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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팀 첫 우승' 이선구 GS감독, "금연 시작, 술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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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팀 첫 우승' 이선구 GS감독, "금연 시작, 술도 시작"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4.04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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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열세 뒤집어 기뻐, 선수들에게 영광 돌린다"

[화성=스포츠Q 민기홍 기자] "GS칼텍스 응원하신 분들 잘되길 바란다. 금연 시작, 술도 시작."

GS칼텍스를 우승으로 이끈 이선구 감독이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선구 감독은 지난달 17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에 성공하면 금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혈전 끝에 챔피언에 오르자 '담배는 안 피워도 술은 하겠다'는 농담을 건넨 것이다.

또 이 감독은 "화성 IBK기업은행에게 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배당률을 확인해보니 압도적으로 낮더라. GS칼텍스를 선택하고 응원해주신 분들 잘되길 바란다"는 재치도 곁들였다. 우승을 차지한 명장에게서 묻어나온 여유였다.

▲ [화성=스포츠Q 최대성 기자] V리그 여자부 챔피언에 오른 GS칼텍스의 수장 이선구 감독이 5차전 경기중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GS칼텍스는 4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1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3-1(27-25 25-21 22-25 29-27)로 꺾고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들었다. 이선구 감독으로서는 한국 무대 첫 우승 반지다.

2010~2011 시즌 GS칼텍스는 4승20패를 기록하며 5개 팀 중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위기감을 느낀 GS칼텍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대표팀을 이끌며 '중동의 히딩크'로 불린 명장 이선구 감독을 찾았다. 중동 6개 클럽에서 총 14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그에게 패배 의식을 떨쳐달라는 특명을 내렸다.

GS칼텍스는 시즌 중반까지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 감독은 늘 남자 팀을 지도했던 탓에 여자 팀을 처음 맡아 다소 당황했다. 그러나 여자 선수들과 팀의 특성을 파악한 후반기에 접어들자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희망을 봤다.

이듬해인 2012~2013 시즌, GS칼텍스는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서브와 리시브가 약하던 GS칼텍스는 비시즌 맹훈련으로 빠른 배구를 펼치기 시작했다. 항상 하위권에 머물던 GS칼텍스는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에 무릎을 꿇으며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하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이선구 감독은 "여자팀을 맡아 처음으로 우승해서 자부심을 갖는다"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잘해줘 우승했다"고 선수단에게 모든 영광을 돌렸다.

챔피언결정전 승부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 감독은 "정지윤이 속공에 자신감이 없어 4차전 이숙자를 투입해 1세트를 잡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답했다.

이번 시즌 이 감독은 이소영, 배유나, 한송이 등을 멀티플레이어로 키웠다. 이소영은 레프트와 라이트를 오갔고 배유나는 라이트와 센터를 겸했다. 한송이는 시즌 중반 포지션을 변경해 궂은 일을 전담했다. 경기별로 상황에 맞는 선수 구성과 변칙 전술을 통해 상대팀을 교란에 빠뜨렸다. 이선구표 '토털배구'를 구사하며 지난해 준우승 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리고 지난해 당했던 아픔을 같은 팀을 상대로 깨끗이 갚았다.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정규리그 1승5패의 절대 열세를 뒤집고 본인의 통산 15회 우승 반지를 끼웠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정규리그 열세 때문에 객관적으로 안된다는 평가가 있었다. 고참 선수들이 지난해 홈에서 우승컵을 내준 것을 설욕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대견스럽다. 5차전까지 와서 우리가 체력 떨어졌을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평을 뒤집은 것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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