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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아니, 우리선수!' 야구장 팬심 훔쳐간 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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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아니, 우리선수!' 야구장 팬심 훔쳐간 외인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6.13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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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필, 실력과 매너로 빛고을 최고 스타로..구단 프런트 사도스키-외인 새 지평 열어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용병. 봉급을 주고 고용한 병사. 야구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을 일컫는다. 돈이면 무엇이든 하든 뉘앙스가 물씬 풍기는 단어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되면서 펠릭스 호세(전 롯데), 타이론 우즈, 다니엘 리오스(이상 전 두산), 클리프 브룸바(전 현대), 제이 데이비스, 카림 가르시아(이상 전 한화) 등 많은 외인 스타가 배출됐다. 이들은 어느덧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 속의 인물이 됐다.

요즘 외인선수 대세들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친절한 팬서비스로 어린 팬들의 환심을 사는 것은 물론이고 은퇴 후에도 한국과 연을 맺고 지도자로 새 야구 인생을 사는 이도 있다. 재미난 행동으로 팬들의 애정을 독차지하기도 한다.

▲ KIA의 브렛 필(오른쪽)은 양현종, 김주찬의 인기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광주 최고의 스타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필의 별명은 ‘갸왕’, 유먼작 메달은 폭발적 인기 

KIA의 브렛 필은 ‘갸왕’, ‘필느님’, ‘필소굿’으로 불린다. KIA는 팀 타율 0.257로 이 부문 9위에 처져 있다. 양현종, 윤석민으로 대표되는 투수력으로 힘겨운 순위 싸움을 해내고 있는데 필이 0.316, 10홈런 48타점으로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실력으로만 영예로운 별명을 얻은 것이 아니다. 야구 커뮤니티에는 훈훈한 필의 소식들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한팔 장애 야구선수 김성민은 KIA 구단의 초청을 받아 시구자로 나섰다가 필로부터 배트를 선물받았다. 어린 딸이 있는 필은 항상 밝은 미소로 아이들을 대한다.

4년째 한국에서 뛰고 있는 한화의 쉐인 유먼은 최근 수훈선수 메달을 사비를 들여 제작해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투타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각각 수여하는 이 메달의 향방이 경기 종료 때마다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큼지막한 원에 ‘남자네 남자!’라는 문구가 새겨진 우스꽝스런 이 메달은 장기 레이스에 지친 동료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유먼이 특별 주문 제작한 것이다. 한화팬들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호투까지 하는 유먼이 예뻐죽겠다며 성원을 보내고 있다.

▲ 유먼이 제작한 수훈선수 메달. 매 경기마다 야수, 투수 각 한명씩은 이 메달을 받는다. [사진=한화 이글스 공식 페이스북 캡처]

◆ 사도스키-카도쿠라 한국행 외인 새 지평 열어

롯데의 해외 스카우트팀에서 재직중인 라이언 사도스키 코치는 부산서 영웅으로 대접받는다. 짐 아두치, 브룩스 레일리, 조쉬 린드블럼으로 구성된 외인 라인업이 10개 구단 최고로 평가받는데 이것이 사도스키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셋은 사도스키 코치가 만든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이었다. 게다가 사도스키는 지난 1월초 3인방을 불러모아 세미나를 개최해 이들에게 간단한 한글 표현, 한국야구 문화에 대한 선행학습을 시켜 빠른 적응을 도왔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롯데 선수였던 사도스키는 현재 삼성 투수코치로 재직 중인 카도쿠라 켄과 함께 어렵사리 한국행을 택한 외인들의 롤모델로 거듭나고 있다. 둘은 한국에서 뛴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인과 토종 선수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빼어난 실력으로 구단의 신임을 받고 있다.

한국야구는 일본프로야구(NPB)와는 달리 외인 장기계약 제도가 없다. 두산과 NC의 팬들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더스틴 니퍼트, 에릭 테임즈를 보며 ‘외국인도 자유계약선수(FA)처럼 다년 계약을 맺게 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외인들을 1,2년 머무르다 가는 나그네로 보는 시선은 이제 사라졌다. 야구팬들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외인들을 ‘우리사람’으로 인식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로 대접하고 있다. 이들을 더 이상 용병이라 불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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