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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사실무근, 사회적 폭포 효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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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사실무근, 사회적 폭포 효과인가?
  • 김주희 기자
  • 승인 2015.07.01 0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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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주희 기자] 루머, 그 겉과 속은?

‘루머’라는 것은 진실성의 여부에 관계없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사실이나 정보를 의미한다. 특히 연예계는 이러한 루머가 판을 치는 세계이기도 하다. 이시영이 하루아침에 곤경에 처한 것도 이런 설(說) 때문이다.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음에도 계속 확대 재생산 중이다. 사실 연예인을 둘러싼 설은 그 종류도 가지가지다. 그 가운데 가장 잔인한 루머는 여자 연예인의 경우 ‘성’과 관련한 설들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이시영 외에도 적지 않은 여배우들이 근거 없는 설에 휩싸인 경험이 있다.

배우 이시영(33)이 30일 오전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본인 관련 루머에 관해 “사실무근”이라며 “루머를 확산하는 모든 주체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배우 이시영의 섹스동영상이 발견돼 검찰이 조사 중이라는 루머가 SNS와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퍼졌다. 이에 대해 소속사 제이와이드 컴퍼니는 “사실이 아닌 (이시영 관련) ‘찌라시’가 SNS상에 무차별 유포·확대 생산되고 있다”며 “매우 유감이며, 빠른 시일 내에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영 등 연예인에 관한 설은 대부분이 웃어넘길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의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게다가 이렇게 확인되지 않은 설들은 입에서 입을 거치는 동안 살이 붙어 마치 사실인양 그럴듯하게 포장된다. 이시영 측이 시중에 난무하고 있는 각종 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요즘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망의 대중적 보급으로 인해 연예인에 관한 설들이 더욱 급속도로 퍼지는 것이 가능해졌다. 연예인 설의 경우 그것이 본인의 과실이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양산된 것이라면 억울함의 정도는 덜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시영과 같이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완전히 사실 무근인데 여배우로서 치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녀를 사랑하는 팬들까지도 분노케 한다.

그렇다면 이시영이 겪고 있는 황당 설은 왜 양산되며 사람들은 그러한 설에 휘둘리게 되는 것일까?

미하엘 셸레는 ‘소문, 나를 파괴하는 정체불명의 괴물’에서 “우리 모두는 소문을 만들어낸 사람인 동시에 소문의 희생양”이라며 루머에 대해 “인간의 기억과 지각능력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인간은 모자란 지식을 추측으로 채우고, 심리적 갈등이나 불안을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주장들로 해소시키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캐스 R. 선스타인은 ‘사회적 폭포 효과’와 ‘집단 극단화’라는 이론으로 설명한다. ‘사회적 폭포 효과’는 어느 정도 이상의 사람들이 그 설을 진실이라고 믿으면 나머지 사람들도 덩달아 그것을 따라 믿어버리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루머 내용의 진실성과 현실성에 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견해를 접어두고 집단과 의식을 같이하여 다른 이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고 싶어 하는 심리이다.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음에도 여전히 이시영을 둘러싸고 이러쿵저러쿵 설들을 주고 받는 것은 이 때문일까?

‘집단 극단화’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집단의 구성원들이 어떤 루머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칠 때 그 과정을 통해서 거짓 루머가 기정사실화 되어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인터넷 상에서 한 가지 루머에 대한 댓글과 댓글을 주고받다보면 다른 사람의 댓글조차도 사실인양 믿게 되어 그 루머가 더욱더 진실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시영과 같은 황당한 설에 휘둘리지 않고 그러한 설에 희생되는 연예인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를 대하는 대중들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 단지 싫다는 이유로, 심심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퍼뜨린 한 줄짜리 설에 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더 이상 근거 없는 루머에 상처받는 이들은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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