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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문희경, 식스센스 급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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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문희경, 식스센스 급 반전
  • 김주희 기자
  • 승인 2015.06.30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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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주희 기자] "이게 얼마만인가?"

너무 오랜만에 노래를 불렀기에 그것은 그 어떤 무대보다 자못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 한 몸 뜨겁게 해다오. 지푸라기처럼 힘없는 몸을 강렬히 살아있다 느껴지게. 꿈꾸기엔 늦지 않다 위로하게”, 복면가왕 무대에서 그녀는 이렇게 온 몸으로 이야기하는 듯 했다. 다름아닌 배우 문희경이다.

 

‘복면가왕’을 통해 ‘사모님은 쇼핑 중’은 ‘낭만자객’과 함께 1라운드를 치렀다. 이들은 한영애의 ‘누구 없소’를 완벽한 호흡으로 소화해내는 것으로 객석과 시청자의 귀를 즐겁게 했다. 그러나 1라운드의 승자는 한 명. 낭만자객이 2라운드에 진출하며 사모님은 고배를 마셨다. 사모님의 정체는 바로 배우 문희경. 문희경은 1987년 ‘강변가요제’ 대상 수상자로 이날 문희경은 “다시 노래하리라 생각을 못했다”라며 벅찬 소감을 나타냈다. <사진=MBC 방송 캡처>

사실 이 구절은 신현림의 ‘꿈꾸기엔 늦지 않아’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그녀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지 않을까?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격언에는 “시작이 반이다” 혹은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들 말한다. 너무 식상해 가슴에 와닿지 않는 이 조언을 문희경이 몸소 실천해줬다. 무려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는 동안 아껴왔던 꿈을 복면가왕 무대에서 멋지게 펼쳤다.

가수라는 목표로 갖고 인생의 첫 무대에 섰던 문희경, 하지만 곡절 끝에 그동안 가슴 속에만 접어두었던 그 꿈을 얼굴을 가린채 노래하는 복면가왕이라는 무대에서 다시 선보였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청춘의 가장 빛나던 시절 꾸었던 꿈을 정말 실천하고 사는 이가 몇이나 될까.

문희경이 그랬듯 아마 절반 이상에 달하는 이가 그저 ‘꿈을 꿨었지’로 자위하며 청춘 이후의 나날을 보내왔을지 모를 일이다. 그녀를 보노라면 꿈을 이룬다는 것, 결코 쉽지 않지만 절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는 생각이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비록 일회성 무대에 그쳤지만 무대에서 진심을 다해 부르고 문희경 눈가에 맺힌 촉촉한 눈망울은 비로소 꿈을 이루었음을 증명해줬다.

여유있는 무대매너와 걸쭉한 보이스에서 왠지 연륜이 느껴진다 했다. 드라마에서 간혹 듣기는 했지만 다들 그녀의 노래실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 일색이다.

수십년 전, 여드름이 송송 올라온 풋풋했던 그 시절, 화려하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문희경이 이 무대를 통해 다시금 존재감을 빛냈다. 비록 패했지만 복면을 손에 들고 무대를 내려오는 모습에서는 만감이 교차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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