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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파문' 무한도전 '잃은게 너무많다'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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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파문' 무한도전 '잃은게 너무많다' 극복할까
  • 박영웅기자
  • 승인 2014.04.24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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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기자] 9년째 대한민국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위기를 맞게 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숙연한 이때 멤버 길(37. 본명 길성준)이 음주운전을 저지르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과연 이 위기를 무한도전이 극복하고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시청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무한도전' 노홍철 박명수 길 [사진=MBC]

23일 경찰에 따르면 길은 이날 오전 12시께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근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500m가량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길은 당시 혈중 알콜 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사실상 만취 상태로 운전했다.

길의 음주운전 적발 소식에 많은 국민은 이전 다른 연예인들이 저지른 음주운전 사고 때보다 더욱 심각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는 길이 현재 국가적 규모의 재난인 세월호 침몰 참사 사고수습 기간에 이런 사고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길과 '무한도전' 측은 "모든 국민이 슬픔과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힘든 시기에 좋지 않은 뉴스를 전해드린 점,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길의 프로그램 하차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무한도전' 측의 빠르고 강한 결단이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의 이 같은 결단에도 앞으로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국민 정서가 민감한 이때 길의 음주 사건이 터지면서 9년 동안 국민과 함께, 국민을 위해 웃겨주던 '무한도전'이라는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됐다.

특히 국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슬픔에 빠진 국민들에게 더한 피로감을 줘버렸다. 비록 신속한 사과와 길의 하차로 빠른 사고수습을 하긴 했지만, 국민들이 어떤 시선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무한도전'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야심 차게 진행하던 대형 프로젝트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현재 방송 중인 '스피드 레이서' 특집과 '2014브라질월드컵' 응원계획의 경우 멤버 길이 깊숙하게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다. 월드컵 응원의 경우 길이 노래를 작곡하는 등 그의 영향력이 매우 높은 프로젝트였다. 게다가 '스피드 레이서' 특집은 운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하지만 길의 음주 파문으로 이 둘 프로젝트는 진행은커녕 미리 찍어놓은 방송분조차 전파를 탈지도 모르는 상황이 돼버렸다. 무한도전의 2014년 반년을 이끌어가려던 두 대형 프로젝트들이 길의 음주 파문으로 뒤죽박죽 엉망이 돼버린 꼴이다.

이런 심각한 상황을 직감한 MBC는 공식 발표를 통해 "최대한 시청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길의 기존 녹화 분을 처리하고 최근 촬영한 특집 방송분은 내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 '무한도전'

앞으로 '무한도전'의 자세는 바뀔 수밖에 없다. '국민을 어떻게 웃기느냐, 어떤 공익성 프로젝트와 참신한 아이디어로 국민에게 다가가느냐'의 고민이 아닌 '어떤 속죄 물을 만들 것이냐, 국민들에게 어떻게 잘 보여야 하느냐'라는 '초짜 예능프로그램'의 길을 다시 걸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9년째 국민에게 과분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은 '무한도전'이 이번 사건을 통해 '오만한 무한도전'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무너질지 다시 처음처럼 머리를 숙이며 살아남는 '무한도전'이 될지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앞으로 국민의 '무한도전'에 대한 시선은 그만큼 날카로워지고 차가워 질 것이 분명하다.

한편 수년 전 '무한도전'은 길이 프로그램에 투입된 후 어설픈 예능감과 태도 논란 등을 일으키며 하차 압박을 받게 되자, 국민들의 여론에 등을 돌리고 길의 자리를 끝까지 지켜줬다. 이런 이유로 당시에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무한도전이 오만해졌다'는 비난이 잇따르기도 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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