던 이효희는 이숙자의 GS에게 패했다. 이듬해 다시 맞붙어 이효희가 패배를 설욕했다. 지난해 5년 만에 맞붙은 세 번째 대결에서는 이효희가 또 이겼다. 올해는 이숙자-정지윤 조합에게 한층 거센 도전을 받는다.

IBK기업은행이 5차전을 잡게 되면 이효희는 개인 통산 네 번째 우승의 금자탑을 쌓는다. 창단 3년 만에 통합 2연패에 성공하면 세터 최초의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넘볼 수 있게 된다.

이효희의 토스는 외국인 선수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 이효희가 올리는 토스는 박정아-김희진-카리나 3각 편대에 고루 분포된다. 상대팀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화려한 토스워크는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다.

이효희는 챔프전에 대해 "챔프전은 상대를 막는 것보다는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자신감을 보이면서 "반드시 통합 2연패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표현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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